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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쫓아내 버렸어요!


BY 그리움 2002-02-24

어제는 황금같은 토요일!
그러나 결혼하고 난 후의 나에게 토요일은 황금같지가 않네요.
어제 우리 남편 토요일이니 친구들하고 술한잔 하고 들어온다길래 12시 넘기지 말라고 했더니 그냥 자라고 하데요.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얘기 아닙니까? 좀 화가 나서 당신은 토요일이고 나는 평일이냐 했습니다. 그래도 술 조금만 먹고 빨리 들어오라고 좋게 얘기했습니다.
우리 남편 친구 너무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아마 이런 남편 두신 아짐들은 아실겁니다. 친구만난다 하면 겁부터 납니다. 그래서 집에서 먹으라고도 해봤습니다. 이젠 솔직히 귀찮기도 합니다. 하지만 남편 입장 생각해 잘해줬더니 친구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어제 결혼한 후 처음으로 외박했습니다.


저는 꿈인줄 알았습니다.
새벽6시까지 뜬 눈으로 지새다가 깜빡 졸았는데 꿈에서 남편이 술이 만취가 되어 비틀거리며 침대방으로 가서 자더군요. 저는 현실인줄 알았습니다. 코고는 소리까지 들리더군요.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핸드폰도 꺼져 있고 무지하게 화는 났지만 솔직히 걱정도 되고 나중에는 별의별 상상이 다 되더군요.

오전 8시쯤 시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00 아빠 거기 갔냐 했더니 아버님 깜짝 놀라시며 안 왔다고 하더이다
9시쯤 되니 들어왔더군요. 내 참 어이가 없어서리...

새벽까지 술마시고 훌라치다 왔답니다.

저 한 성질 합니다. 제가 가만 놔뒀겠습니까?
술먹고 훌라칠때 가족생각 안했냐 하니까 설설 기더군요.
무서워서 못 들어왔대나 뭐래나. 우씨! 열받어.

저 말 매몰차게 합니다. 진심은 아닌데...
결혼하고 몇 번 훌라 때문에 다툰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부엌칼 들고 갔습니다. 손목 자르자고. 아님 이혼하자고
저보고 미쳤냐고 하더이다. 그래서 당신 만나 미쳤다고 했습니다.
잘못했다고 싹싹 빌더군요. 그래도 마음이 안풀려 "나 당신한거 똑같이 갚아줄께" 했습니다.
1시간여동안 눈물도 흘리고 남편도 울고(울 남편 무지 눈물 많습니다. 특히 부모님 얘기는 쥐약입니다.) 협박도 해보고 했습니다.

밤새도록 훌라 치고 술 먹었으니 잠은 또 얼마나 오겠습니까?
1시간만 재워달라고 하더군요. 나 한숨도 못잤다고 못 잔다고 했습니다. 눈이 반쯤 감긴채 애원하길래 베란다고 쫓아냈습니다. 그리고 문 잠궜습니다. 지금 베란다에서 코 골로 자고 있습니다. 불쌍한 생각도 안듭니다.
나 남편 하나 믿고 먼 섬으로 시집왔습니다. 다른거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로 속상하게 해서 되겠습니까?
저는 1년에 두번 친정부모님 보고 친구들 만납니다. 여기는 온통 시댁식구들 밖에 없습니다.
이제 9개월된 딸하고 매일 집에 있습니다. 이런 나한테 자긴 뭐 친구들만나 술마시고 훌라를 쳐!
내일 법원가자 했더니 싹싹 빕니다.
그래도 마음이 안 풀립니다.
일어나면 밥이고 뭐고 없습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외박했는데 처음에 잘 잡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선배님들! 남편 술 못먹게 하는 방법 좀 없을까요?
어휴 골치 아파 죽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