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형님하고 통화를 하고 지금 기분이 너무 꿀꿀...ㅠ.ㅠ 합니다.
시어머니가 둘째형님 댁에 계시다가 아무한테도 말도 없이 시골로 가신 모양이라,
형님 속상해 하실까봐 전화를 한 것인데 ........... 한바탕 설교만 들었습니다.
우리 남편이 시골에서 시설하우스에 투자를 했다가 많은 빚을 지고
결국 시설이며 땅이며 다 두고 인천으로 이사를 나왔습니다.
그 많은 빚 갚아나가며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울 형님은 "동서는 믿는 사람이 왜 그래?" 하며 말을 시작하더니,
저를 천하에 몹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네요....ㅠ.ㅠ
<제가 요즘 너무 정신이 없어서 미처 어머니도 챙기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하고 말했더니 저더러 말조심하라는 겁니다.
<누구는 정신없이 안 살어? 다들 그렇게 살어. 믿는 사람이 왜 그렇게 경망해?>
이게 믿는 거하고 뭔 상관입니까? 솔직히 저희 친정오빠가 40인 나이에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 뇌수술을 받고 병원에 있습니다.
오늘에서야 중환자실에서 나와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데 차비가 없어 가보지도 못하고...
오늘 하루종일 찜찜하고 속상한 기분이었음에도 제 성격상 금방 잊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야 생각이 나서 형님한테 전화를 한 것인데, 형님은 저더러 경망하답니다.
우리가 빚이 많다보니 항상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고 늘 쪼들립니다.
더군다나 한창 수입이 좋을때 셋째 가지면서 사업이 망했었거든요.
그리고 셋째가 큰애들하고 터울이 많이 져서 외로울 것 같아 큰맘먹고 넷째도 낳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돈도 많이 들어가고, 다행히도 아이들이 많아 성당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급식비 지원도 해주고, 아이들이 많다고 성가정으로 선정을 해서 다달이 쌀도 줍니다.
그런데 형님 말은, 그런 도움을 받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하고 욕할 거라는 겁니다.
저, 성당에다 도와달라고 하소연 한 적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런 마음 전혀 안들었구요.
그런데 형님 말을 들으니 오히려 제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애들 낳아서 고생시키는 흥부 엄마가 된 것 같고,
자기자식도 책임 지지 못해서 남의 손이나 빌리는 나쁜 엄마가 된 것 같습니다.
형님 말은,
<동서나 서방님이나 하느님이 많은 재물을 주시는데 그걸 흥청망청 쓰는 거야.
그래서 그렇게 돈이 안 모이고 힘든 거야. 십일조를 해 봐. 그러면 더 큰 복을 주실거야.
늘 죄짓고 살면서 왜 회개를 안 해? 항상 회개하고 항상 반성하고 항상 기도해야 하는 거야.
동서는 기도가 부족해. 사람힘으로는 절대 못 살아. 하느님한테 다 맡겨야지
동서는 그것도 못하는 거 같애. 혼자 힘으로 잘난 머리로만 살려고 하니까 힘이 들지.......>
저 첨에 대꾸하다가 나중에는 너무 기가 막혀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기분이 참 더럽더군요. 그러는 형님은 그렇게 잘나서 남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느냐고 하고 싶은걸 억지로 눌러 참았습니다.
우리 형님은 이번 명절에도 안 갈 모양입니다. 직장에서 일이 잡혀 있다는 핑계를 대네요.
그렇게 내 집안, 내 가족들 일에서는 빠지면서 항상 하느님을 믿고 살아서 복을 받는다고 합니다.
저도 열심히 성당 다니고 열심히 기도생활에 열심히 성서도 읽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제 스스로 우러나서 그 바쁜 와중에도 매일 저녁마다 앉아서
따로이 시간을 낼 수 없어 저녁밥 하면서 밥이 되는 시간에 성서를 읽습니다.
그렇게 제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오늘은 제가 넘 서글퍼지네요.
속상한 맘을 달랠 수가 없어 오빠 병원에 있는 친정 엄마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를 했습니다.
오빠가 이제 많이 좋아져서 전화도 받을 수 있더군요.
<오빠, 보고싶은데 못 갔어. 미안해. 오빠가 이렇게 보고싶은 건 나 태어나고 첨인것 같으네?>
그랬더니 우리 오빠 껄껄 웃습니다. 오빠의 건강한 웃음소리와 엄마 목소리를 듣고
울컥하는 걸 겨우 참았습니다. 엄마 속상하게 하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전화를 끊고는 조금 진정이 되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교회든 성당이든 이렇게 믿는 것이 옳은 건가요? 제 믿음이 부족해서,
하느님이 풍족하게 주시는 물질과 복을 제가 다 걷어차서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건가요?
생활은 힘들어도 늘 행복하다고......... 아컴에서 저를 아시는 많은 분들은 아실거에요.
제가 얼마나 긍정적이고 행복을 느끼고 사는지.........
그런데 오늘은 제 가치관이 다 흔들리려고 하네요...... 슬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