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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요즘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BY 아... 2002-03-16

기운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가족에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남들이 보기엔 평안합니다.
재롱부리는 아이도 귀엽고, 남편도 무척 바쁘긴 하지만 저한테 큰소리 한번 안치고 신경쓰고 잘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살고 싶지 않고... 앞날이 불안하고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인터넷 사이트나 뉴스나... 나오는 이야기는 사람 숨통을 막습니다.
김동성선수가 올림픽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우리나라까지 비아냥 거림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열이 났습니다.
윗분들은 모두 남의집 불구경하듯하고, 여기저기서 빌라니, 뭐니...터집니다.
대통령 한번 되보겠다고 나온 사람들,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누굴 믿을까...

미국에선 우리나라를 우롱하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아랫사람들만 열이 나서 들썩거리지 윗분들은 모두들 침착하기만 합니다.
막연하게... 우리 나라가... 30년 뒤에도 .. 아니 우리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도 주권국가로 남아있을까... 이런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내가 외국에 나가서 나 코리언이다... 이렇게 말하길 부끄럽게 여길 날이 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

갑자기 살맛이 나질 않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부자는 아니지만, 남편 열심히 일하고 저 알뜰하게 살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가족입니다.

또 한가지... 복권.. 55억 당첨되었다는 사람의 이야기...
그 기사 읽은 뒤로 전 살맛이 없어집니다.
이상하게도...

억, 억... 너무나 쉽습니다.
그렇게 쉽게 몇십억을 버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리가 터질때마다 억.. 너무나 쉽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내 남편은 뭔가.. 아둥바둥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나는 뭔가...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모든게 허망하기만 합니다.
남편과 나 아무리 노력한들, 몇십억.. 만져보기나 할까... 어디가서 구경이나 해볼까...

이런 생각이 갑자기 나의 삶을 허망하게 만듭니다.

불매운동 한다고 여기저기서 난립니다.
나야 원래 외제 쓰지 않는 사람이고, 특별하게 불매운동 할 것도 없습니다.
맥도널드 햄버거... 더러운거 알고 원래부터 아이한테 그런거 먹이지도 사먹지도 않았습니다.
콜라도... 이 일 있기 훨씬 전부터 콜라 먹는거 꼭 쓰레기를 입에 부어넣는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안마신지 오랩니다.

불매.. 이런 수모, 이런 억울함 속에서 누구나 참여하고.. 어느나라처럼 콜라가 단한병도 안나가는... 그런 무서운힘 발휘되는게 당연하다고 여겼는데...

성과가 없는건 아니지만, 타격을 줄, 무서움을 보여줄만큼의 성과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네들이 비웃는것처럼 스크린쿼터제 반대하러 나온 연애인들이 모두 외제차 몰고 나왔더라는 비아냥처럼... 보여줘야 할 때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는건 아닌가..

이런 수모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나 코리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좋은게 좋은건 아닌데...
똥은 더러워서 피하지 말고, 그 더러운 똥 남이 안밟게 아예 치워버려야 맞는거 아닌가요.

그냥 세상돌아가는 일들이 답답하고, 그래서 살고 싶지가 않고..
그냥 평범하게 사는 주부에 불과한 내가 왜 이렇게 심난한지...

신문도 읽지 말고, 인터넷도 하지 않으면 살맛이 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하면서...

그냥 요즘 기운이 없고, 매사가 귀찮고, 가슴이 답답하고 의욕이 없네요. 이것도 힘없는 나라의 힘없고,돈없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정신질환의 한 증상이 아닐지... 병원엘 가봐야 할까..요...
정말 심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