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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에 돈 빌려주는 일에 대해


BY 퉁퉁이 2002-02-28

어제 밤에 아마 저희 신랑은 잠을 설쳤을겁니다.

두 형제라도 나이차이 많아서 늘 대면대면하던 아주버님께서 어제 웬일로 저희 신랑을 부르더니 돈 이야기를 하신 모양입니다.

사업하시는 분이고, 계속 안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터라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겠냐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니 저도 저희 신랑도 난감하네요.

저희는 한동안 신랑이 공부를 하느라 결혼하고 3년이 넘도록 저 혼자 벌어서 살았습니다. 그동안 시댁 도움을 전혀 안받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아주버님 도움이 아니라 시부모 도움이었죠.

맞벌이가 된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둘 다 공무원이라 그동안 저축은 조금이고, 결혼생활 동안 늘기만 한 마이너스도 못 갚고 살고 있습니다. 양가 집안 행사부터 시작해서, 한동안은 또 주말부부로 지냈기 때문에 사실상 돈이 모이지도 않더군요.
게다가 시댁에 아이를 맡기는 터라 시댁에 용돈도 드려야 하고, 이래 저래 늘 빵구난 가계부만 노려보고 있는 저희에게, 대출을 이용해서 돈을 좀 돌려달라고 부탁하신 모양입니다.

사업하는 분들에게 돈 몇천 정도는 우습겠지만, 저희같은 월급쟁이들에게는 어디 그런가요? 몇 십만원, 아니 몇 만원가지고도 벌벌 떨게 되는데, 과연 저희가 그 돈을 대출해드린다고 하면 매달 이자나 꼬박꼬박 챙겨주실지, 그리고 그 돈을 언제나 갚아주실지도 알 수 없는 분들입니다.

저희 신랑은 다른 것보다도, 당신들 빚 해결하자고 동생한테 빚 내라고 말하는 형에게 서운한 모양입니다. 당장 앞에서는 딱 잘라 거절을 못하고 생각해 본다고 해놓서는 밤새 혼자 뒤척이는 눈치더군요.

저도 첨에 얘기를 들었을 때는 펄쩍 뛰었지만, 또 생각해보니 둘 뿐인 형제지간에 모른척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네요.

괜히 잘못했다가 부모님들이라도 아시게 되면 집안에 불화만 생길 것 같구요, 그렇다고 저희들끼리 끙끙대는 것도 속상하고.

아무튼 신랑에게 그냥 전적으로 알아서 하라고 맡겼습니다만, 대출을 해드리고 나면 매달 이자 돌아올 때마다 속상할 것 같고, 그렇다고 안된다고 거절하고 나면 또 아주버님이나 형님 얼굴을 어떻게 뵈야 하나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