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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가 무섭습니다... -_-


BY 바보같은 형님 2003-01-30

그래... 내가 그럴줄 알았다. 어쩐지... 요 며칠 잘한다 싶더니만... 다른 꿍꿍이 속이 있어서 그런게지... 어휴~~~ 여우같은 동서... 순진한 척, 착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요리조리 빠져나가기는 정말 선수다 선수... >.<

윗 글이 과격했다면 죄송합니다. 너무너무 열받아서 혼자서 삭히려니 도저히 참을수가 없어 아컴에 들어왔습니다...

저의 동서얘기 좀 하겠습니다. 저의 동서 결혼한 지 2년 되었습니다. 결혼초부터 쭈욱 한집에 살고 있습니다. 시부모님 집에서 전 시부모님과 함께 2층에서, 동서내외는 1층에서...

동서 결혼하고 밥상 차린거 손가락으로 꼽습니다. 물론 다른 식구들을 위한 밥상은 한번도 차린 적 없고 자기 남편(시동생) 아침 밥상 신혼 초에 몇번 차리다 말더군요. 아침잠이 워낙 많은 사람이라 평일에는 9시 이후에, 주말에는 12시 이후에 일어납니다. 그러니 밥 할 시간이 있겠습니까???

한 집에 살면서 한 곳에서 하는 김에 더해서 같이 밥먹는 거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시부모님도 함께 사시니 시어머님 당신 아들 아침 굶고 다니는 거 좋아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동서 아침 못차리니 아들 굶을까봐 올라와서 먹거라... 해서 시동생 내외 아예 3끼니를 모두 올라와서 해결합니다.

그런데 식사 때가 되면 알아서 올라와서 다 해놓은 밥과 반찬 같이 차리면서 함께 식사하면 좀 좋습니까? 식탁 다 차려놓고 관절염때문에 고생이신 어머님이 불러야 알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제때 올라오면 다행이구요... 불러서 안 올라오면 기다리다 지쳐서 나머지 식구들 식사합니다. 식사 다 끝내고 상 다 치우면 그때서야 꾸역꾸역 올라와 상 2번 차리게 합니다.
자기 식구 먹는 상인데 동서가 차리게 하면 되지 하시는 분도 계실껍니다. 헌데 저의 시어머니 성격에 당신 자식들 식탁 꼭 당신 손으로 차려 주셔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니 시어머니 상 차리시는데 젊은 며느리가 앉아서 우두커니 있을 수 있습니까? 국이라도 데우고, 밥이라도 퍼야죠... 저랑 시어머니가 그렇게 밥상 차리고 있는데 두 내외 TV보면서 히히덕 대고 있습니다.

열 받더라구요. 2번이나 상을 차리게 하는 것도 그렇고 나이드신 어머님 오르내리며 불러도 올라오지도 않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제가 웃으며 좋게 한마디 했습니다. "동서... 앞으로 식사시간 되면 제때 올라와서 함께 식사하자..."고요.

그랬더니 어떤 일이 벌어진 줄 아십니까? 배 고프다고 올라온 사람이 밥 한수저 뜨다 말고 갑자기 식탁에 수저를 '탁'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자기 밥그릇에 퍼 놓은 밥을 밥통에 도로 붓더이다. 표정 장난 아니게 살벌해 지고, 시어머님이 왜 밥 안먹냐고 하니까 갑자기 배가 안고프다며 TV만 보는 것입니다. 시동생 밥 다 먹고 나서도 밥상 어머님이랑 제가 치웠습니다.
배 안고프다는 사람이 밥상 다 치우고 나니 간식으로 삶아놓은 감자를 무려 7개 이상 먹는 겁니다. 그것도 아주 스트레스 많이 받아 억지로 꾸역꾸역 먹는 그 모습으로요. 참... 좋게 한마디 한 제가 너무 무안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자기 집으로 가기 전까지 제 얼굴 한번도 안 쳐다보고 말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그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인지 그때부터 동서가 무섭게 느껴져서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동서는 식구들 있는데서는 제게 형님형님 하며 잘 하다가 식구가 없으면 제가 말을 걸어도 쳐다도 안보고 대답도 안하고... 여하튼 철저히 저를 무시하는 방법을 쓰더군요.

그러다가 자기 아쉬운 일이 생기면... 며칠 반짝 살랑살랑 댑니다. 이번에도 그러더군요.

