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처음부터 날 사랑하지 않았다.결혼 전에도 같이 있어도 언제나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자신에 대한 얘긴 묻기 전엔 전혀하지 않고 물어도 거의 단답식이다.첫사랑에게 그렇게 지순한 사랑을 바친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여겨지지 않는다.(그가 한 얘기가 아니고 그와 친한 친구들이 나에게 얘기해 주었다.그녀는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의 아내가 되어 있었고 여전히 그 친구와 만난다.그 친구는 남편의 친한 친구 모임 멤버 중 하나라서 그들 친구들은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지나가는 얘기로 해주곤 했다.)
난 그를 만나서 지금까지 7년이란 세월동안 그가 날 사랑한다고 느껴본 순간이 한번도 없다.그는 그에게 지극정성인 나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마져도 없었다.
내가 그에게 나 사랑하냐고 물었을 때 그는 첨엔 "응."그렇게만 말했다. 좀 지나서는 "그걸 말로 해야하는거니?" 그렇게 얘기하더니 더 지나서는 "그만 좀 해라." 라고 답했다. 그 이후 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그는 사랑을 모르거나 아니면 가슴인 없는 사람이다.하지만 그건 진실이 아닌거 같다.다만 내가 진실이라고 나 자신에게 채면을 걸 뿐이지.
결혼할 때도 힘들었다.그에게 결혼 얘기를 하기까지도 힘들었지만 나의 친정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나가기에도 힘들었다.
우리 친정집 잘 나가는 집이었다.엄마는 내가 그런 신랑감을 데려오리라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날 별로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은 사람을.
하지만 더 힘든 건 그의 행동이었다.그는 분명 둘 사이의 결혼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반대에 어떠한 노력도 하려하지 않았다.
하면하고 말면마는 그런 식이었다.
나의 눈물 겨운 노력과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다.
하지만 시집살이가 만만치 않았다.
시어머님은 세상에 당신 아들같이 잘난 아들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다.그러면서도 사사건건 간섭하시고 며느리는 아들의 시다바리 내지는 사랑하는 우리 아가(어머님의 아들인 남편)돌보는 보모쯤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시다.
시누이와 남편은 아주 각별한 사이인데 어쩔때 보면 둘이 부부이고 사랑하는 사이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런 시누가 날 자기 오빠 빼앗어간 불여시쯤으로 생각하고 했던 유치한 행동들,시어머니 역시 그걸 두둔하고 어머님 입맛에 맞게 충실한 보모 노릇을 못하는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더 나를 비참하게 하는 건 남의 일인냥 강건너 불구경하는 남편.그러다 내가 불만을 얘기하면 자기 부모형제를 두둔하며 나를 마구 비난하는 남편이다.
나 살면서 제일 많이 들은 칭찬이 착하다는 거였다.내 주변을 볼때 내가 며느리로써 아내로써 또 아기 엄마로써의 역할을 더구나 내 진로를 포기하면서까지 그러는 사람 많이 보지 못했다.그런데 언제나 비난,잘 해봤자 비난 모면 하는걸로 만족해야했다.
언젠가부터 "그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걸꺼야.나는 행복한걸꺼야."이렇게 생각하고 잊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어떤 계기가 생길 때마다 자꾸 죽고 싶어지고 절망만이 가득하다.
남편이 너무 밉다.
그렇지만 정말 죽어도 사랑할 수 없는 나를 사랑해달라고 그에게 하는건 무리지 않을까?
혼란스럽다.
결혼후 4년만에 거의 만들다시피한 자식도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