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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 시어머니


BY 큰며늘 2003-01-28

우리 시어머니는 며늘이가 셋이나 된다
그래서 명절만 되면 일찍 음식을 끝내고
세 며느리 앞세워 동네를 한바퀴 돌고
명절날은 며느리 셋을 빨가벗겨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온 동네에 선을 보이신다
(정말 난 이게 너무 싫다 목욕탕에서 동네 아주머니께
인사 하는거)
게다가 만만한 우리 둘째는 목요탕 바닥에 수건하나 깔고
눕혀놓고 때까지 밀어주셨다
난 구석에 앉아 우리 동서를 불쌍하게 바라보았다
울시어머니 큰소리로 "니는 무슨 때가 이리 많노" ^^;;
남들이 보면 아주 다정한 고부간이다

그리고 본인은 며느리 셋중에 자기맘에
제일 드는 며느리랑 사실거라고 하신다

세 며느리 처음엔 어머니 눈치 본다고 예예하고
말 잘들었다

몇년이 흐른 지금
어머니와 같이 안살기 위해선 어머니 맘에 안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큰며늘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가뭄에 콩나듯 시댁에
가고 뭐든 돈으로 때우고 잘 안나타난다
나타나도 말을 거의 안하고
시어머니를 피해다닌다

둘째며늘 멀리산다는 핑계로(차가 많이 막히니)
명절전날 저녁에야 도착한다
전에는 안그러다가 작년부터 그런다
내가 취직한 이후로
난 우리 동서가 얼마나 어머니께 당했는지 아는관계로
다 이해하고 당연하다 생각된다

세째며늘
우리 막내 도련님은 명절만 되면 숙직내지 당직이다
아직 나이도 어린 우리 막내동서는
역시 둘째보다는 머리가 잘돌아간다

저번 추석에
울 시어머니 혼자 목욕갔다
큰며늘 그날(?)이라서
둘째며늘 아이가 깨면 엄마만 찾아서
세째며늘 도련님이 당직이라서...

우리 시어머니 좀 안되었다
하지만 어쩌시겠는가
뿌리는 대로 거두시는 것을
도대체 며느리들을 인격체로 대우를 안하신다
아들한테 얻어먹고 손주나 키우는 사람인줄 아신다

이제 나도 직장을 다니니 이제
"ㅇㅇ아비 빼빠지게 번돈.."이라는 소리는 안하신다
며늘이도 돈버니 못하신다

명절을 앞두고
고민이 하나있다
이번에는 그날도 아니고 무슨 핑계로
목욕탕 동네신고를 피할수 있을까?

울 신랑이 뭐라하기에 그랬다
자기는 울 아버지랑 형부랑 남동생이랑
목욕탕가서 동네 아저씨 인사다하고
"그집사위 몸좋네"그딴 소리 들으면 좋겠냐고

참고로 울 시어머니는 50대 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