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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무거워요..


BY 답답 2002-09-30

지금은 한창 이사철이라곤 하지만 집주인들은 월세로만 받으려고 하고 조금마한 방이라도 전세구하긴 정말 넘넘 어려워요.
그러다가 마침 구하기 어렵다는 전세를 얻어서 이번에 이사를 하게되었어요.
금방이라도 주인은 전세금을 돌려줄것처럼 하더니
제가 살았던 집을 다른 사람에게 전세놓고 나가라고 하더군요.
전세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하고 방을 보고 가곤 하는데..
그러다 계약을 하게되었어요.
정말 맘이 무겁네요.
그다지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안들거든요.
첨 신혼살림을 편곳이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집때문에 너무 많이 속을 썩였었거든요.
벽을타고 비가 스며들어 몇번이고 그렇게 방수공사 해달라고 했지만 귓등으로도 안듣다가.. 비가 많이 오던날밤에 결국 자기눈으로 물이 흥건한 방을 보고는 넉달만에 해주더군요.
그러더니 또 이번엔 보일러가 말썽이더군요. 주인에게 첨에 들어갈때 보일러 얘기는 했던차라 고쳐줄줄 알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더군요. 전세사는 사람들이 고쳐쓰라고 하는데 들어와서 가동한지 삼일째부터 고장이 나는데 뭘 우리보고 고쳐살라는지...
부당하다 싶어 싸웠더니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한테 덤빈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시더군요. 젊은게 숭악하다고요.
그후에도 몇번 보일러가 고장이 났지만 그때마다 주인과 싸웠고 그러다 작은거는 그냥 우리가 부담하며 고치며 살았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긴 이게 아니구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집이라 모르는 사람은 맘에 들어 하거든요.
우리가 그랬듯이
지금은 방수공사를 해서 물도 세지도 않고, 다만 보일러가 맘에 걸리고 그전에 물이 스민 흔적때문에 도배를 다시해야하지 싶은데도 지금 들어올 사람들은 그냥 살겠다고 해요.
그사람들도 못보고 지나친거 같아요. 아님 우리 짐때문에 가려서 못봤겠지요.
그걸 알려야하나 말아야하나 정말 고민되네요.
제가 집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되던날 그전에 살던 세입자의 웃는 얼굴과 친절함 때문에 몇날몇일 분통을 터트렸거든요.
그리고 살면서도 문득문득 많이 원망을 했어요.
근데 제가 지금은 그여자를 닮았네요.
들어올 사람도 보일러 때문에 주인과 싸우고 다른집을 구한다고 했는데..그래서 지금의 우리집으로 이사할려고 한다했는데.
그사람들도 내가 그랬듯이 얼마나 나를 원망할까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와요.
벌써 계약금은 받아놓은 상태인데..
어찌해야 할지...
다들 그렇게 속고 속이면서 사는건지 정말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