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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러고 있어도 되는건지...


BY 외 며느리 2002-01-04

자꾸 마음이 흔들려서 용기내어 처음 글을 올립니다
여기에 시댁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나만 그렇게 산것이 아니구나 하고..
그리고 거기에 딸리는 리플을 보면서 한결같이 소신있게 강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공감도 했습니다

나도 결혼 10 여년을 상식이하의 일들을 겪으면 지냈습니다 그건 다시 생각하기도 싫고 문제는
한 8개월전에 그리 내마음을 아프게 하시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속 시원할것만 같았던 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서 남들은 시아버지 모시기가 더 힘들다고 하지만 난 정말 잘 모시겠다고 다짐하고 일주일에 두번씩가서 청소하고 밑반찬해드리고 그리고 언제든지 모시고 살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큰 시누 늘 자기가 대장이고 자기가 해야 다 옳은 일이고 자기는 일하나도 안하면서 감나와라 대추나와라 하는 성격입니다
그리고 형제중에 제일 못사는관계로 어머님이 많이챙기셨었던것은 백번이해했지만 돈내는거나 일해야될때는 아들이니 우리가해야한다는 식이고 그외는 자기가 맏이니까 다해야 옳다하는 타입입니다
엄청 많이 맘 고생했죠

이번에도 그랬죠 어머님 돌아가시고 들어온 경조사비 큰형님이 다 가지고 가셨지요 집안일을 위해 자기가 관리한다고
그리고 형제들간에 모으는 적금도 다 가지고 계시지요
우리는 아들이라고 병원비 더내고 적금도 더 내라고 하면서..
문제가 터진것은 그런저런 일로 맘이 너무 상해있는터에 집문제로 아버님과 우리가 의논하여 결정한것을 (큰 집에 혼자사시고 또 생활비 나오는곳이 없으므로)딸들이 모여 한번에 뒤집어버린것이지요

우리는 이걸 결정하기까지 귀가 얇고 이기적인 아버님이 거의 20번은 왔가갔다하시는 바람에 엄청 짜증나면서도 아버님 의견존중한다고 꾹 참고 겨우 결정한 사안이고 아버님도 이제 더이상 안바뀐다 아들말만 듣는다 하시더니 딸들말 몇마디에 바뀌시데요

한달에 적은 돈이나마 보내는것도 우리고 제사면 생신이며 때마다 챙기는것도 그때마다 또 돈내놔야하는것도 우리이고 아버님은 우리가 모시는것이 당연하다고도들 하면서 이런거는 큰시누가 다 결정합니다
난 너무나 화가나고 섭섭해서 여태까지 살아온것들이 다시겹쳐져서 거의 일주일을 앓아 누웠습니다

전에도 수십번 화나는 일때마다 앓아누울정도였어도 확 끊어버리지도 못하고 또 몇일이 지나고 나면 노인네들이 다시불쌍해져서 병신된 기분 다 접고 다시 가곤 했었습니다
물론 참고만 살지는 않았었습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섭섭하던것이 화가나고 나중에는 열받고 그러다가 터지더군요
한번터지고나니 보통아닌 며느리되버리고 그리고서는 자꾸만 독해지긴 하더라구요 그렇게 살기는 싫었는데

그때마다 버려진 노인네들 모시고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내 부모도 안 모시면 안되지 하면서 수십번 마음을 돌리고 했지요
하지만 이번에는 시어머니 안계시니까 외며느리인 저에게 모든것이 돌아오는것이 아니라 나는 여전히 종노릇만 하면되고 큰시누 큰 고모 기타 여러이들이 이제 시어머니를 하시려고 하더군요
남편에게 어머님은 어머님이라 화가났다가도 다시 맘 고쳐먹고 나를 달래가면서 다시 잘하려고 애썼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러는것은 정말 더 이상 못참겠다고 했지요

