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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속이 좁은건가요.


BY 다빈 2002-02-15

요즘 전 한동안 잊고, 아니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고 살았던 '이혼'이란 단어를 생각합니다.

처음 결혼할때부터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시작한 결혼생활이라 그런지 쉽게 적응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맘 다잡고 내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고 살자 하면 버텼는데 이젠 제 체력이 다 했는가 봅니다.

결혼한지는 이제 15개월정도 되었고, 결혼생활 15개월동안 말 안하고 각방 쓴 기간이 거의 8,9개월 정도가 될겁니다.

한번 싸우고 나면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본가에 가서 식사를 해결하고 오는 남편, 결혼후 10개월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노는게 두달째입니다.

결혼후 아직까지 한번도 생활비는 줘 본적도 없고, 생활비 왜 안주냐고 하니 너가 버는건 다 머하느냐고... 무슨 생활비가 그렇게 많이 들어가냐고..(한달에 50~60만원) 합니다.

싸우고 화해 하기 전까진(화해도 무조건 내가 먼저 시도해야 하고)
친정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던, 친정아버지가 입원을 하던, 명절이던 관계없이 친정집에 발을 끊어 버립니다.

한번은 친구들을 초대 해 놓고 바로 전날 다툼이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친구들 신랑은 와서 기다리는데 집엘 안들어오고 결국 본가에서 자고 다음날 밤이 되어서야 들어오더군요.

이번 설날에도 전 친정엘 못갔습니다.
설날 오후 2시가 넘어서 친정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얼릉가서 저녁밥 먹고 오자고 하더군요..
전 하루 자고 오자고 고집했고 신랑은 저녁밥만 먹고 바로 온다고 고집하고 서로 고집을 부리니까 결국엔 옷 벗어 던지더니 안간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다음날엔 본가에 가서 본가 식구들이랑 아침식사하러 가서 밤12시가 다 된 시간에 오더군요.

내가 하는 직장생활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니까 하려면 가사일은 제대로 하라고 하며, 집안일엔 손하나 까딱 안하고, 퇴근해서 밥 해먹고 설겆이하고 방 치우고 나면 거의 9시나 10시가 다 됩니다.
좀 쉬려고 TV 앞에 앉으면 커피 안주냐...그럽니다.

편두통때문에 하루 결근하고 쉬는날 약 사다 먹어야 하는데...하니까 약사러 가는길에 자기 담배를 사오라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담배 사러 가는길에 내 약 좀 사다 달라고 하니까 자기가 약까지 사다 받쳐야 하냐고 성질을 냅니다.

그러더니 밤11시가 넘어서 나가더니 자기 담배만 사들고 들어옵니다.

그러곤 다음날 저녁밥 먹고 나서 한약 뎁혀다 달라고 하더군요.(시어머니가 해 주신 한약)
직접 뎁혀다 먹으라고 했더니만 결국 손하나 안대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한약 다 먹었냐고 물어보시니까 얘가 안줘서 하나도 안먹었다고....

결국 이번 명절에 시어니가 하루종일 말끝마다 한약 얘기를 하시더군요..

우리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이번에 맘잡고 일 다시 시작하면 힘들더라도 건들지 말랍니다.
전 성인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건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건들지 말라니요.... 부부사이에 다툴일이 어디 한두가지겠습니까...사소한 문제로도 싸우고 화해하고 하는게 부부사이인데..
사소한 문제로 싸우고 한달동안 각방쓰는 부부를 부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설날 아침에 시아버님이 세배돈을 주셨는데 결혼안한 막내동생하고 넌 얼마 받았냐...하며 받은 세배돈을 세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 보자니 한심하기도 하고...
37이란 나이에 60 이 넘으신 아버님 용돈을 보태드리지는 못할망정...

결혼전 병원이란건 일년에 한번 건강검진 받을때 빼고는 가본적이 거의 없는데 결혼후 한의원에서 한약 두번, 편두통으로 신경외과1번,
감기란건 알아본 적도 없는 제가 감기 몸살로 이틀이나 결근하고 하루는 조퇴하고...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저한테 남는건 병밖에 없을거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너무 참을성이 없는건가요.

남편이 처음보다 변한게 있긴합니다.
ㅆ 받침이 들어가던 욕설을 쉽게하던 사람이 이젠 안하려 애쓰고, 화나면 손에 들고있던 물건 날라가거나 손 올라 거던사람이 그거 안하려고 화날땐 꾹꾹 참는 모습이 보이긴 합니다.
그렇게 참게 만들기까지 제가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제가 너무 지쳐서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요.
우리 부부에게 어떤 희망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