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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기를 왜 낳으려는 걸까?


BY 걱정이 2002-03-04

안녕하세요. 혼자서 이생각 저생각하다가, 아컴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지금 임신한지 5개월째인데요... 아무것도 않하고 잇어요. 남들은 피아노를 친다, 문화센터에 다닌다, 영어공부를 한다 태교에 힘을 쏟고 있는데, 전 그냥... 있어요.



신랑은 제가 태교에 유별을 떨지 않는 것이 단순히 아이를 뱃속에서부터 괴롭히려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그렇지 않아요. 그냥... 아기가 싫고 짜증스러워요. 갖고 싶어도 못갖는 분껜 죄송하게 들릴 얘기지만... 왠지 싫은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수가 없네요.



저는... 원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거든요. 결혼 정도면... 여자의 인생이 크게 흔들리지 않지만, 아이를 낳으면 나의 삶이란 사라지고 엄마로서의 인생만 남는거 같아서 싫었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일 하면서 열심히 살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살면 되지 않느냐... 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결혼않하고 애만 없었어도 뭘 해도 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렇다면 낳지말고 자기일을 하지 그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사이가 좋은 편이고, 취미도 비슷합니다. 휴일이면 함께 등산도 가고 낚시도 가고, 좋은 곳에 가서 그곳의 맛집도 가고 바닷바람도 쐬고 오고 합니다. 어떤 땐... 만화책을 잔뜩 빌려와서 둘이 빈둥거리며 읽기도 하고...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의 생활을 보며.. 부모님은 자식이 주는 즐거움이 그런것보다 훨씬 크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로선 자식이 무슨 즐거움을 주는지 아직은 모르니 비교할 수가 없죠...



저는... 이상하게.. 인생에 회의가 많았습니다. 산다는게 너무 지겹고 사람이 태어난 의미도 모르겠습니다. 자살하려고 여러번 했었고요. 그런데... 내가 또다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너무 두렵습니다.



저는 저의 엄마에게 "왜 날 낳았어? 엄마 인생도 완벽하게 책임지지 못하면서 나는 왜 낳았어?" 라고 여러번 물었습니다. 저는 제 자식이 자라서 저처럼 제게 물을때 대답할 말을 아직 모릅니다.



아이가 있으면 기쁨도 있고 즐거움도 있고 그렇겠지만... 내게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아이를 위해 열심히 돈을 벌고 희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에 자꾸 회의가 듭니다.



임신과 출산을 거쳐 잠도 제대로 못자며 아이를 키워야 하고 온갖 정성을 들여야 하며, 다칠까, 병들까, 누군가 유괴할까,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온갖 걱정을 해야 한다니 벌써부터 지치는 느낌입니다.



제가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결국 인간은 이기적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것도 그 아이를 위한것이기 보다는, 공부잘하는 자식을 갖고싶다는 엄마의 이기심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왕 생긴 생명.. 없앨수는 없습니다. 그럴 마음도 없구요. 그러나.. 임신기간 내내 내가 왜 이 아이를 가졌을까, 내가 왜 이 아이를 낳고 키워야 하나 고민하기 보다는... 선배님들의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저와 같은 고민 해보신 분은 않계신가요? 그렇게 고민하셨지만 낳고서 이렇게 키워서 행복하다..는 분 계시면... 부디 제게 뭔가 답을 주세요. 아이를 사랑하고 싶지만... 그저 짜증스럽고 밉기만 한... 저를 나무라지만 마시고... 뭔가 좋은 말씀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