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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속상하네요


BY hwr6702 2002-03-20

그냥 속상하네요. 뭔지모를 상실감.... 이런 표현이 맞을까요?
서른 여섯. 친구들은 집을 장만하고, 집을 넓혀가고 굉장히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만 덩그마니 동떨어진 기분.
결혼생활 12년 가진 것 없지만 신랑과 알콩달콩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물질적인 결과들이 나를 흔드네요.
아이들의 교육비 지출조차 어려웠지만 그래도 난 참 행복하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위도 아래도 적절히 보면서 살자
위만 쳐다보면 나자신이 비참할테고 아래만 내려다보면 나자신이 게으르고 태만해지리라 자위하면서 그렇게 살았는데...
서른 여섯이란 나이 때문일까요?
늘 스스로 당당하던 나이기에 이런 의기소침이 더 싫어지네요.
신랑이 너무 태연하고, 나태한 것이 더욱 보기 싫네요.
웃기는 짓이다 자꾸 되내이지만 신랑이 미워지는 건 피해의식인가요?

신랑과 스물 셋에 만나 5년간은 열심히 살았는데 4년간은 백수로(스스로 힘들었겠지만 너무 당당하게) 이제 3년간은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해서 1년은 돈까먹고 1년은 그럭저럭 올해는 한달 수입이 정기적으로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제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바가지 긁는게 자존심 상합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무슨 소리를 듣는다면 많이 속상할 것 같아 신랑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란 믿음이 있느데 그냥 늘어 놓는다면
이도 저도 안될 것 같았습니다.

친구가 저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닌데, 탱탱이 놀면 되는 세상이 아니라고 한 그 일침이 나를 이렇게 흔들어 놓네요.

으싸 으샤....
오늘 학부모총회가 있는 날입니다.
5학년 교실과 3학년 교실을 넘나들려면 힘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앉아서 한숨 쉬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겠지요.
왜 사람들은 제 마음과 다를까요?

사람이 살아가는데 경제적인 것이 참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 같죠.
오늘 다시 한 번 느끼네요.
제가 하는 가게(대여점)도 문을 닫을 사항입니다.
부업이라도 해야 하나?
전세집 한 칸도 제대로 없는 내가 묘한 슬픔으로 오네요.
비교하지 말아야지.
그래도 저는 너무 없는 것 같아 많이 속상하네요.

신랑은 나처럼 심각하지 않습니다.
자기는 운이 없다고 하네요.
노력도 별로고 술은 또 얼마나 자주 마시게요.
그 술값이면 아이 학습지 하나 해 줄 수 있는데
어제 사주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망설이다가 결국 못 샀거든요.
그것이 또 나를 긁네요.
오늘 아침, 노란 개나리가 처음으로 내게 인사했는데도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았어요. 지금은 앙상한 가지로 바람에 떠는 겨울이 내 마음속에 있네요.

그래도 기운내야 하겠지요.
자꾸 스스로 위로하지만(마인드 콘트롤) 잘 안돼서 이렇게 몇자 적네요. 정말 그냥 속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