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은 남편, 아들
성실한 남편은 시간이 많다.
직업은 있으나 직장은 없는 거라
오후에 남편은 운동을하러 간다.
운동하구 저녁 8시가 다되어야 돌아온다. 저녁을 먹고는 날이 좋으면 세식구가 밤마실을 간다.
동네 한바퀴 돌면서 이얘기 저얘기...
새집을 장만해서 10월이면 이사를 한다.
그래서 먹고 사는데 지장없구 형제들 사이에선 가장 속편한 여편네가
바로 나다.
난 아이 유치원 보내고 운동을 하러간다.
오고가고 운동하고 두시간 삼십분쯤 걸린다.
글구 집에 오면 딴 주부들처럼 그렇게 살지만 별로 신경 쓰는 일이
없어서 좀 심심하다. 거기다 친구가 하나도 없다. 많이 외롭다.
오래된 남편이라 좀 덤덤하구 신선한게 없는건 사실이다.
근데 뭐가 속상하냐구?
맘속에 바람이 들었다.
한남자를 자꾸 생각하는데...
그리 잘난 남자도 아닌데. 거기다 총각인데. 나랑 나이는 같은데.
근데 난 결혼을 했다는게 문제다.
일단 후련하게 몇번 만나보면 아마도 환상이 깨어져서 별것아닌 놈이 될 수도 있을텐데 이건 도무지 만날 수가 없으니 그저 꿈만 꾸고 나날이 그립다. 아는게 없다는게 환상만 만들어 낸다.
그와 개인적으로 나눈 말 한마디도 없다.
그의 실체를 알아가면 지금의 남편에게서 느끼는 그런 덤덤함이
생길텐데. 그럼 생각도 안날텐데....
아 죽겄따.
증말 자꾸 그가 떠오르고 정신나간년처럼 비실비실 웃음이 나온다.
그에게 다가서는건 용기인가 미친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