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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면 행복할까요. 아줌마 되는게 너무 힘들어요.


BY 허무 2002-03-07

아침에 잠깐 채팅방에서 얘기했는데
다른 이의 위로와 의견을 듣고싶어요.
...
저는 서른둘이구요,그는 서른셋입니다.
스무살때 거의 첫눈에 반하다싶이해서 몇년 짝사랑하다 스물넷부터 연인으로 사귀었고,
지금까지 헤어지니마니 말도 많았고, 실제 일년 반정도 헤어졌다 다시 만나서 지금까지 만나왔어요.
저는 스물한살부터 직장생활을 해서 지금은 무척 지쳐있고,
집안은 형편이 안좋아서 적은 봉급 조금씩 보태다보니,
이나이에도 결혼자금을 모으지 못했어요.
부모님은 돈이 없어 결혼 못시킨지라 제 앞에선 죄인이라 여기세요

올봄.
직장생활에 지치고, 오래 만난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지쳐서 결혼을
하려했어요
직장을 단 몇달이라도 쉴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 생각했거든요.
그의 형편도 별로 좋지 않아서,
집은 회사 사택을 빌려 2년정도 살 수 있고,
그후 전세라도 얻으려면, 결혼 후 같이 벌어야 하는 형편이예요.
그의 집엔 엄마가 이혼한 누이와 같이 사는데, 그의 형이랑 그가 생활비를 보내주고 있고, 그건 결혼해도 마찬가집니다.
...
상견례를 했어요
그의 엄마 말씀이
덩치가 큰 며느리를 얻고 싶었는데, 얘가 너무 작다고 하셨고
우리엄마에게
딸이 서른 둘인걸 듣고 깜짝 놀랐다, 그나이까지 시집도 안 보내고
잠이 오데요? 하더군요.
동생나이를 묻더니 (동생은 스물일곱이거든요)
그 나이랑 결혼하면 좋을텐데... 하더군요
당신 아들은 성격도 좋고 막내라서 시집오면 편하다나요.
그리고 우린 달맞이 궁합이거든요
엄마가 달맞이라도 죽고사는 나쁜 궁합은 아니라고 들었다고 하니까,
고개를 저의시더래요.
그 어머니는 제가 직장생활 하는게 마음에 든다고 하셨데요
저는 직장다니는게 지칩니다.
그리고 그어머니는 연세도 많고(육십칠세정도..) 아기보는 것을 싫어
하셔서 아기는 절대 안본다고 남자친구가 사전에 못박아 얘기했었어요.
그리고 그날 그 어머니 말씀이
남자친구가 선을 봤는데 그쪽에서 결혼하자는 걸 그가 싫다해서 관두었다 하더군요
....
그 날 그의 행동.....
제가 기분 나쁜 걸 처음엔 이해를 못하더군요.
원래 상견례에서 어머니들끼리 서로 싸운다나요.
원래 결혼할 때 이정도의 어려움은 있다나요.
...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는 내게 그랬어요. 엄마가 그 정도도 말 못하냐고, 뭐 마음에 안드는게 있으니까 그러시지...
...
뒤에 내게 사과를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거예요.
일주일이 지나도 전화 한번 없고, 10일 후 꽃과 함께 미안하다는 메세지를 보내왔지만, 여전히 마음이 풀리지 않는거예요
그가 내게 보여준 성의는 그때 그 꽃과 만나자는 전화 한통뿐이었어요. 내가 다음에 만나자고 했고, 상견례한지 한달이 되어도 그 이후 전화 한통 없었어요.
...
헤어지자고 말했어요.
정말 이번은 끝이겠지요.
그는 날 잡지 않았어요.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그가 그날 내게 한말 중 기억에 남는말.
엄마가 살면 얼마나 살아서...
..
효자지요.
저는 압니다.
그 어머니가 내게 기분 상하는 말을 하더라도,
그는 내가 기분나쁠거라는 걸 모를겁니다.
그게 너무 화가 나요.
내게 니 마음 안좋았을거다 이해한다
그렇게 말 못하는 그가,
이렇게 오랜 세월 만나왔어도 한번 잡지도 않는 그가,
너무 밉고 나 자신이 한심합니다.
....
회사는 그만 두려합니다.
며칠 안되었는데도,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힘이 듭니다.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가슴이 깝깝한 순간이 잦습니다.
...
그냥 쉬고 싶어요.
...
세월이 약인 건 아는데.....
.....

제 선택이 옳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