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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합니다. 어머님...


BY 고맙습니다. 2005-11-08

저는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서 항상 불만만 가득 했습니다.

결혼생각도 없는 절 시어머님께서 등떠밀어 식올리고

한창 공부할 나이에, 소의 말하는 잘 나가는 나이에

시골 맏며느리가 되었습니다.

어린나이에 시집을 가서 할줄 아는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어머니 해주시는 밥 겨우 차리는 것밖에는요.

그땐 몰랐습니다. 억울하고 밉기만 했지요.

그러다 신랑 부도나서 진 빚을 반이상 값아주셨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일하기 시작해서 큰 애까지 도맡아

귀하게 키워주셨습니다. 그래도 항상 불만이였습니다.

내가 결혼만 하지 않았다면 내 아이가, 내가 이렇게

고생하진 않을텐데하구요. 그후 친딸보다 더 아껴주시던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뒤에도 같은 여자로써

그리 어머님이 안쓰럽다거나 불쌍하게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시누들이나 도련님이 잘하니까요.

그냥 예의상 매일같이 안부전화하고 제사나 챙기면 잘하는건줄

알았습니다. 저 스스로 참 잘한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항상 피해자인양, 어머님은 잘못하고 나만 잘하는양...

근데 어느덧 둘째를 낳고 키우면서 어느날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님이 담가주시는 각종 김치, 특히 울

큰애가 어머님손에 커서 그런지 너무나도 잘먹습니다.

각종 채소류, 쌀,  고추가루, 들깨, 깨소금, 식용유 하물며 생필품까지

각종 그릇이나 냄비류까지 어디서 새로 들어오는 게 있으면 항상

저의를 주십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당연하게 받아오고...

이거 얼마한다고... 항상 전 그런씩이였습니다.

때때로 상처되는 말씀하시면 저한테만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이다. 이젠 기력이 없으신데도 그 힘든 농사일을

악착같이 하시며 농사일이 뜸할땐 생선고기 배따는 알바까지

하십니다. 다 우리한테 빚 안물러 주려고 애쓰시는줄 몰랐습니다.

정말 그땐 몰랐습니다. 작은애 아파서 밤새워보니 울 큰애

그냥 큰게 아니란걸 그땐 몰랐습니다.

추운겨울 논에서 일하시며 울 큰애 보며 눈물흘리셨다는

어머니 말씀을 그땐 몰랐습니다.

아껴라, 저축해라, 잘챙겨먹어라. 잘살아라....

그땐 잔소리로만 들렸습니다. 정말 그땐 몰랐습니다.

진심어린 마음으로 저의 잘되길 바랬다는걸

그땐 몰랐습니다. 시누들만 좋아라하는 줄 알았습니다.

신랑보다 훨씬 잘난 도련님만 좋아라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가족들앞에서 그러더이다 너희들 셋보다 울 신랑하나가

더 낳다고... 그땐 그맘을 정말 몰랐습니다.

어머님, 이제야 조금씩 철이드는 이 며느리 그동안

얼마나 답답하고 미웠을까요?

제가 아들 둘 낳고 보니 그 마음 이해가 가더이다.

제가 자식낳아 키워보니 그마음 정말 이해가 가더이다.

어머님, 혼자되시어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그 고통을

신랑 힘들게 벌어오는 돈가지고 생활해보니 알겠더이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요.

하찮은 자존심때문에 가족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살았습니다.

어머님, 부디 오래 사세요. 울 큰아들 소원처럼 의사되어

할머니 아픈 곳 다 고쳐드릴때까지요.

어머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