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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식구들과 모이면 괜히...


BY 돈 없는 형님 2002-02-15

울 시댁 2남1녀. 울 남편,시누이,시동생.
뭐 특별히 시집살이하는 것도 아니고. 남편이 속썩이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명절이든 어른들 생신이든 모이면 괜히 기분이 처지고 며칠전 부터 머리가 아파온답니다.
그래도 여태는 그럭저럭 지내고 오면 모든 증상이 언제그랬냐는듯 낫았는데 이번 명절 후유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네요.

울 신랑은 IMF 어렵게 넘기며 버티는 그저그런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보너스는 구경도 못한지 3년도 넘었고 월급도 어떨때는 밀려서 겨우겨우 받고 있답니다.
울 시동생은 대기업 다니다 개인사업가에게 스카웃돼서 그사람이 집도 사주고 월급도 우리의 3배정도를 받지요.
거기까지는 저도 무척 기쁜일인데 우리와는 씀씀이가 다르니까 명절이라고 시댁에 들고오는 선물도 차이가 있고 입고오는 옷도 어른,아이 모두 저희와는 눈으로도 차이를 알 정도랍니다.

근데 울 시어머니 자식을 생각하는것이 돈과 비례해지는 것 같아 맘이 편치 않습니다.
저는 백화점가도 구경도 안하고 지나가는 3만원짜리 팬티3장 작은 며느리가 사왔다고 저와 딸에게 자랑하시는데 당신은 좋아라 하셔도 저는 좋지가 않았어요.
울 남편에게 그예기를 하니까 나중에 30만원짜리 팬티사드리면 되지않냐고 합니다.
내 길가다 동냥하는 사람에게 주는게 낫지 무슨 30만원짜리 팬티를 사드리냐고 했습니다.

일하려고 입고간 발목에 고무줄 들어간 제 바지 보고는 완전 몸빼바지라고 하시며 "이젠 큰애는 아줌마가 다됐다"며 제가 일할때는 그저 누워서 보시던 분이 작은 며느리와서 일하니까 옷 버린다며 다른 일하랍니다.
그럼 그일은 몸빼같은 바지입고온 큰며느리보고 하란 말입니까?

만약 동서네가 저보다 손위였다면 이렇게 맘이 무겁지 않았을텐데 은연중에 동생네 보다는 더 많은 것을 해야한다는 의무감이 자리잡고 있었나봐요.
우리는 명절이라고 시어른들 챙기는것도 낑낑거리며 겨우하는데 우리집에것도 챙겨서 하는 동서네가 고맙기는해도 맘이 편치는 않습니다.
우리가 못하니까 동서네가 시어른께도 더 많이 해주면 고맙기는 한데 마음은 무거워지고 금전적인거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시어머니를 보고 있자니 그나마 없던 정도 달아나버립니다.

우리가 가까이 살고 더 오랫동안 봐와서 편하고 시어머니 말씀대로 일도 동서보다 더 잘한다고 해도 동서네 올라온다고 하면 불러서 식사 준비하라고 하시는 게 너무 싫습니다.
동서네는 용돈많이 들고오는 손님이고 저는 몸으로 때우는 그집 하녀랍니까?

동서네가 저희보다 많이 한다고 티내는 것도 아니고 동서네가 그렇게 안했어도 제가 윗동서로 동생 챙기듯이 시어머니가 시키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할수도 있는것 이기도 하지만 그저 제 자격지심에 시댁식구들 얼굴보는것도 싫고 멀리 이사가서 제사때도 안가게 됐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네요.
울 시어머니는 저는 제사때 아침부터가서 준비하는게 당연하고 동서네는 제사가 언젠지도 모르고 있는것도 당연한가봐요.
열흘정도 있으면 또 제사인데 명절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병나게 생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