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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정신이 어떻게 됐을까요?


BY 힘들어 2002-02-02

저희 남편은 국내 대기업의 부장입니다.
사는 건 그저 그렇지만 행동 하나는 언제이고 똑바른
바른생활맨이죠.

평생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지만, 음주 운전은 제가 죽도록
싫어해서 당연히 얼마가 들더라도 대리 운전이고.

여자 문제나 도박이나 기타 다른 문제로 속 상하게 한적은
없습니다.
단지 뻔쩍하게 잘 살지를 못한다는 것 빼고는.......

그런데 어제 밤에 결혼 16년만에 생전 처음 저는 남편이
아닌, 남편을 닮은 다른 남자를 본 것 같은 마음입니다.

"결산 때문에 저녁 먹고 갈께"
하더니 저녁 열시에 모범택시를 타고 왔어요.
그런데 우리 집은 3층인데 3층 문밖에서 계속 기사하고 다투는
거예요.
첨엔 남편이 아닌 줄 알았는데 쓰레기 버리러 나가보니까
핏대 올려 싸우는 사람이 제 남편인거예요.

얘긴즉슨 남편이 술을 마시고 모범택시를 탔는데 오다가 오버?堧?
하느라고 창문을 열고 실례를 해서 차 문쪽이 더럽혀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20,400원 나왔는데 3만원을 줬다네요.
그런데 그 기사가 차를 씻어야 한다고 물 1바케스 달라고 3층까지
따라오니까, 세차비를 준거 아니냐고 그런데 또 집까지 따라와서
사람 망신을 주냐고 싱갱이가 벌어진 거예요.

전 맨 정신으로 그 소리를 들으니까 좀 미안하기도 하고,
또 물 한 바케스 주는게 뭐그리 어렵겠냐 싶어서 알았다고
얼른 물을 가지고 내려갔더니.......

아이구야!!
정말 기가 막혀서.......

남편이 웃통을 벗어서 -런닝만 입고- 그 옷으로 오물을 닦고는
빨리 돈 내노라고...

세차 안해도 되니까 9,600원 빨리 내노라고
이놈저놈 하고 있었어요.

경비 아저씨가 말리고 제가 말리고
근데 이 사람은 더 열을 받아서 그 기사를 발길로 차고
말리는 경비도 차고.......
발길질하는 사람을 그냥 두다가는 폭행사건까지 될것
같아서 죽기살기로 남편을 밀어던졌어요.

정말 죽고 싶을만큼 창피했어요.
주차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싸우니 다들 내다보고
드디어는 경찰차가 오고......

경찰이 와서 말리는데도 도저히 진정이 안돼요.
결국엔 자기가 더 따져야 한다고 경찰들이 못타게 하는데도
경찰차 타고 파출소 가서 .......

그후에도 장장 세시간동안 파출소와 집을 번갈아가며 왔다갔다
따져댔어요.

집에 와선 또 저보고 난리죠.
"너한테 만정이 다 떨어졌어.
어떻게 나를 두고 남의 편을 들어?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놈 같애?
너하곤 당장 이혼이야."

그보다 더 심한 말도 하고
정말 어젠 지금까지 제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
꼭 뽕이라도 해서 정신착란을 일으킨 사람처럼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밤새 딴방에서 한숨 푹푹 쉬며 새웠어요.
오늘은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서 열적게 식사를 하는데
어젠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오늘 하루 그냥 두자 싶어 아직도 그냥 속만 끓고 있습니다.

우린 어느 프로그램에서 파출소에 취객들이 난동을 피는걸
재미있게 보고 깔깔거리며 저런 사람 잡아 넣어야 한다고
흥분을 했었는데 어젠 제 남편이 그 비슷한 사람이었다니.....

하룻밤새 생각의 폭이 넓어졌어요.
얻어 맞으면서도 아이때문에 산다는 답답한 여자의 마음도
이해가 가구요.
가출하는 여자도 이해가 가구요.
남편 때리는 여자도 이해하구요.

저도 마음으로 가출하고, 남편 패고 밤새 개도 만들었다 소도
만들었다 했습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도데체 왜 그랬을까요?

정말 제가 그 사람에게 대들어 같이 싸우지 않고 자기를 도리어
말려서 배신감 때문에 더 화가 나게 한 것일까요?

확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망정이지 다음에 또 이러면
저는 정말 못살것 같아요.

너무나 낯선 남자가 생경해서 같이 자고 싶지도 않아요.
우리 남편 순간적으로 정신이 어떻게 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