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59

나는 여자기이전에 엄마인가...


BY 나는... 2002-02-25

정말 하기 힘든 이야기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많은 질타가 제게 쏟아질 것같은 느낌도 들고...
용기내어 이야기합니다.

저는 결혼 8년차 8살 4살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제 남편은 중산층에서 자란 여동생만 둔 외아들이구요.
다른 집 외아들은 어떨지 몰라도 너무 고생없이 자라다 보니 다른 사람이 힘들어할 때 그 힘듬을 잘 몰라요.
애기아빠 대학 4학년 때 연애를 시작하다보니 공부도 제대로... 그러다가 회사에 들어가보니 지금까지 본인이 누렸던 라이프스타일대로 살 수 없으리라 느꼈는지 결혼한지 1년만에 어학연수를 가겠다고 하더군요. 남편이 하고 싶다는 일 해주고 싶어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보냈습니다. 저는 남아서 일을 하구요.
아이가 태어나고 돌잔치를 했을 때도 아이아빠 없이 혼자 치뤘구요.
물론 시댁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지요.
그런데...
그렇게도 그리던 남편이 돌아왔을 땐...
여자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몇 번 크게 싸우고 살아가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모든 것을 정리하는 것을 약조받고 행복한 가정을 일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이후 그 여자와 연락하던 몇 번의 편지와 전화로 들통이 나고...
그래도... 결국...
우리 아이 때문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럴즈음 둘째아이를 임신했습니다.
어느 순간이나마 행복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한 1년동안은...
그런데...
둘째 아이 백일도 되기전에 외국으로 파견근무 나가더군요.
가지말라고, 이번에 진짜 가면 나 아마도 당신과 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울며불며 매달려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니 1년만 참아달라고 하더라구요.
이번에도 제가 양보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시작한 자영업이 잘 되기 시작했고, 1년이라던 세월이 벌써 3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사이 저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처음으로 남편을 보낼 때는 남편을 위해서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믿음으로 지내왔는데...
두번째로 보낼 때는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나 혼자서도 잘 살수 있고, 아이들 잘 키워낼 수 있다는...

그러던 와중에, 친구처럼 지내던 남자친구와 가까와졌습니다.
외롭고 힘들 때 힘이 되어주고, 그늘이 되어주고, 아플 때 건강까지 챙겨주는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이는 아직 총각이었고, 집안도 좋고, 재력도 있는 그리고, 신사였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평소 의지가 강했던 저라 왜이렇게 빠져드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운명적인 사랑같은 거겠지요.
그래서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고...

너무나도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또 사랑해주는 그이를 보면서, 이런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남편이 있는 외국으로 떠나야 합니다.
이제 자리가 잡혔으니 아이들과 들어오라는 것입니다.
어릴 적 아빠와 떨어져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남편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하고...
정말 내 평생 이 사람과 헤어지면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이에게 결별을 고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내 걱정이 더 많더라구요.
아이들 걱정까지...
그 큰 사랑 앞에서 저는 울고 말았습니다.
내가 엄마가 아니라면...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면...

부부가 살면서 가장 필요한 건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 없는 남편에게로 가는 제 심정 ...
아시겠어요?

앞으로 살면서 다시 만들어가야할까요?

밥을 먹다가도 너무 슬퍼서 목이 메어옵니다.
또 잘 가라고 이야기하면서도 혼자서 울고 있을 그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이의 곁을 떠나는 것이 오히려 나은 것일까요?
그이의 행복을 위해 떠나는 것이 오히려 나은 것일까요?

다 시간이 해결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