결혼 첫 해(작년) 구정을 동서는 친정에서 보냈습니다. 집안에 행사가 있어 부득이 친정에서 지내게 되었지요. 사실 맘만 있으면 구정 전날 밤차를 타고라도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러지 않더군요. 그려려니 했습니다. 물론 구정 차례상, 친척분들 상차림 모두 저의 사촌형님과 제가 다 했구요... 동서는 구정 날 오후에 도련님이랑 돌아오더군요.
집안에 행사가 있으니 그렇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집에서 식구들끼리 새해 인사하고 아침상 같이 차려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아마도 작년 구정의 친정에서 보냈던 것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요 며칠 동서가 제게 굉장히(?) 잘 하더군요. 묻는 말에 대답도 잘하고, 자기가 알아서 설겆이도 하겠다고 하고... 여하튼 평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짠돌이 시동생 내외가 구정이라고 식구들 선물을 하나씩 준비했더군요. 놀랐습니다. 성탄절 제가 준 선물만 낼름 받아챙기고 고맙다는 인사 한번 제대로 못들었는데 갑자기 선물이라니... 별로 큰건 아니었지만 준비한 마음이 예쁘더군요. 고마운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선물의 의미가 정말 웃기더라구요... 자기 친정에 가서 구정 지낼 거니까 남아있는 제게 좀 미안했던가 봅니다. 사실 친정에 간다는 말도 제겐 안했습니다. 어머님께만 살짝 말씀드린것 같더라구요.
명절에 일하는 싫어서 살짝 빠져나갈려니 양심은 있었는지... 제게 선물하나 안기더니 "낼 친정가요. 다녀올께요." 하고 쏙 내려가버렸습니다.

나 참... 황당해서... 저 결혼 7년동안 명절 당일 친정에서 보낸 적 한번도 없습니다. 제가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평일 5시간도 못자고 바깥일을 하는데, 쉬는 명절 전날 아침에 어머님 저 깨워서 얼릉 사촌형님댁에 가서 음식만들게 준비하라고 하시는 분입니다. 한번도 명절을 친정에서 한번 보내거라 하신적 없는 분입니다. 저의 시어머니 참 좋은 분이신데 이런 점은 참 섭섭하더라구요. 그런데 동서는 작년에 이어 어느새 어머님께 암암리에 허락을 받고 출발 전날 제게 수고하시라는 말 한마디 없이 알량한 선물 하나 달랑 안기고 그대로 가버리더군요. 더 황당한 것은... 어머님이 용돈까지 줘서 보내시더라는 겁니다.

제가 동서에게 바라는 것은 별게 아닙니다. 하늘아래 친동서라고는 달랑 둘 뿐이니 서로 배려하고, 말 한마디라도 친형제처럼 살갑게 대하고... 전 그걸 바란겁니다. 저의 생각은 올 구정은 시댁에서 함께 보냈으면 하는 것이었지만, 굳이 친정에 가겠다면 말릴 생각 추호도 없었습니다. 같은 며느리 입장이니 누구보다 동서심정 잘 이해할 사람 또한 저 아니겠습니까? 저도 친정가서 명절 지내고 싶은데 동서라고 그맘 없겠습니까? 제가 윗사람이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동서에게 섭섭한 것은... 말 한마디 없이 있다가 꽁무니 빼듯이 그렇게 가 버리는 것... 평소에는 절 무시(?)하다가 자기 아쉬운 일 있을때마다만 아는 척 하는거... 바로 이런것들 입니다.

작년 말에 제가 너무 무리를 했는 지 허리를 다친 일이 있습니다. 거의 엉금엉금 기어서 병원에 간신히 다녀오고 회사도 못갔습니다. 그런데 병원을 다녀오니 동서가 올라와 있더군요. 제가 다친 거는 식구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는데 제게 괜찮냐? 병원은 잘 다녀왔냐? 말 한마디가 없습니다. 말은 커녕 간신히 현관문 밀고 들어오는 사람 쳐다도 안보고 TV만 보고 있더군요. 참 섭섭했습니다. 제가 침대에 가서 누워 아픔을 참을 수 없기에 좀 끙끙댔습니다. 그런데도 쳐다도 안보더니 TV만 보고 집에 사람이 없는 양 그냥 내려가 버리는 것입니다. 참... 남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도 저렇게 하지는 않을겁니다.

전 동서에게 선물 같은 것은 기대도 안합니다. 그런 선물보다는 "형님... 제가 이번에도 친정에서 보낼거 같아요. 차례준비하시느라 힘드셔서 어째요?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런 말 한마디가 그리운 것입니다.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아님 제 생각만 하는 사람일까요? 동서를 좀더 이해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사람일까요???

참 슬프고 속상합니다. 울고 싶습니다. 시댁에서 저는 돈 벌어오는 기계요, 식구들 잘 챙기는 며느리일 뿐일까요? 이렇게 무시당하며 사는 게 너무너무 힘들고 지칩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분가를 심각하게 생각중입니다. 동서와는 도저히 얼굴 맞대고 살고 싶지가 않네요. 아랫동서가 아니라 상전을 모시는 것 같습니다.

동서는 식구들이나 밖의 친구들에게 제 칭찬을 그렇게 한다네요. 형님같은 사람 없다구... 그런데 저만 대하면 정말 찬바람 쌩쌩입니다. 식구들 있을때와 없을때 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사람의 진심이 무언지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문제가 있는 걸까요? 정말 1년에 몇번만 얼굴 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시동생 내외 분가하라 했더니 들은 척도 안합니다. 분가하면 돈 많이 들고, 집 구하기 장난 아니라고, 이렇게 편한데 왜 나가냐고 합니다.

아... 얘기를 하자니 그동안 당한(?) 서러움이 자꾸자꾸 생각나네요.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전 동서가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