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댁은 여섯남매로, 아들 셋, 딸 셋, 그중에 우리 신랑이 막내입니다.
큰형님은 나이가 나와 20가까이 차이가 나고 작년에 결혼한 둘째형님은 동갑입니다.
결혼은 제가 둘째형님보다 2년 먼저 했습니다.
지난 추석때까지도 참아보려고 했는데 엊그제 또 속을 뒤집어서 한번 누구에게라도 털어놔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올 초 시골에 혼자 계신 시엄니가 편찮으셔서 한 2주정도 4살, 6개월짜리 애들을 델고 2주가량 가서 시어머니 병구완을 했습니다.
그리고 올라왔는데 시엄니 병이 다시 도져서 가까운 곳에 입원시키고 매일 아이들 델고 병원 다니면서 목욕이며 수발을 들었습니다. 덕분에 삼복 더위에 아기가 더위가 다 먹었지요.
그래도 울 둘째형님, 집이 바로 병원에서 바다보이는 곳에 있으면서도 시엄니 목욕한번, 수발 한번을 안들고 인사치레로 저녁으로 잠깐 얼굴만 보고 가더군요.
그래도 바빠서 그러려니 참았습니다. 작은형님 유치원선생인데 혼자 일 다하는지 맨날 12시에 끝난다더라구요. 전 제 일 하나 시간이 많이 있구요.
이번 추석에는 명절 전에 날이 길어서 시어머니한테 먼저 가서 하룻밤 잤습니다. 혼자 된 시누이랑 시누이 아이들, 둘째형님네 식구들 우리 식구들 모두 갔습니다.
그런데 담날 아침에 밥을 하는데, 난 여섯시부터 일어나서 식구들 식사 준비하고, 시숙은 바깥일 하고, 시골이라 농사일이 많거든요. 시누이는 바깥이며 안 다 청소하느라 부지런 떨고 있는데도 둘째형님 안 일어나더라구요.
다른 식구들 다 먹고 치우고 나는 시어머니 이불이며 지저분한거 다 꺼내서 빨고 있는데 9시 되니까 일어나대요. 그래도 울 시엄니 암 소리도 않더라구요. 평소에 그냥 이쁘기만 한 둘째며느리는 늦잠을 자도 이쁜가봅디다.
그러더니 기도해야 한다며 한시간을 큰소리로 성경 읽어가며 기도를 하고 10시 되니까 방에서 나와서는 배고프다며 밥을 챙겨먹는데, 아침에 내가 끓여놓은 찌개 한번 슬쩍 보더니 냉동실에서 자기들이 사기지고 온 도미를 꺼내서 혼자 튀겨서 먹는거 있죠.
내 참 기가 막혀서...그리고 나서는 시간 다됐다며 성당 가야한다고 서두릅니다. 나더러 같이 가자고 하는데 신경질이 나서 안갔습니다. 성당 가면 또 와서 점심 준비하기가 시간이 안 될 것같아서요. 그랬더니 시엄니 모시고 시숙하고 셋이 갔다와서 또 내가 차려놓은 점심 홀딱 먹고 맙니다.
시누이는 아침 일찍 시댁으로 간다고 가고, 저녁에 큰집으로 추석제사 준비하고 가야하는데, 시어머니는 전주에 혼자 사시고 제사는 대구 큰집에서 지내거든요. 밤에 가야 담날 새벽부터 준비를 하지요.
근데 울 시엄니, 농사지은 감을 가지고 가야하는데 낼이나 가지고 가야 한다면서 두 형제중 하나는 늦게 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차피 시숙이 일하고 늦게 갈거니까 형님은 우리차로 같이 가자고 했지요. 그랬더니 시엄니 왈, 우리 차는 용달이라(더블캡이거든요) 어린애 추워서 안된다고 합니다. 제가 바로 그랬지요. 돐 지난 애기보다 더 어린 우리 애기도 타고 왔는데 어머니 그 말은 말이 안된다고 했더니 울 시엄니, 그럼 당신이 감 들어나르기가 힘에 부쳐 안되니 너만 가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니꼽고 더러워서 우리먼저 큰집으로 갔습니다.
큰형님은 노발대발이시죠. 시어머니가 그렇게 감싸고 도니 더 미워서 화가 나나봅니다.
그래도 고생하는거 큰형님이 알아주니 다행이어서 즐겁게 제사준비다 하고 나니 추석날 새벽녘에나 되어서, 발이 아파 잘 걷지도 못하셔서 안오신다는 시어머니까지 방패막이로 내새워 왔더라구요.
그치만 큰형님이며 울 시누이들이 어린것들 데리고 와서 고생했다고 한마디씩 해주니까 기분이 풀려서 나름대로 즐거운 명절이었습니다.
며칠전에는 우리가 집을 늘려서 이사도 했고, 울 신랑 생일이고 해서 가까이 있는 시누이네랑 둘째형네가 다 왔다 갔습니다.
다른 식구들 다 먹고나서 늦게 와서 따로 상봐서 잘 먹여놨더니, 하는 소리가,
기도를 안해서 이 집이 은총을 못받는답니다.
저희들도 다 성당 다니거든요. 독실하진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믿고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사는데 둘째형님 왈, 내가 기도할때마다 항상 동서네 잘되라고 기도 넣어주는데 우리더러 더 노력을 하래요. 기도도 않고 노력을 안하니까 은총을 못 받아서 아직 빚도 그렇게 많고 힘들게 산다구요.
사실 이번에 집 늘려오면서도 넘 힘들었거든요.
암튼, 생일케잌을 자를때도 다들 생일축하합니다, 노래를 하는데 혼자서 다른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는 성가를 부르면서 박수를 치고 합니다.
엽기에, 공주병에, 혼자 따로 놀려고 하는것까지 다 얄밉습니다.
앞으로도 평생을 볼 사람인데 이렇게 미워하면 안되겠죠?
철이 없는건지, 일부러 그러는건지 그 좋던 형제의까지 끊을까봐 걱정인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