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562

촌지 배달(?) 하는 아줌마


BY 심부름 2003-05-13

난 아직 아이가 취학전이라
촌지에 대해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냥 아들이랑 어제 색종이로 어설프게 카네이션을
만들고 아들이 선생님께 편지 한장 쓰고 스승의 날이
왜 있는지 이야기 해주고 스승의날 준비를 끝냈다

근데 어제 울 동네 아줌마들이
내가 백화전 근처가 직장이라는 이유로
상품권(물론 촌지다)을 좀 사달라고 하였다

우리동네는 촌지부분은 깨끗한 동네(사립초등이고 엄마들의 서로
그런쪽으론 견제가 심한것으로 알기에)라고 알고있던
나는 좀 충격을 먹었다

PTA에서 하는 상품권은 포장을 좀 크게
개인적으로 하는 것은 좀 작게 그런 주문들을 하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내게 그런 심부름까지 부탁하는 것으로 봐서
이 동네도 만만찮은가 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

근데 상품권을 사러 백화점 상품권 코너로 갔더니
평상시에는 그냥 가면 바로 구입가능 합니다(그래서 아줌마들
부탁을 쉽게 받아 들였죠)
오늘은 번호표가 기본이 20명입니다

아줌마들 번호표 들고 쭉 앉아있는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다들 구입하는 금액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저처럼 여러사람 심부름으로 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냥 쭉 보니 기본이 10만원 인것 같았구요
한 케이스에 여러장 넣어서 포장하는 사람은 분명
한사람에게 보내는 것이겠지요

다른일로 상품권을 구입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스승의 날을 이틀 앞두고 분명 백화점 상품권 코너는
아줌마들로 발디딜틈이 없었습니다

이래서 우리나라 교육이 엉망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스승의 날 촌지를 건내는 것보다 그렇지 않는 것이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내년에는 초등맘이 됩니다
돈 몇십만원 아이를 위해 아깝지 않습니다만
아니 사실 그게 맘이 더 편할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화가 납니다
왜 다들 그러고 있는지

어쩌면 내년에 나의 모습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니고 싶습니다
그런 관계로 아이의 선생님을 만나고 싶지 않은것이
모든 엄마들의 솔직한 마음이 아니겠는지요

분명 엄마들이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이 먼저 촌지 달라고 하진 않을 것이고요

그냥 여러가지 복합적인 심정으로 촌지라는 것이
건네지는 것 같은데요

엄마들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진정 내 아이와 우리 교육을 위한 것인지요

이렇게 말씀 드리면
아이가 아직 미취학 아동이라
현실을 모른다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오늘 상품권 심부름을 하면서 우울한 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