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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죠?


BY 아휴~ 2004-08-26

여상졸업후 첫직장에서 남편을 만났다.

정말 내 이상형이 아닌 남자였는데 여러번 우여곡절끝에 95년 결혼했다.

그당시 남편은 당뇨병 진단을 받았고 우린 서울에서 신접생활을 했다.

당시 건설회사 관리쪽에 있던 남편은 결혼후 6개월만에 대형사고를 쳐서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곤, 조그만 슈퍼를 같이하다 2000년 대전으로 이사를 왔다.

가게가 안되는것도 있었지만 그땐 그냥 그동네를 벗어나고 싶기도하구......

대전와서도 남편은 뚜렷한 직장없이 이모네 공장일을 도와주고 난, 사무실에서 일하구.

그러면서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취득해서 2002년 고모부와 동업식으로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러다 고모부도 떠나가고 지금은 남편혼자 운영하고 있다.

같이 있던 실장도 그만두고해서 결국은 26개월된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내가

사무실에 나와있다.

난, 부동산에는 관심이 없다.

꼭 뜬구름 잡는 사람처럼 보이는 이일이 영 흥미가 없다.

더구나 아파트단지내에 있는것도 아니라 하루에 한명 사람구경하기도 힘들구....

결국, 몇달전 남편은 아는분의 권유로 화재보험대리점을 오픈했다.

 

문제는 남편이 너무 게으르다는거다.

직장다닐때도 술마시면 다음날 12시넘어 출근하기가 다반수고.

슈퍼할때는 낮에는 내가 가게를 보고 저녁에는 남편이 봤는데 것두 뻑하면 친구만나러 다니구 새벽내내 TV보다 아침에 잠들구.

그 습관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어 가장 큰 문제다.

보험대리점이기는 하지만 오전엔 출근해야하는데 8월에는 아예 하루도 출근안하구.

회사에선 전화가 불이나고.

아예 받지도 않는다.

거기다 술만 먹고 들어오는 날이면 4살된 울 아기를 못살게 괴롭힌다.

뭘아는건지 울아기는 아빠가 술마시고 들어와 이름을 부르면 쏜살같이 내게 달려와 안긴다.

한동안은 친구들이랑 뭘하는지 뻑하면 외박에 현금서비스에.

이젠 마이너스통장의 잔고도 없어 보험든거에서 약관대출받고 있는데.....

난, 한푼이라도 아껴보려구 안간힘을 쓰는데 혼자서 흥청망청이다.

뻑하면 장인어른께 돈좀 빌려보라나.

요며칠은 인터넷바둑에 빠져 새벽네 오락하구선 아침에 잠들어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도 않는다.

결국 내가 애기데리고 혼자나와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잘해줘야지하면서도 남편만보면 화가난다.

정말 미쳐버리겠다.

가슴이 터질것 같구.

내가 선택했던 남편이기에 끝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점점 지쳐간다.

그리고, 벗어나고 싶다.

시아주버님마져 이혼해서 시댁가도 너무 힘들다.

시아버님도 시집안간 큰시누도 주사가 보통이 아니고.

어머님은 다 네 복이 그것밖에 안되서 그러는거니 어쩌냐고 하시는데 난 그 말씀이 더 서운하다.

지금껏 시댁가서는 단 한마디도 큰소리를 내거나 짜증을 낸 일이 없다.

그냥, 묵묵히 내 일만하고 남편이 미워도 내색도 안했다.

그래서 다들 내가 순둥이로 아는데 나 역시 한성질하는 사람인데.....

남편이 조금만더 부지런하면 좋을텐데......

집안일은 도와주지 않아도 투정안한다.

그냥, 돈벌이가 되든 안되든 열심히 사는 모습만 보여줬으면 하는게 바램이다.

남편은 내게 늘 말한다.

결혼했다고해서 너무 남편만 의지하지말고 스스로의 삶을 찾으라구.

제발 생활비만 해결하란다.

참 기가 막힌다.

당뇨가 심해 인슐린을 권하는데도 정신 못차리고 막 먹는다.

울 남편은 너무 많이 먹어 병인 사람이다.

저녁을 2공기나 먹고도 밤이면 생라면에 아이스크림, 커피, 빵.......

정말 이젠 밤늦게 뭘먹는 남편의 모습만봐도 내가 구역질이 난다.

 

울 형님처럼 전문직여성도 아니고.

능력있는 사람도 아닌내가 과연, 남편과 헤어진다면 잘 살수 있을까?

뭘해서 살아갈까?

이젠 서서히 홀로서기를 준비해야겠다.

울 아기 눈에 비춰지는 엄마의 모습이 궁금하다.

그리고, 난 떳떳한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

정말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