우리 남편 정말 착하고 성실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효자이고 우유뷰단한 성격때문에 시댁일 있을때마다 완전히 타인이라 화도 많이 났었지만 그래도 늘 미안해하고 조금이라도 자기가 해결하려고 애쓰는 모습보면서 참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편이 화를 내더군요

큰소리 한번 낸적 없는 성격의 사람이 부모에게 아니요 소리도 안해보고 살던 사람이 여태까지 이야기를 시누들에게 다 하더군요 나 없을때
누나들을 집사서 시작했지 나는 돈한푼없이 시작했다에서(결혼도 남편적금 이백타서 했지요)이렇게 아들노릇만 강요하고 아들대접은 안해주니 다 그만이라고 했다네요 내가 그렇게 혼자 당하고 살때는 타인이더만 본인이 한번 직접 접하더니 바로 이렇게 되더군요
그리고 또 놀라기도 했습니다 남편도 생각이 많았었구나..많이 속상했구나..하고

그런데 그리고 나서 지금 완전히 끊어진 상태입니다
어머님 첫 생신은 제사 지내는거라고 해서 다 차리고 그래도 아버님은 오시라고 했더니 안 오시고 (평일이라고)일요일에 딸들하고 본집에서 자기네끼리 간단히 했다네요 참 기가 막히더군요 돌아가신분 제사를 앞당겨한다는것도 그랬지만(그렇게 따지시는 분이)딸들은 그렇다고 치고 아버님이 한시간 거리인 아들이 제사상 차렸는데 안오신다니..
참고로 우리 남편은 아무때에나 어디에 갈수없는 직업의 사랍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사는 저희집에서 지내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리고 추석에 또 연락 드렸는데 안 오셨습니다
아들이 그런말들을 한거 딸들한테 들어서 어색한것도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아들이 전화해서 오시라고 했는데..
내가 너무 화가나서 정말 끝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얼마후에 또 맘이 너무 아파 왜냐하면 남편이 꼭 고아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불쌍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전처럼하기는 정말안될거다 하지만 난 남이고 그래도 자기는 핏줄인데 그렇게 될수 있겠냐고 그러니까 나 몰래 다 연락하고 다 만나도 아니 알아도 그냥 모른척 눈 감고 이해한다고 그대신 나에게만 강요하지 말라고 했더니 나에게 무슨말인지 안다고 고맙다고 했는데
두번이나 아버님이 오시지 않으니 남편도 아예 연락을 안하는듯 싶습니다
난 혹시 그래도 누나들이 중간에 아버님과 잘 해결되도록 (사실은 그들이 원인이니.)남편에게는 연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니 기대를 했었나 봅니다

이제 새해가 되었는데
우리 친정에서는 오빠식구들하고 다 와서는(내가 못갈 상황이라) 그냥 좋은거 오빠랑 사 드시라고 했더니 굳이 식구들 모두와서 이곳에서 맛있는거 사주고 가셨지요
집도 이미 큰형님이 대출을 해가서 팔아봐야 얼마 남지도 안는거 자기네들이 다 알아서 하라고 그리고 아버님도 그돈이면 돌아가실때까지 얼마든지 사신다고 나보고 다 포기하고 지금이라도 편히 살라고 엄마가 작은집이나마 덜컥 사 주시데요 기 죽지 말라고

그런데 이럴때마다 나는 좋기도 하지만 남편이 너무 불쌍하네요
조심스럽게 연락 안해 했더니 고개만 젓고 내가 이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문제만 아니면 정말 싸울일도 없이 행복한 집이니까요

그런데 난 자꾸 마음이 흔들립니다 주위에서는 절대 흔들리지 말라고 엄마도 다시는 니무덤 파지말라고 신신당부하시고 남편도 말 꺼내는것조차 싫어하는데 나는 자꾸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모질게 먹으려고 애쓰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결혼후 처음으로 너무 편하게 사는데 말입니다
어찌해야하죠?

시댁 이야기만 하면 아무리 줄여도 길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