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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얼어가요..


BY 바보 2003-08-26

결혼한지 이제 5개월 신혼입니다.

남들은 한참 좋을 때라며 부러워 하는데..

사실 저희 부부 행복하지 않네요.

이곳에 와서 보면 시댁 식구들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도 많고

남편과 사이 멀어지고..이혼 생각하시는 분도 많고..

저 그런 사연들 보면 남의 일 같지 않아 글읽으며 혼자 울기도 많이 웁니다.

저희 엄마도 시어머니때문에 힘들게 사시는걸 제가 봐왔기 때문일까요?

이곳에서 읽어온 글들과 직접 엄마의 삶을 봐와서인지 저 처녀 때부터

"시댁과의 문제" 라는거에 엄청 예민했어요.

저희 부모님 평생 싸우신거에 80%는 친할머니때문이었거든요.

이혼 얘기와 폭력이 오갈정도로..  저도 여자라서 그럴까요? 전 엄마가

안쓰럽고 할머니가 싫고 그랬거든요.

전 항상 남편도 중요하지만 어딜가서든 시부모님한테 잘하고 사랑받고 살자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제 시아버지라는 분이 제가 세상에서 젤 싫어하고 증오하는 사람이 되버렸네요.

시댁 문제로 다투는게 젤 싫고 무서웟던 제가 시아버지 떔에 신혼 여행때부터

쌈이 끊이질 않아요.

시부모님이랑 같이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하는걸 꿈꾸던 제가 시아버지앞에선

구역질이 나서 식사도 할수가 없네요.

전화만 와도 가슴이 떨리고... 혼자 있을땐 그분이 하셨던 온갖 폭언들이 제 귀에서

왕왕 거리고.. 상상도 하기 싫은 그 표정들이 머리속을... 눈앞을.. 왔다갔다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도 않고..

또 시아버지는 상처난 제 가슴이 아물기도 전에 또 상처를 내고 피를 내고 합니다.

원래 맘에 찜찜한게 있으면 서로 말로 해서 풀어야하는 제 성격에 가만히 참고

혼자 풀려고 하니 답답하고 풀리지도 않고..

뻔히 시아버지 행동이 틀린줄 알면서도 암말 못하는 신랑이 바보 같고..

요즘은 신랑 전에 사귀던 남친이 생각납니다.

그 남자가 생각나는게 아니라 저를 정말 예뻐해 주시던... 그 부모님이 생각나요..

나도 그사람이랑 결혼 했다면 시부모님꼐 사랑받고 살았을텐데.. 하는 말도 안된는

아쉬움이 절 괴롭혀요..

어제는 저희 부모님이 할머니 땜에 또 크게 싸우셨나봐요.

유별난 할머니 성격인지라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는데도 찾아가는 손자 손녀 하나 없는걸..

아빠는 못된 손자 손녀..사위들  탓으로 돌립니다. (저와 제 동생을 제외한 손자 손녀 이야기..)

평생을 그러면서도 엄마를 이해못해주는 아빠나.. 평생을 할머니와 가까워 지지

못하는 엄마가 다 불쌍하고..

나도 평생을 그리 살아야 할까봐 두려워서...

저땜에 자기하고 아빠사이도 멀어지고 어색해 졌다고 말하는 저희 신랑..

자기 아빠의 폭언들은 화났을때 한 말들이니까 그냥 잊어버리라고..

잊어 버리지 못하는 나....  그런 나를 원망하는 신랑..

시아버지땜에 싸우는 동안 서로의 최악의 모습까지 봐버렸습니다.

부모님께도 안맞아봤던 제가 남편에게 2번이나 맞아 팔에 깁스까지 했었어요.

제가 평생을 두려워하던... 절대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결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큰소리를 내는 시아버지를 보면.. 언제나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주의에 빠져서

여자를 무시하는 말들과 행동들을 보면.. 아들에게 집착해서 자기로 인해 그 아들부부가

어떻게 괴로워하는지도 모르고 끼고 살고 싶어하는 그 모습을 보면..

전 정말 희망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혼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은 두렵네요.  홀로서기가..

그리고 시아버지 문제만 아니라면 정말 좋은 우리 신랑...

아직 절 많이 사랑하는게 느껴져요..

하지만 남편의 부드러운 말에도.. 기분좋은 이벤트에도.. 정성담긴 선물에도 행복하기는 커녕 점점 얼어가는 제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홀로서기 할 준비를 서서히 해야 할까봐요..

근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