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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치는데...


BY 기분이상 2002-01-03

5시 퇴근음악이 울리는데, 울 과장도 아닌 옆부서 과장이 출장좀 끊어달란다. 출장시스템도 망가져서 오래 걸리는데... 아가 데릴러 가야하는데...

겨우겨우 마치고, 급한마음에 넘어질까, 버스를 타고 아가를 데릴러 간다. 아가를 봐주기로 한 언니는 아가를 친정엄마한테 맞겨놓는다. 별로 좋은기분 아니다. 그래도 별말 못한다.... 2월까지만 참자... 한다. 3월이면 회사 탁아방에 함께 출근할 수 있으니까

아가가 보자마자 빨리 가자고 한다. 15개월 들어선 딸이 빨리 옷입혀달라고 옷을 눈앞에 들이민다. 몸좀 녹이고, 아니 숨이라도 돌리고...

지저분한 집. 설겆이좀 하려하니 딸 내 몸을 돌려세운다. 같이 놀잔다. 그래. 아가랑 놀자. 그게 남는거다. 논다. 소리지르고, 비행기도 태우며 신나게 논다.

아예 tv는 켜지도 않고, 이불위에 책을놓고 누웠다. 아가가 책보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엄마가 보면 지도 보겠지... 하는 마음에

한참 책보는데 별안간 내 머리를 잡아당긴다. 일어나서 놀잔다. 하하하. 이쁜놈. 근데 엄만 힘들단다. 미안하다...

생각다 못해 아이를 씻기고 재워버린다. 9시도 안되었는데... 아가는 뒤척이다 잠이든다. 그나마 잠투정이 없어 당행이다 싶다.

아가 잠든것을 확인하고 아가빨래를 삶는다. 세탁기를 돌리고, 하던 청소를 마저 하고..

전화가 온다. 주말에만 올라오는 신랑이다. 어디냐니 스키장가는 중이란다. 미안하단다. 빨리 배워서 가르쳐준단다.

그 말이 그렇게 서운할수가 없다. 난 하루하루가 힘들어 지쳐가는데 석달전 부르트기 시작한 입술은 낳지도 않는데, 울 신랑 스키장 간단다.

역시 부부는 무촌인가? 손해보는 기분은 뭘까? 불행하지 않고, 아가랑 있어서 한없이 행복한데.. 왜 이런 기분이 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