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이혼하자 했다.
아이가 없는 틈을 타서 말했다.
이혼하자는 말.........나에겐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 벌컥 벌컥 화가 올라오면 때려부수기 일쑤.
맞아죽을수도 있고 칼들고 덤빌수도 있다.
없던 심장병 까지 얻고서 하루살이처럼 살아오던 내가 용기내서 말했다.
그다음날, 남편이 회사에서 전화를 했다.
오버액션하는 목소리로 "자기야 일찍 들어갈께~"
집에 와서도 이것 먹어봐. 저것 먹어봐.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내용을 믿지 않는듯 하기도 하고
평소에 안하던, 한시간 단위로 집에 전화를 해대서 어디갔다 왔냐는둥
확인을 하는걸 봐선
이번 사태의 중대성을 애써 믿고 싶지 않아 하는듯 하다.
남편이 유난히 많이 걸어오는 말에 난 무조건 응.
그게 답이다. 아니 라고 말하면 그에대한 이유를 설명해 줘야 하기에
난 무조건 응. 그러고 말았다.
다시한번 이혼하자고 정색하고 말하고 싶지만,
무섭다. 작년에 죽겠다고 자해하고 설치던 그 기억.
난 목숨을 걸고 말했고,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고는 이사람의 문제다.
그래서 난 결국 입을 다물고 말았고, 한번의 이혼 선언으로 내 의무를 마친것으로
하기로 했다.
1년전, 아빠의 광기를 눈앞에서 경험한 아이는 며칠동안 자다가 경기를 했다.
난 그모습을 보며, 내가 평생 벙어리로 사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절대 싸우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지켰다.
남편이 부엌에 있으면 난 화장실로, 방으로 거실로.....
그러다 이동하기 뭐하면 웃어주기도 하고.
가끔씩 내가 배우가 됬더라면 성공했을지 모른단 생각도 할만큼
난 생존을 위해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 연기했다.
그렇게 연기라도 해서, 가정이라는 이 허울을 의무감 하나로
지켜내고 있었던 나.
그 의무감 하나마저 끊어버린 사건이 있었고,
난 이혼을 선언한것이다.
주위에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며칠전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티 안나게 짐을 옮기고 있었고.
오늘 역시 짐을 옮기려고 짐을 싸는데
남편이 대낮에 집에 와버렸다.
그래.....
겉으론 자기도 암일 없었던것처럼 하지만
먼가 불안하긴 한가보다.
난 그냥 옷정리를 한다고 무마 시켜 버렸고,
하루종일 거실에 소파에 앉아서
내가 부엌에 물이라도 마시러 갈라치면 (현관문 바로 옆)
나가? 어디가? 하고 묻기를 반복하더니
그 소파위에 어느새 새우처럼 잠이 들었다.
불쌍한 인간.
하지만 신뢰가 없는 동정만으로 당신과 함께 할순 없다.
동정심으로 할수 있는건 몇푼의 동전잎뿐.
당신 엄마에게 가라. 내가 놔줄께.
평생~ 당신의 인생과제였던 엄마와 함꼐 살아라.
당신이 아까 그랬지
휴가가 2주 있으니까 1주일 아덜놈이랑 나랑 자기랑 어디 여행가보자고.
응? 응? 갈거지?
응......알았어.
어차피 당신 갈데 없는거 아니까. 어차피 못갈거니까. 아니 안갈거니까.
당신과 함께라면 가기 싫으니까.
난 당신한테 휴가가 그렇게 많이 있는줄도 몰랐다.
마누라가 휴가가자고 할까봐 겁났니? 마누라랑 휴가가면 엄마가 실망할까봐
겁났니? ㅎㅎㅎ 그럴필요 없었는데.
그냥 니 엄마랑 가지 그랬어.
작년에 농담처럼 엄마한테 미안해서 휴가 안쓸거라고 하더니 참말이었구나.
니가 약속을 지킬줄 아는 인간이었구나. ㅎㅎㅎ
내가 엄마(시모)한테는 출장간다고 거짓말할테니까
우리 다녀오자.
난 피식~ 웃었지.
등신같은놈.
결혼생활 5년동안 나들이? 라는걸 딱 두번 해봤는데.
첫번은, 시모가 날 모질게 해서 내가 병원에 실려갔었다.
그거 무마용으로 한번.
두번째도 시모가 나한테 못되게 해서 무마용으로 처음으로 애 데리고 놀이공원 한번.
그런일 아니면 어디 감히 지엄마가 애처로워 놀러가지도 못한다.
가정 잘 돌보고 사는것이 최대의 불효로 여기는 효자자식이라
이번에도, 남편이 놀러가자고 하는 이유는
자기엄마가 엄청나게 감당못할 짓거리를 또 했고
땜빵용 일거리가 필요한 탓이다.
하지만, 결국 자기엄마한테 말도 못하고 거짓말로서
나를 넘기고 시모를 넘기려 한다.
양쪽에 말 전하느라 너두 차암......힘들겠다.
왜 그리 사니? 왜?
넌 나하고 살면 평생 죄짓는 기분일텐데.
그냥 엄마하고 떳떳하게 살아라.
왔다갔다 하면서 거짓말 할 필요 없고 좋잖아.
미안하지만, 난 집도 알아보고 있다.
곧 구해질거 같다.
나 심장병으로 개죽음 당하기 싫다.
불쌍한 인간.
니가 그리 사모하고 목숨바치는 니 엄마라는 사람.
새색시동서더러 걸레같은 년이라는 욕을 서슴없이 하던 사람이다.
그러니 동서앞에서 내욕은 오죽하겠니?
세상에 니네엄마처럼 교양있는 사람없다고? ㅎㅎㅎ
지랄까지 마라. 이것도 니 엄마한테 배운욕이지.
난 지랄을 까는건지 니 교양엄마한테 배웠지.
사랑이 지나쳐
아무도 수용할수 없는 사람들
그 사랑에 가시가 돋치고
독을 품은 사람들.
난 그 가시에 수없이 찔려봤기에
고슴도치가 될수없고,
고슴도치가 될수없기에, 계속 아파해야 한다.
난 고슴도치가 되기도, 아파하기도 싫다.
참으로 불쌍한 사람.
결혼전 10년동안 겨울잠바 하나 없이
가을잠바 두겹으로 겹쳐 입고 일하고 돈벌어서 해다 바치고도
집안의 총체적인 가난이 다 니가 돈 조금밖에 못벌어다줘서 그리된거라고
미안하다 했지.
너 잠바 두개 겹쳐입고 직장 두개다니면서 돈 해다바치면서
니형 술쳐먹고 가죽잠바에 오리털잠바(그당시 비쌌음) 그러고 살았지.
나랑 결혼사진 찎는다고 옷입고 왔을때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데.........왜 너의 옷이 모두 언발란스였는지
나중에야 알게됬지만.
동생 바바리 코트에, 형 양복 늘린거에...
참 불쌍했다.
그래서 지켜주고 싶었다.
근데, 넌 그래도 핏줄이라 용서가 될른지 모르지만
난 용서가 안된다.
그 끊임없는 짓거리가 진절머리난다.
난 떠난다.
나 떠난후, 피눈물 흘리며 땅치고 후회해 보면 알것이다.
내가 당신과 살아온 시간동안 배신감이 어떤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