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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시집살이 벗어나고파~~~~


BY 들꽃향기 2002-10-04

전 시부모랑 같이 사는 막내며느리입니다.같이산지 좀 있음 3년이네요. 3년을 시잡살이란걸 하다보니... 결코 쉬운일이 아니란걸 너무나 절실히 실감하며 살고있습니다. 스트레스또한 말도 못하고 마음의 병이 몸으로도 나타나더군요. 결혼전엔 왠만한 잔병치례를 하지않던제가 시집에 들어와살면서부터 갑자기 잔병치례가 으례 많아지더군요.
너무 자주 아프니까 눈치도 보이고 누구하나 병수발 해줄사람없다는게 참으로 서럽더군요. 어찌보면 짧은 3년이지만 제가 느끼기엔 정말 한 5년은 넘게 산것처럼 길게만 느껴지고 늘 눈을 뜨면 나를 힘들게 하는 일상적인 나의 생활들이 그저 지겹기만 합니다.
밥..빨래... 청소... 식구들 뒤치닥거리... 아이양육... 나에게 주어진 일들은 너무나 많은데 제 몸이 그걸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에겐 이제 큰 짐같은 부담으로만 느껴지고 모든걸 놓아버리고만 싶습니다.아니 좀 홀가분해졌음좋겠습니다.
어젠 정말이지 실로 오랜만에 혼자 나들이를 갔습니다.
정말 3년만에 처음이지요... 남편과아이를 두고 나 혼자만 떠난
세상구경... 너무나 날아갈듯했습니다.
아이..남편.. 시부모.. 집안일..이 모두를 잊고 자유를 만끽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집으로 다시 돌아오기전 그 순간까지는...
집에 들어서는순간 전 다시 힘이 빠지고 한숨이 나더군요.
또다시 나의 일상들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어쩌면 떨쳐버릴수 없는 것이었겠죠...
내손이 가지않은 집안은 정말이지 엉망이었습니다.
집에 여자라곤 시어머님과 저..그리고 딸아이가 전부인데 시어머님은 일나가셔서 늦게 들어오시고 아이는 아직 저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어린나이고... 이 어마한 집안일들을 할사람은 정말저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부담감은 이루 말할수없습니다.
오랜만에 등산을 한탓인지 다리가 많이아파 주저앉고 싶을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뉘이고 잠시나마 피곤을 풀고싶었지만 그건 혼자만의 욕심이었습니다.
전 가방만 내려놓고 옷도 갈아입지않은채 바로 주방으로 들어섰지요.
주방은 정말로 난리가 아니더군요. 저녁밥상은 치우지도 않은채 그대로고 김치를 담그고 계시던 어머님은 여기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하시며 저녁할시간을 넘어 들어온 저에게 조금전에 나도 왔다며 은근히 절 기다리셨는지 저녁에 먹을국이 없느니 반찬이 없느니 하시며 대충 있는걸로 때우셨다면서...저에게 말씀을 하시는데 왜그리 무안해지던지요.일부로그런건지는 모르지만 설겆이통엔 그릇이 잔뜩이고 여기저기 정리대지않은 그릇이며 물건들... 정말이지 머리가 어지럽더군요. 거실엔 쓰레기통에 쓰레기들이 꾸역꾸역 들어차 넘칠것같이 쌓여있고 여러가지 물건들이 사방으로 널부러져 나를 더 지치게 했습니다.욕실엔 밀려두었던 빨래도 없었는데 또다시 빨래들이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전 겨우 옷만갈아입고 저의 일에 충실할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쑤셔오는 아픈다리의 통증을 참으며 정신없이 치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겨우 저의 할일들을 마치고 저의 방으로 들어와 보니 아이의 책이며 장남감들이 또 절기다리고 방은 먼지가 쌓여 지저분하더군요. 정말 쓰러질것같았습니다. 내가 즐겼던 그 하루의 자유만큼 전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습니다.
그 댓가가 어제로만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오늘 아침 너무나 무겁고힘든몸을 일으켜 또다시 전 늘 같은곳으로 직행합니다. 비몽사몽으로 아침을 하지요.남편은 아침이 늦게 차려져서 그랬는지 그냥 가버리고 시부모님과 아침을 먹고 설겆이 및 정리를 끝낸 다음부터 계속 바닥에 앉아 있을 순간도 없이 전 세탁기 돌리고 손빨래꺼리 따로 담아 손수 빨고 삶고 방으로 들어와 시부모님방에어지러진 이불들 개고 널부러진 물건들 정리하고 닦고쓸고 우리방와서 또 정리하고 닦고쓸고... 시아버님 시아주버님 점심차려주고 또 설겆이하고 정리하고 그렇게 한나절 보내고 나니 잠깐 쉴틈의 여유도 주지않고 야속한 시간은 저녁할 시간만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정말 한치도 틀리지않고 내게 주어진 일들...꼬박한지 3년입니다.
저에게 일요일은 쉬는날이 아니라 일하는날이고 공휴일도 노는날이 아니라 일하는날입니다. 너무나도 집안일에 매여 나자신에게는 실로 소홀히 보냈던 그 시간들이 아깝기만 합니다.
저에겐 아무래도 아직은 무리인것같습니다. 저보다 선배이신분들이 보시기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시겠지요?
하지만... 저에겐 시집살이는 그저 부담과 짐일뿐입니다.
나는 없어져가는것같아.. 그저 씁쓸하고 지치기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