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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때린 아이를 만나고 왔습니다.


BY 작은 천사 2002-03-05

정말이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 아이가..
정말 문제가 없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일년을 너무도 잘 지내줘서 하느님께 감사하고 감사했는데..
많은 생각끝에 그 아이 엄마를 만나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녀석이 혼자 있었습니다.
엄마 어디 가셨니? 헬스 갔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아줌마가 혁이랑 이야기좀 할려고 왔는데..
현관에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녀석의 손을 마주 잡고..
너무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녀석..
혁이 .. 오늘 우리 훈이.. 왜..뺨 때렸니?
우리 훈이가 뭐..혁이한테 잘못한 일이 있었니?
고개를 흔들며.. 수줍게 웃습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혁이 정말.. 많이 착해 졌는데.. 왜.. 훈이 뺨을 때렸을까?
물어 보니.. 그건.. 때린게 아니라 놀자는 뜻이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했는데..
물었더니..
자기 뺨을 양손으로 토닥토닥 거리며(왕복하는 모습)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그녀석의 뺨을 감싸며..
혁아 있지.. 우리 훈이는 머리나.. 그렇게 뺨 때리면..
싫어해..너는 놀자고 뺨을 때렸지만...
훈이는 따끔했었덴다..
도닦는 심정으로 감정을 수그리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머리나 뺨을 그렇게 때리면.. 너랑 안놀고 싶어.. 너 미워.. 이렇게 생각한단다.. 우리 혁이.. 다시는 훈이한테도 그러지 말고.. 다른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하지 말자..오늘.. 훈이 뺨 따금하다고 해서 아줌마 속상해서 울었어..
앞으로 훈이한테 놀자고 말하고 싶으면..손을 잡고 놀자고 해..
그렇게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이 싸우면.. 혁이가 말려야 한다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너무나 대답을 잘 하는 녀석..
혹시나 내가 혼낼까봐.. 주눅이 들어 대답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학원 가지 않는 날.. 윗층으로 올라와서 훈이랑 놀으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뭐가 먹고 싶은 거 있음.. 아줌마한테 말하라고..
채찍보다 당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아이 검도를 합니다.
언젠가는 혁이한테 맞고 울면서 왔길레..
너도 맞는 만큼 때려 줘서 그 아이도 아픈 것을 알게 해주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부님이 운동을 친구 때리는데 사용하면 비겁한 사람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끝내고 싶습니다.
한번 그 아이를 믿어 보야죠..
제가.. 더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유치원때 대하던 그 아이의 모습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너.. 때리면 아줌마도 너 때려 줄거야..
그렇게 이야기 하면.. 우리 엄마한테 아줌마 때려 주라고 하면 되지.. 이랬는데.. 너무 다소곳 했으닌까요.

담임 선생님을 믿어 보야지요.

그 녀석을 꼭 안아주고 돌아서 나오는데..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아줌마랑 약속하자.. 도장도 찍고..
그러면서 나왔습니다.
본성은 나쁜 아이같지 않아요.
단지.. 훈이를 얕본것 같아요.
때리면 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단지 그 이유라는데..
아이라서 그러겠죠. 아이라서.. 9살 쟁이가 뭘 알까마는..
이해는 가지만.. 받아 들이기가 힘드네요.


개운한 맘으로 낼 우리 아이 청소 당번이라는데..
청소를 도우러 갈까 합니다.
오늘의 기분을 깨끗이 지우고..
우리 아이가 그 반에서 내 아이가 해내야 할 몫을 할 수 있도록 청소하는 방법을 알려 줄까 합니다.

어제 은행을 가는 데.. 옆 반 자모가 저러러 그러더군요.
자기는 오늘 청소도와주고 왔는데.. 자기네는 한명도 자모들이 안왓더라.. 가서 좀 도와 줘.. 이랬거든요. 정말.. 낼 기분 좋은 가서 조용히 청소 해주고 올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선생님 앞에서 눈물부터 나와..
선생님.. 휴지 찾으며.. 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습니다.
지금쯤.. 남편도 걱정을 할 것이고.. 선생님도 고민을 하실 것 같은데..

새로 맞은 반에 학부모가 찾아와서 울고 갔으니.. 황당 하겠지요.
아이를 만나보고 나니 저는 조금 전보다 기분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문제에 부딪치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많은 님들.. 감사해요
제가 그릇이 적어서 더 좋은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