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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우리 아버지였던사람


BY 한심스런 2002-11-14

나에겐 옛날에 아버지가 하나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때 사업을 하면서 돈좀벌어 제법 잘사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그 아버지는 바람피고 돈펑펑 쓰며 게다가 엄마에게는

의처증 증세까지 부리며 어쩌다 들어오는 날은 엄마와 싸우며 때리고

부수고 거기에 내 우는 소리에 밤을 지샌 적이 많았다

내 어릴적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지만 정서적으로는 불안할수 밖에

없는 집안 환경이었다

아버지가 집에 안들어왔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었으니까

결국에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엄마와 아버지는 이혼이라는 걸 했다

그런 아버지를 안보고 산다는게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 뒤에 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사업실패와 때를 같이 한 결별이었고 살던 집이 은행에 넘어가서 엄마

를 비롯한 우리 가족이 길에 나 앉아야 하는 상황이 닥쳤던것이다

그 후로 친척집의 단칸방에서 우리는 너무도 심한 고생을 했다

쌀이 떨어지기도 했고 연탄이 떨어지기도 했고 옷이 없어 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다니기도 했고 학교 등록금을 내지 못해 항상 쩔쩔

매야 했었다

구멍난 스타킹이 챙피해서 남들 몰래 실내화를 갈아 신었던 적도

많았다

당연히 내 성격은 남들과 자연스레 사귈 수없는 아주 내성적인

아이로 변해 갔었다

없이 보이는 것이 싫었지만 누가 봐도 찢어지게 가난하게 보였고

거기에 성격까지 의기소침 그자체였으니까

그렇게 가난을 뼈가 시리게 겪는 동안에도 그 아버지라는 사람은

우리를 철저하게 외면했었고 그 때 이미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고

했다

엄마는 못배운게 한이라며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자식들 대학은

다 보낼 것이라고 했다

그때 주변 사람들 모두 한마디씩 했단다

되는 소리를 하라고 지금 이형편에 무슨 헛소리냐고

그러나 엄마의 억척같음으로 우리들은 기어코 모두 대학을 나왔다

그래서 지금은 나만 빼고 모두 잘 살고 있다

우리 엄마는 정성으로 가르친 자식에게서 생활비를 받아 생활하신다

취미생활도 하면서 즐겁게

그런데 얼마전 희한한 소식을 들었다

그 아버지란 사람이 재혼했던 여자와 이혼을 했단다

자신의 친딸 결혼식에 참석이 아니라 그럴 필요성까지 느끼지 못한

사람이 의붓딸의 결혼식에는 참석뿐아니라 친정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이제는 나이 들어 이혼이란다

그리고는 슬슬 우리 한테 눈길을 돌리고 있는가보다

그쪽 친척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이다

어떻게 이리도 뻔뻔할 수가 있을까

우리가 그 한사람으로 인해서 얼마나 뼈저린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죽어도 용서 못할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성질 독한 사람의 자식인 우리들은 바보같을 정도로

모질지 못한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집 장남은..

오빠가 옛날을 상기하고 다시는 그런 생각을 못하도록 했으면 한다

난 오래전에 아버지란 존재를 내 인생에서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