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정신병원에서 상담치료사로 일을 하고 있는 30대 주부로 우울증 환자들을 수없이 만나고 있습니다.
밑에 어느 분이 우울증은 '개나 소나 걸리는 병' 혹은 '할일없는 사람이나 걸리는 병' 이라고 쓰신걸 보고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들어, 우울증이란 병이 어떤 병인지 정확히 알려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다음은 우울증의 증상입니다. 우울증이 의심이 되시는 분들은 스스로 아래 증상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주관적이거나 객관적 관찰에 의해 우울한 기분이 하루의 대부분 동안, 그리고 거의 매일 나타난다. 특히 우울한 기분이 아침에 일어났을때 가장 심하며 해가 저물수록 덜해진다.
(2) 모든 또는 거의 모든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의 상실이 하루의 대부분 동안, 그리고 거의 매일 나타난다. 즉, 평소에 하던 일이 갑자기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흥미가 없어지는 현상이 하루의 대부분 동안, 거의 매일 나타난다.
(3) 체중 조절을 하지 않는데도 1개월 동안 체중이 5% 이상 감소 또는 증가하거나 거의 매일 식욕부진 혹은 반대로 식욕 증가 현상이 있다. 거의 매일 밥맛이 없거나 아니면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먹는다.
(4) 잠을 잘 못자거나 반대로 잠을 아무리 자도 자꾸 자고싶은 증상이 거의 매일 있다. 잠자리에 누워서 30분 이내에 잠들어야 정상인데 잠을 잘 들지 못하는 것이 거의 매일 지속된다.
(5) 감정 동요가 있거나 (예를 들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고 손을 만지작거리거나 자신의 몸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옷이나 다른 물건을 문지르기도 한다) 혹은 정신적으로 축 처지고 느려진다 (말, 생각, 몸 움직임 등이 느려지거나 말수가 적어지고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말할때 한참 뜸을 들인다). 스스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관찰이 가능하다.
(6) 거의 매일 피로감을 느끼거나 기력이 감퇴한다.
(7) 거의 매일 스스로 무가치함을 느끼거나 지나친 죄책감, 혹은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죄책감을 갖는다. (단지 자학을 하거나 아픈 것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8) 거의 매일 사고력이 떨어지거나 집중력이 감소하고 우유부단해 진다. 스스로 그렇게 느끼거나 객관적 관찰로도 파악할 수 있다.
(9) 죽음에 대한 잦은 생각 (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자살에 대한 생각을 특별한 계획도 없이 반복적으로 하거나, 자살시도 혹은 자살을 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반복해서 생각한다.
붉은 글씨로 강조했듯 이러한 증상이 "거의 매일"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울하고 슬픈 느낌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느끼게 마련이지만, 그런 우울한 느낌이 거의 매일 그리고 2주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 증세로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증상 중 다섯가지 이상이 2주이상 지속되고, 평상시와 다른 변화를 일상생활에서 느끼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두가지 증상, 즉 (1)우울한 느낌이 들거나 혹은 (2)평상시 하던 일에 흥미와 즐거움을 못느끼는 것 중 한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우울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증상들이 사회적으로, 직업적으로, 혹은 다른 생활면에서 큰 스트레스를 일으키거나 변화를 가져온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울증은 자기의지가 약하거나 할일이 없거나 복에 겨워서 생기는 병이 절대 아닙니다.
심할 경우 죽음에까지 이를수도 있는 심각한 병입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쉽게 받아들이는 풍조가 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