우리 장애아동들의 부모들은 가슴에 스펀지를 담고 살고 있답니다. 이런 저런 일들에 너무나 많이 부딪혀서요. 제 경우에 최근의 에피소드를 두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코난은 지금 주간보호센터랑, 물리치료를 경기도 신도시에 위치한 지역복지관에서 받고 있는 6살된 아이랍니다.
우선, 저희 집 아이 같은 경우 내년 12월에는 취학통지서가 나올 예정이예요. 큰 애를 올해 초등학교 입학시키고 보니 요즘 교육과정이 유치원 교육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이 절실해 지더라구요.
하물며 코난은? 정상 아동들과의 부대낌이 거의 없이 자라와서 사회성에 문제가 많지 않나 해서 지난 1년간 놀이방을 보냈었고 그 곳에서 효과도 많이 보았지요.
그러나 놀이방에서 행동이나 언어 여러 면에서 아무래도 어려움이 많고 코난을 위해 별도로 인력이 따라야 하는 여러 문제들 땜에 행사에는 당연히 제외되었고 저도 그 부분에는 더 욕심을 내지 않았습니다.(받아 준 것만 해도 감사하니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정상적인 교육과정에 따라 유치원 교육을 받아도 학교에 가면 뒤처지기 쉬운게 우리 아이들이잖아요?
그래서 지역교육청 홈페이지 민원실에 들어가서 유치원 교육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라고 글을 올렸죠. 5일쯤 지나 멜로 답신이 오더라구요. 특수교육 무슨 신청? 판정? 인가를 받고 가까운 병설유치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을거라구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해 봤죠. 담당하시는 장학사님 말씀이 민간에서는 받기를 꺼려하고 병설유치원에서 교육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곳 정원이 35명이고 우리 장애아들을 위한 별도 예산이 책정이 되어 있지 않아 너무 힘들지 않나... 하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러니까 법적으로는 장애아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있고, 또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너무나 많은 혜택이 돌아오기는 한데 실질적으로 보면 이건 껍데기 뿐이더라구요.
그래서 결국은 우리 아이가 들어가기는 힘들지 않나요? 했더니 그렇지 않겠냐고 하시네요. 특수교육을 담당하는 장학사가 말입니다. 결국 제 속만 끓이고 저 혼자의 힘만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더군요.
또 한가지, 코난 낳고 6개월쯤되어 세브란스 재활병동에 입원하여 코난 치료하고 우리 부부 얘기한 게 있었어요. 누가 코난의 치료를 위해서 물리치료도 좋고, 특수교육도 좋으니 한번 기회가 된다면 그쪽 공부를 해보자.
그런데 코난을 키우면서 아! 물리치료만 중요한게 아니구나, 언어치료나 작업치료, 학습면, 기타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이루어져야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던 차에 저희 집 근처에 기독교 계열의 대학교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 그 곳 교육대학원에서 특수교육, 기타 여러 교직과목 전공자를 모집한 적이 있었댔습니다. 작년에는 제가 복직을 하고 정신이 없었고 이제는 조금 앞뒤 돌아볼 여유도 나서 특수교육 전공모집에 지원을 했더랬습니다.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물어 제 아이 얘기,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이 생겨서 장애학생들이 입학을 한다는 것, 이왕이면 그쪽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것 등을 얘기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이 오더라구요. 같이 공부해보자고 하기도 해서 많은 기대를 했었습니다.
요즈음은 교사들도 승진을 하려면 대학원을 두개는 다녀야 하고, 특수교사자격이 있고 우리 아이들 지도를 하면 가산점이 있다는 것 땜에 지원자가 엄청나기는 해요. 그래도 워낙 지원동기가 분명하니까 많은 기대를 했었더랍니다.
그런데.... 지난 17일 합격여부를 묻는 전화에서 불합격이라는군요.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더랬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학교 입학, 그리고 그 마음고생, 물론 헌신적인 선생님들이 더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압니다. 고생도 많이 하시구요.
그러나 합격된 여러 선생님들(초등, 중등 합쳐서 약 20여명)이 진정 아이들을 위해서, 특수교육을 위해서 몸바쳐 뛸 분들일까? 라는 생각에는 전적인 찬성을 할 수가 없네요.(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참고로 제가 교직경력이 휴직 기타 사유로 6년 정도가 늦어 10년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입니다. 제 경력으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죠. 그러니깐 교육경력이 많으신 분들이 많은 경험으로 아이들을 훌륭히 지도하실 수 있다고 대학에서 보기는 했을테지만 너무 속상하네요. 코난을 키우면서 특수교육 전공하려고 마음 먹은게 장난은 아니었는데.. 우리 부부는 너무나 많은 생각 끝에 그렇게 하기로 했었고 이제 그런 기회가 내 앞에 다가왔더랬는데...
역시 우리 부모들은 가슴에 스펀지를 묻고, 수시로 물을 짜내어야지 살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감당을 할 수 없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