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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외롭다.


BY ju5004 2002-01-03

열시 반쯤 남편이 씻고 무스와 스프레이로 머리를 단정히하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갔다.
그 사이 나랑 아이랑 놀다가 아이는 열 두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빨래를 돌려놓고 마지막으로 헹굴참에 아이가 잠 들때 까지 기다렸는데 3시간 남짓 사이에 계량기가 얼어버렸다.
그 사람은 한 시 쯤에 돌아왔다. 계량기가 얼었다고 얘기하니 나에게 신경 좀 써라 한다.
옛날 같으면 금방 말을 받아쳤겠지만
내 마음이 너무 슬퍼서 그리고 그 사람이 너무 미워서 대답도 안했다.
그의 수족이 되어서 산 지 삼년... 올해 몇번의 이혼위기를 나름대로 잘 견뎌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외롭다.
일자리 없어도, 돈을 못벌어와도 미안한줄 모르는 남편
내가 번 월급으로 살아가면서도 내게 큰 소리 치는 남편
병들어가면서도 그의 수족이 되어 살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당연한 듯이 먼지 하나 없는 집안을 요구하는 남편
집에 생활비가 하나도 없는데도 조카에게 핸드폰을 사주고 새핸드폰으로 바꾼 남편
그런 지지리 못난 남편에게도 끽소리 못하고 마음에 짐짓든 사는 나
이게 사랑인지 정인지는 몰라도
가끔씩은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들다가도
어쨋든 마음 돌리는 나

결혼이라는 것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지만
부모 가족들에게 상처 주고 한 결혼이라
혼자 죽을 듯 마음이 아픈 걸
여기에 풀어놓습니다.

외로울때 위로가 필요해서 결혼을 했는데
결국 외로움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