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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인지....우울하다....


BY 서글픈 인생 2002-01-16

기분이 가라앉는다.... 날씨 때문인 건지......모르겠다.
남편이 실직한지도 벌써 13개월이다. 나, 결혼한지 겨우 14개월......
힘들다.... 남편한테, 시집식구들한테, 친정에 힘든 내색 안하고 혼자 삭이는 게 너무 힘들다.
남편 백수인 거 아는 건 남편이랑 나뿐이다. 세상에 아무도 모른다. 답답할 때 말상대 할 곳이 단 하나도 없다. 친구들한테도.....
진작에 말 안한게 후회된다. 이제와서 하소연하기에는 내가 너무 바보같다. 남편이 딴사람들한테 기죽는게 싫어서...곧 취직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나 혼자 알고 넘어가야지 했던 생각이 이제와서는 나를 힘들게 한다.
다들 맞벌이하니깐 여유있게 살겠지 하는 말을 할 때 목구멍까지 울컥 한다.

지난 시모 생신날....
용돈드릴 형편도 안되고 형님네도 그냥 생일상 차리는 걸로 대신한다고 해서 나도 음식장만만 했는데...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 죄송해서 퇴근길에 꽃바구니 하나 사갔다. 아는 집에서 아주 싸게 만오천원 주고 3,4만원 정도 보이는 걸로 샀다. 형님하고 둘이서 선물하는 걸로 할려고.....
그런데 생일 한참 지난 후, 며칠 전 시모 하는 말..... 젊었을 때 부지런히 모아야지, 그런데 돈 쓰지 말란다. 그러려면 용돈이나 내놓으란다.
내가 꼭 내 할도리 안하고 과소비나 하고 다니는 사람처럼 말한다. 그냥 웃으면서 '예'하고 말았지만 너무 답답하다.

나...... 절대 낭비하는 사람 아니다. 대학다닐 때는 통 큰 선배로 통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남편이 나보고 궁상맞다고 할 정도로 산다. 그런데 시집식구들은 모두 젊어서 부지런히 모으라고 한다. 늙어서 고생한다고. 그런데 나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다. 낭비는 내 체질적으로 맞지도 않지만 나는 어느 정도 사람사는 정도(?)는 즐기면서 살고 싶다. 그러면서 알뜰살뜰 저축하면서 살고 싶다. 1, 2만원 쓴다고 인생이 그리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비도 없는 마당에 시누들은 올해는 임신하라고 그런다. 누구는 이쁜 아기 낳아서 신랑이 벌어주는 돈으로 애 키우면서 살고 싶지 않은 줄 아나? 나도 임신해서 축하받고 주위에서 걱정해주고 그런 대접 받아보고 싶다.... 남의 속도 모르고.....

나는 정말 등신이다.
왜 남편한테 빨리 취직하라고 재촉 못하는지..... 시집식구들한테 힘들다고 말 못하는지.....

날씨도 꿀꿀한데..... 이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써놓고도 뭔말인지 정리가 안되네요...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