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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터놓고 얘기를 들어줄 분이 필요합니다. 저는 장녀라 뭐가 뭔지.....ㅠ.ㅠ


BY kristeva 2002-02-18

올해 29인 여성인데요
올해 결혼을 할까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냥 있는대로 허심탄회하게
저를 다 드러내놓고 여러분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세요..

우리집은 그냥 보통 정도로 살아요.
부모님 50평짜리 아파트에 사시고
재산은 그냥 그냥...아버지 회사원이셨고
그냥 딱 보통요. 절대 넉넉한 건 아닌...
중간 수준의 일반 가정들이 그렇듯
어머니는 늘 알뜰살뜰 살아야만 하셨죠.

하지만 저는 큰딸이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애지중지 키우셨어요.
공부도 많이 했고, 지금도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이에요.
강의도 하고 있고요.

근데 저에겐 6개월쯤 된 남친이 있는데.....
집에..(아버지께선) 저를 올해는 결혼시키려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그 집에도 인사를 갔어요.
그런데 남친집이 좀 어렵더라구요..그전까진 몰랐어요.
남친도 아직 학생인데
그집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결혼은 남친이 다 벌어서 해야하는데....
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다지 저를 좋아하시는것 같지도 않았어요..

남친은 올 여름쯤 취직하겠지만(석사졸업임)
정말 남친네는 아들 결혼시킬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는것 같았어요.
오히려 남친이 도와줘야 될 입장인거 같았어요..
빚도 조금 있는거 같더군요.

그 얘기를 어머니에게 했어요..
어머니는 너무나 속상해 하시더군요...
그리고 내가
돈때문에 아둥바둥하면서 힘들게,
사는것 못볼거 같다고 그러시더군요.
집 한칸도 마련 못해가지고
완전히 빚부터 져서 결혼생활 시작해서
요즘 세상에 어떻게 사느냐고 하셨어요...
(우리집 쪽은 평균수준의 결혼준비는 되어 있거든요...)

저는 요즘 세상이란 것이.....
어느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지를 잘 모르거든요.
어머니는
작은 아파트 하나 전세정도는 얻어줄수 있어야
하는것 아니겠냐고 하셨어요...
그게 가장 일반적인 것이라고 하셨어요.
그렇다고 우리집이 부자라서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해줄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요...
그리고 어머니가 이때까지
나를 공부시켜서
그런 고생시키는 곳에 보내기 싫다고 하셨어요...

나는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남친은 아주 태평해요.
남친은 오히려 현실을 저보다 더 모르는거 같아요...
결혼하려면 어느정도 준비가 필요한지
아주 감각이 없는거 같아요.

사실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제 공부할것도 있고 한데
그렇게 쪼들리는 곳에 가서
고생하기는 사실 싫거든요..
요즘도....이나이 되도록
데이트할때 드라이브 한번 못해보는
남자친구에게 좀 화가 날 때도 있답니다.
요즘은 20대 초반이라도
특별한 날엔 부모님 차라도 끌고 오잖아요....

근데 결혼해서...그것이 정말 그렇게
힘들겠는가 하는게 감이 잘 안옵니다.

현실은 도대체 얼마나 팍팍한건지....살벌한건지...
어머니는 내가 직접 겪어봐야 안다고 하셨어요.
사실 엄마도 고생모르고 오셨다가
아버지네 집 빚때문에 많이 고생하신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 아버지는....
젊었을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것은
흉될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결혼준비를 그쪽에 맞춰 최소한으로 해서라도
올해 결혼하는것이 어떻겠냐고 하십니다.

어머니는 가난한것은 낭만도 뭐도 아무것도 아니고
내가 만약 그 오빠랑 신혼여행 떠나고 나면
눈물로 밤을 지샐것 같다고 하십니다....

...저는 두분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리고 그 집 어머니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맘에 돌덩이를 놓은듯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이 모든 것을 아무렇지 않게 극복할만큼
내가 그를 사랑하는가 하는 문제를 이제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결혼 선배님들, 또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가장 정확한 현실을 보고
가장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저 좀 도와주십시오....

제가 속물인가요?

...ㅠ.ㅠ

고민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