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사는거 같지가 않네요.
오늘도 내 신세가 처량해서 엉엉 울었답니다.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든걸까요.
남편 따라 낯선 이곳에 온지 벌써 3년이 되는군요.
외롭게 3년을 살다보니, 제가 점점 이상해 지는거 같아요.
이젠 사는것마저 두렵고, 밖에 나가는 것도 두렵고 .. 그래서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요.
남편 없인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누가 조금만 나를 따돌리는 이야기를 해도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그 사람을 다시 못만나겠어요.
나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어릴때부터 친구도 많고, 친구들 중심에 서 있었는데... 그리고 친구들과도 각별하게 지내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받고 외롭지 않게 자랐어요.
대학교 다닐 때는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고... 직장생활 할 때는 어릴 때보다는 못해도 직장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재밌게 생활했었는데...
결혼하고부터 이상하게 사람 만나는게 힘들어져요.
주변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나도 모르게 내가 경직되어 있나봐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나하고 이야기할 때는 얼굴표정들이 심각해 져요.
그러면 나도 같이 심각해지고 경직되고....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나 재밌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거든요.
누가 말할 때 끼어들어서 말 빼앗는 사람도 아니고, 잘 듣는 편이고...
살면서 지금처럼 힘든 때가 있었을까...
아줌마들의 대화에 발을 못맞추겠어요.
살림살이 이야기를 하면 할말이 없어요.
물론 살림을 내가 하지만, 무슨 가전제품이 어떻고, 어떤 메이커가 어떻고 하면....난 할 말이 없어요.
난 메이커도 모를 뿐더러, 가전제품도 꼭 필요한거 외에는 없고, 그리고 그것도 가전제품이 제기능만 하면 그걸로 족하지... 좋은거 있다고 사거나 관심을 갖거나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누가누가 어떻고 그래도 할 말이 없어요.
남의 말은 나쁜말이건 좋은 말이건 별로 하지도 않고... 그게 버릇이 되서 .. 게다가 남의말 열심히 하는 사람.. 같이 있기가 부담스럽거든요.
그러니까 함께 있는다해도 가만히 웃고 이야기만 듣고 있으니까 맹물로 보이는지 말빨 센 아줌마들은 사람 곤란하게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그러니까 생각이 한곳으로 자꾸 뭉쳐요.
난 사람 만나는 재주가 없으니... 돈이 많아서 베풀어야 사람이 모일거다... 이런 생각으로.
그런데 우린 가난하거든요.
가난... 그게 얼만큼이 되어야 가난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시집 친정 하나도 믿을거 없고... 두 집안다 가난하고 부모님들 당신들이 벌 궁리를 하셔야 하는 형편이고... 그리고 우린 빽도 없고..
남편, 박봉의 월급쟁이고... 30대 중반인데 이제 겨우 24평 아파트 한채 마련했으니까... 그것도 외곽에 ..
가난한거 맞지요.
시집, 친정에 전화하면.. 돈없어 죽겠다는 소리만 하고...하는 이야기들도 다 비참해서 듣고 있으면 속만 상하고..
아는 사람들과 모이면 그 사람들은 돈 있는 (자칭) 사람들이라 시집에서 얼마 도와주었다, 친정에서 뭐 해 주었다... 땅이 얼마 올랐다.. 이 메이커가 어떻다.. 이런 이야기들만 하니까... 점점더 나는 위축되고..
그런 이야기에 정보제공을 전혀 못해주니까.... 그 사람들도 재미없고, 나도 재미없고...
그러니 사람도 없어지고......
그냥 다 힘들어요.
속상하고, 힘들고....불안하고...
이러다가 정말 미치는건 아닐까, 가슴이 답답하고 잠도 안오고.. 그러다가 한번 자면 17시간, 18시간.. 이렇게 자죠.
특수한 상황이라서 일도 못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어떻게 살아야 할까...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아니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혹시 욕먹을 말이 있더라도 저 욕하지 말아주세요.
사람들의 눈빛에도 상처가 너무 커서 며칠을 힘들어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까... 어떤 비아냥이나 욕에도 쓰러질거 같으니까...
더 상처받기 싫으니까... 그냥 욕하고 싶은 분이 있더라도, 이 사람이 지금 너무 힘들어서 제 힘으로 일어나기가 버겁구나... 이렇게 이해해 주세요.
여기다 하소연한다고 상황이 달라지는것도 아니지만, 어디다가 이야기 할데도 없고, 남편한테 이야기 하는것도 하루이틀이고... 머리는 쪼개는거 같고... 그래서 그냥 쓴거예요.
속이 좀 시원해 질까 해서..
근데, 글이니까 자세하게 다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답답함은 가시지않네요.
나의문제는 뭘까.... 정신과 치료라도 받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