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언니가 막 울면서 전화를 했습니다
어제 언니의 큰딸이 시험을 치렀는데 시험을 망쳐서 난리가 나고말았다는 겁니다
워낙에 공부를 잘해오던터라 서울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왠일인지 시험을 망쳐 버렸고 큰형부는 실망을 금치 못하고 아이에게 막 난리를 치셨다네요
사실 부모도 속상하겠지만 당사자인 아이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괴롭겠어요
그런데 형부는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까지 하며 야단을 치셨다니
형부가 야속하고 이기적이란 생각까지 듭니다
저는 친정에서 막내이고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겨우 임신중이구요
위로 오빠나 언니들은 다들 결혼해서 조카가 모두 8명인데요
어쩜 그렇게도 한결같이 공부를 잘하는지
언니들은 모이기만 하면 우리애는 이번에도 전교 1등이네,억울하게 2등이네 하는식의 자랑을 하느라 정신들이 없을 정도입니다
유난스럽게 고액과외나 특별한 학원엘 보내는 것도 아닌데도
지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척척 내주니 부모들의 기쁨은 더욱 컸죠
사실 그동안 저도 그런 조카들이 한없이 자랑스럽고 기특했구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나니 울남편이 슬슬 제동을 걸기 시작하더군요
아무리 돈들여서 애들 공부시키는건 아니라지만
너무 친정 분위기가 공부쪽으로만 흐르는것 같아서 안좋아 보인다나요
공부 1등하는것 보다는 인간미 있고 예의바른 아이로 키우는게 더 중요하지 않냐면서
나중에 우리 아이들은 절대로 공부만 신경쓰는 아이들로 키우지 말라고,언니들처럼 모이기만 하면 애들 공부얘기만 하면 가만히 안두겠다고 엄포를 놓더군요
솔직히 제 맘은 조카들은 다들 잘하는데 우리 애들만 뒤쳐지면 어쩌나 은근히 불안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하도 강경하게 자기의 교육관을 주장하는 바람에 찍소리도 못하고 남편뜻에 따르겠다고 대답하긴 했는데요
앞으로의 일은 장담할수 없는거라 남편도 우리 애들이 막상 학교에 다니면 맘이 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정말 남편말대로 해야겠단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내 자식이더라도 자식을 내맘대로 조종할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구요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 닿아서 만났을 뿐이라고 생각해야지
자식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구요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입었을 우리 큰조카를 어떻게 위로해 줘야할지 모르겠네요
도대체 일류대학이 뭐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