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 엄마생신이었답니다.
두 여동생은 금요일부터 친정가서 음식장만하는데 저는 그럴 생각은 꿈도 못 꾸고 ( 왜 남편이 친정일은 무조건 싫어해서) 다만 토요일 일찍 가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뭐하러 일찍 가녜요.
그냥 포기했어요.
그래 저녁때나 가자.
친정집 데려가봤자 창피하기만하고...
다른 친척들도 오는데 남편은 혼자서 방에 쳐박혀 있다가 와요.
그래 밥만 먹고오자.
아니나 다를까 토요일 2시쯤 퇴근을 하더니
미식축구를 신나게 보고는 3시 반쯤되니까 졸립다네요.
그래서 아이데리고 나가서 머리도 자르고 슈퍼도 들리고 왔어요.
5시.
일부러 현관문을 쾅 닫고 들어왔죠.
조금후에 잠에서 깨더니 갈거야 안갈거야 묻는겁니다.
어떻게 한대? 저녁 먹는대?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지네 집에선 생일때 저녁 한끼먹고 헤어지나?
시댁이 시골이기도하지만 생신이면 식구들 모두 모여서 전날 저녁에서 그날 저녁까지 먹고 놀고 하면서 우리집은 저녁만 ??먹고 헤어지나?
미친X.
또 묻더군요.
갈거야 말거야. 말려면 말고. 그러더니 양말을 벗더군요.
나도 화장실가서 화장을 박박 지웠죠.
밥을 하려고 쌀을 꺼냈죠.
하지만
성질 난다고 그나마 안가면 엄마가 얼마나 속상할까 생각하니 안되겠더라구요.
성질은 접고, 남편에게 말했죠.
왜 추석에는 며칠전부터 일찍 가라는 사람이 어쩌면 그럴수가 있냐?
올해는 아예 금요일날 가라면 목요일날 갔거든요.
어짜피 하루더 고생하는건데 니 밥은 니가 차려먹으며 고생좀 해봐라는 심정으로요.
그 얘기도 했죠. 내가 시댁에 알아서 충성을 때리면 너도 변하는게 있어야 할것아니냐. 내가 그러면 더 병신으로 알고 니 맘대로 하면 내가 평생 시댁일을 기뻐서 할수 있겠냐?
성질 더러운 남편이 참고 있더군요.
토요일에 어짜피 티비보고 잘것을 왜 나먼저 가라고 하지 그랬냐.
4살짜리 아들이 옆에 있다가 싸우지 말라더군요.
그래서 그만두고 옷을 입었죠.
빨리 옷입으라니까 간댔다 안간댔다한다고 궁시렁거리는것 있죠.
그래도 참고 친정에 다녀 왔습니다.
솔직히 나도 우리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됩니까?
시동생 같이 살게 되었지.
시누이 아파서 애기도 봐줘야지.
시댁식구들 무슨일이 그리도 많은지 뻔질나게 드나들지.
그런 치닥거리 해주어야 하는 사람이 난데, 그거 일년에 두번있는 장인장모 생일마다 그 지랄이니 정말 몰라서 그런가 봅니다.
헤어지자 생각도 해봤지만 쉽지 않은 일이고, 언제까지 이런 마음 고생하고 살아야 하는지....
아줌마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편과 관계에서 더 높은 위치에 서시고요.
시댁식구들과도 별 탈없이 잘 지내시길 빌게요.
아울러 저도 넓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조금씩 바꿔나가길 기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