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고민 끝에 여러선배님들의 현명한 의견을 듣고 싶어 글을씁니다.
사실 주위에 여건상 이런거 내놓고 얘기할 분도 마땅하지 않아요.
얘길 안하면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요.
제남편은 오남매중 막내로 매형의 회사에서 근무해요.시부모님은
가게를 같이 하세요.작은 슈퍼죠.저도 막내지만 장녀같단소린
많이들었고(오빠둘) 남편은 결혼전엔 듬직해보이고 남자다웠는데
일년가까이 사귀고 결혼해보니 정말 의지하기 좋아하는 매사에
자신감 없는 남자더라구요.남편은 매형을 싫어하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고시를 포기하고 매형회사에서 근무합니다.
저희는 결혼일년차이구요 남편하고 저는 성격이 많이 달라요.
그게 매력이되서 결혼했는지 몰라요.전 고지식하고 도덕을 중시하고
한번 이거다하면 끝까지 밀고나가고 신중하고
반면 남편은 변덕이 죽끓듯하고 자기가 한말도 잘까먹고
끈기가 부족하고 남의 눈치를 잘살펴요.전 사실 제 주관대로 밀고나가는 형이구요.남들과 상관없이 제 줏대대로 살려고해요.대신 남들의
좋은 모습이나 배울점은 배우려고 합니다.
본격적인 문젠 남편의 직장입니다.결혼전에 약속했어요.절대
결혼하고 고시안한다구요.그의 가장친한 친구가 고시를 몇년째 해오고
있는데 (한번도 가장이면서 직장다닌적이 없어요.대신 시댁이 잘살아
같이 삽니다.경제적 도움받으며) 그게 부럽나봐요.
남편은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대인관계에 상처를 잘 받아요.
요즘 출근길도 어디로 끌려가는 소같은 표정을 하고 저도 위로도 많이 하고 힘내라고 메일도 보내고 갖은 노력 다해봤어요.
그런데 근 한달간 회사그만두고 싶다고 우는소리하네요.
고시를 못하게 하면 숫제 아버님 슈퍼에서 같이 일하겠대요.
그런데 그게 또 언제갈지 몰라요.워낙 끈기가 없고 싫증을 잘내는
타입이라서요.그래서 어제 저도 너무 화나서 언성을 조금 높였어요.
왜 당신은 항상 매형아니면 아버님이냐? 자긴 사년제 나온 어엿한
한집안의 가장으로서 그렇게 죽도록 회사가 싫으면 그만두고
(오죽하면 그만두라고 했을까요?) 매형 아버님한테 의지할 생각말고
혼자 스스로 벼룩시장이나 인터넷을 뒤져서 다른회사를 찾으면
될거아니냐? 제가 제일 답답한건 그가 누군가 가족에게 기대려는
그 나약하고 바보같은 의존심이었어요.
그는 아마도 내가믿는 능력만큼도 자기자신을 믿지못하는것같애요.
한마디로 자신이 다른회사 들어가긴 자신감이 결여된거죠.휴
제가 남편과 비교하면서 틀린성격을 말한건 제성격이 옳다는건
절대 아니고 님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거에요.남편이 보기엔 제가
고지식하고 답답할 수있겠지요.전 지금 아기가 안생겨 병원다니면서
취업준비로 뭘 배우고있어요.병원에도 한달에 대여섯번가고
저도 힘든데 옆에서 저렇게 바다위의 종이배처럼 이리흔들 저리흔들
하니까 제가 너무 힘빠져서요.그래요 끈기없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끈기있게 변화시킬 순없겠죠.진지한 대화가 안통해요.
직장과 시댁문제는 절대 이성적으로 대화가 안돼요.
내가 감정적으로 얘기안하고 진심으로 그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는데 그는 조언이랄지 충고랄지가 자존심상하나봐요.
제가 원하는건 그의 행복입니다.그가 좀더 적극적으로 인생에 있어서
잘된다 앞으로 잘된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면
좋겠어요.엊그제 열심히 마음잡고 회사다닌다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하루안되서 또 그런거에요.내가 그에게 회사에 대한 조언을 하는것도
사실 사회생활은 제가 몇년 선배거든요.
그는 사회생활한지 삼년이 고작이에요.그러니 직장일이 힘든때긴하죠.
제가 그를 택한 계기는 생활력이 강해보여서였어요.사랑두 했구요.
전 그냥 성실하게 자기일 열심히 하는 남자를 원했거든요.
시댁식구들이 워낙 생활력이 강하고 그도 그럴 줄알았더니 그는
돌연변이인가봅니다.드러난 마마보이는 결코 아닌데 속으로 부모님하고 시댁식구들에게 엄청 의존하는 것같습니다.저런 남편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해야할까요? 저도 사실 그에게 기대고싶거든요.
결혼하고나서 어쩜 저렇게 나약한 소년처럼 보이는지 모르겠어요.
겉은아주 멀쩡한 장성한 남잔데.결혼전엔 아빠같고 오빠같이 챙겨주더니 결혼하니까 아주 절 누나나 엄마처럼 대해주길 바라나봐요.
제가 제눈 찔른셈이에요.권위적이고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친정아버지가 싫어서 저는 어쩜 비폭력적이고 조금은 나약한 남편을 택했는지도
모릅니다.제의견을 묵살하지않는 남자를요.
혹시 제남편과 비슷한 남편과 살고계신분들 아님 다른분들이라도
많은 조언바랍니다.저도 남편에게 많이 노력해야하는 아내인거
압니다.그런데 옆에서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것도 조금씩 지치네요.
숫제 매형도 아닌 아버님도 아닌 아무연고도 없는 회사에서
새출발했음 하는게 제소원인데 남편은 절대 안그럴거에요.혼자가
된다는걸 두려워하는거같애요.참고로 이년간 영업직이었는데
반년전부터 개발팀으로 옮겼는데 아무 실적도 없이 개발도 못하니까
매형보기에 자존심이 많이 상하고 자기도 속상하겠지요.
요새 속상해방 분위기가 과격한면도 있던데 무서운악성 리플
사절합니다.제가 마음이 많이 여려서 그런 리플에 더 상처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