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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나는...


BY 고쟁이 2002-01-23

오늘은 정말 속상해서 이곳에 왔다.
시엄니 일도 아니고 남편일도 아닌 바로 울 아들넘 때문에....

어제 모처럼 만에 저녁을 먹으로 나갔었다.
시엄니도 모시고...
요즘 음식점들 조그만 놀이방은 다 있는걸로 안다.
우리가 간 그곳도 놀이방이 있길래 아들넘 더러 가서 놀라 하고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얼마후 돌아온 아들넘 얼굴이....허거걱~~~
세상에 얼굴이 온통 손톱자국으로 뒤덮여 있는게 아닌가....
이건 완전히 얼굴을 잡아 뜯어논 것같이 벌게져서 온 녀석...
울지도 못하고 놀라 커다랗게 떠진 눈엔 공포가 가득한게 아닌가..
나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우선 놀란 아이부터 진정시켜야 한단 생각에 그냥 꼭 끌어안고
있다가 누가 그랬냐구 하니 "친구가 애기가.." 소리만 한다.
울 아들을 그렇게 만든 녀석을 봤더니 세상에 지 엄마 다리를
붙잡고 웃고 있지 않는가!!!
그 아이 엄마 쳐다보며 미안하단 소리만 하고 있다.
세상에...
적어도 나라면 아들넘 야단이라도 칠텐데...
남 얼굴 이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혼이라도 낼텐데....
적어도 나라면 정말 죄송하다고 약국이라도 뛰어가 연고라도 사다주며
이거라도 발라주라고 할텐데...
적어도 나라면 입장바꿔 생각하며 정말 미안해 할텐데...
현장에 있질 않아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알수 없으니 헌데 같이 놀던
아이들이 그 아이가 울 아들넘 자동차를 뺏을려고 갑자기 달려들었다고 증언들을 하는데...
그애 엄마 울아이는 그럴리 없다고 믿기지 않는다는 소리만 하고 있고
울 아들넘 아픈것 보다는 누가 자기한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에
더 놀라 거의 경기를 하고 있었다.
남편 약국으로 뛰어가 청심환을 사와 먹이고 음식점 직원이 사온 연고
를 바르고 커다란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하니 엄마 엄마 소리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남 공격할줄도 모르고 방어할줄도 모르는 울 아들넘....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미쳐버릴것 같다.
그렇다고 너도 같이 얼굴 잡아뜯어 놓으라고 가르칠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는 그부모들 한테 난 이런말 밖에 할수 없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고...
내 아이가 이렇게 됐다면 당신들은 가만히 있었겠냐구.
내 아이 귀한줄 알면 그렇게 키우지 말라구...
적어도 아이 야단은 쳐야 되는거 아니냐구...
기죽인다 생각지 말고 기본 예절을 가르치라구..
아니면 기본적으로 손톱이라도 깍아 놓으라구...
전혀 미안해 하지 않는 표정으로 미안하다는 소리 하지 말라구...

잠든 아이 얼굴 보면서 난 날밤을 꼬박 세웠다.
속상해서 잠도 오질 않았다.
맞고 오는거 보다 때리고 오는게 낳다는 엄마 마음....
지금 내 맘이 그렇다.
막상 당하고 보니 나도 울아들넘한테 그렇게 가르칠걸 그랬다는 생각
이 드니....
너무 순둥이라 다른집 엄마들이 다 걱정을 할 정도니...
얼굴의 상처보다 마음에 상처를 더 받은 아이...
운동을 가르켜서 적어도 자기 방어는 할수 있게 해 놔야 될것 같다.
순하고 착한건 이 험한 세상을 살아 가는데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걸
울 아들넘한테 가르치고 싶지 않았는데...
적어도 지금은 좋은것 예쁜것 고운것만 가르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내가 더 충격을 받은것 같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이것도 자주 당하면 만성이 되나????
아닐것 같다.

조금전 피부과에 다녀왔다.
의사선생님 아이 얼굴을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 지며 놀란다.
아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괜찮아 흉터는 안남을 거야...
연고 잘 바르고 손으로 자꾸 만지면 안돼!!! 하니 아들넘 네~~ 한다.
좀 심하긴 하지만 잘 관리하면 흉터는 안남는 단다...
그런데 좀 오래 갈것 같다고...몇개월은 연고를 꾸준히 발라줘야
한다고...
어떤 아이가 이렇게 해놨는지 한번 보고싶단다...연구대상이라구...
조금도 위로가 안된다.

아이 상처가 아물때까지 난 아이 얼굴을 볼때마다 속상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