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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발점에서~


BY 후레쉬 2002-05-15

얼마전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마친후 시댁에 인사를드리러 갔을때 일입니다.
남편앞으로 들어온 추기금을 낸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가기 위해서
장부를 봤습니다.
수입과 지출이 함께번에 적혀있더군요.
지출 내용중에 신부 화장품 대금이 있더군요.
(참고로 결혼 준비를 큰 시누이 내외가 했습니다).
저는 받아보지도 못한 화장품 대금이 어디로 간것일까요?
어머님,아버님은 제가 화장품을 받은것으로 알고 계실텐데.
화장품은 받지 못했지만 한번도 불만을 가져본적이없었어요.
부모님께서 폐물 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해왔었거든요.
그런데 그 지출내역을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함께 장부를 보던 남편에게 화를내자 어머님한테 물어본다고하더군요. 자칫하면 집안이 뒤집어질 수도 있을것같아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히며 그만두라고 남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냥 내가 화장품 받은것으로하면 된다고.
그깟 화장품 받아서 내가 사용해버린것으로 하면 그만인것을 괜히
집안을 시끄럽게 하지 않고 싶어서였죠.
정직한 시부모님 성품을 알기에..
그 다음날의 일입니다.
아버님께서 주례를 서 주셨던 박사님께 선물을 사서 인사를 드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선물살 돈은 아버님께서 시누이에게 이미 전해주셨다는 이야기도들었죠.
오후에 시누이를 만나서 시내로 선물을 사러 갔습니다.
차안에게 기다린다며 남편과 저만 가서 사가지고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기로 했지만 선물값을 주지 않는것입니다.
멋적게 기다리던 남편이 잠시후에 누나 돈은?
이라고 질문하자 니네 돈없냐?라고 반문을 하더군요.
어버지가 누네한테 선물값 줬다고 하던데.. 라고 남편이 이야기하자
그때서야 돈을 건네주더군요.
.......................
큰시누이와 남편과 나이차이가 열살이 넘고 해서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로 보이는것인지(저희 나이는 20대 후반입니다).
큰 시누이는 결혼을 일찍해서 아이가 벌써 고등학생입니다.
...

결혼하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3년 장님3년이라고 했던가요?
이 사실은 남편만은 아니까 내 마음 알꺼니까 그리고 남편은
법없이 살정도로 정직한 사람이니까 잡음내지 않고 삭히기로했습니다.
단지 돈 몇푼때문만에 속상한것은 아닙니다.
뭔가 솔직하지 않은듯같고 뭔가 의심이 가게끔하는 행동때문입니다.
한번 스치고 지나칠 인연도 아니고.
평생을 함께 해야할 사람인데..


결혼전 제 결심은 결혼후에도 변함없이 시누이네 식구들에게 잘해주고 싶었습니다.
가족이니까.

시간이 흐르고나니 지난날의 속상함은 아물어가지만
앞으로 평생을 만나고 지내야 하는 사람들인데 만나기가 꺼려지는 마음이 드는군요.
시누이는 저한테 아랑곳하지 않는데 이러면 저만 스트레스 받은거 알고있는데 쉽게 마음이 비워지지는 않는군요.
마음이 비워지지않는것은 지난일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또 행여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개운하지 않은 우려때문에
이번일은 사실 저에게는 남편에게 표현한거 이상으로 충격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믿어야할 가족이었기에.하지만 마음을 비우기로 한 이상 사과받고 싶지도않고 더이상 이 일에 대해서 거론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단지 평생을 만나야 하는 사람들과 더이상 이런 오해를 안고 살 일만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 바랍니다.
단지 그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