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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정말 가고 싶어라


BY 행복한 꿈 2007-04-03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새벽 밥 얼른 지어 먹고 서울가는 기차를 타야 합니다.

내 차를 가져 가면 절대 안돼요. 혹 들뜬 맘에 사고가 날런지도 모르거든요.

애들 학교는  선생님께 말씀드려 결석 시켜야 해요.

그 날만큼은 최대한 말도 줄이고 행동폭도 좁히고 남들의 시선을 덜 받아야 합니다.

그냥 편하게 식구끼리 놀러 가는 것처럼하고 전혀 눈에 띄면 안돼요.

위치는 미리 인터넷으로 확인을 하구요. 그냥 고객인 것처럼 덤덤하게 행동을 해야해요.

그리고 무얼 맨첨에 할건지 미리 메모해간 것으로 빠르게 처리를 해야합니다.

 

이상은 내가 로또에 당첨되면 어떻게 할건지 생각한 시나리오입니다.

시내서 호프집을 하느데 정말 죽어라 죽어라 합니다.

큰 맘먹고 가진 돈에다가 대출까지 얹어서 시작한 장사인데

매달 나가는 이자에 숨을 못쉬겠네요.

벌써 전에 땅이며 집이며 모두 처분할려고 내놓았지만 전화 한통 없습니다.

가게도 내 놓았지만 전화 한통 없습니다. 경기가 그 만큼 안 좋은거겠죠.

가게는 손익분기점밑으로 떨어져 한참을 마이너스입니다. 

손해나는 걸 빤히 알면서도 월세 때문에 가게 문도 못닫고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겨우 연명만 합니다. 

비가오면 비 오는 대로 걱정, 눈이 오면 눈 오는 대로 걱정, 밥 장사도 아니고 술 장사 이다보니 날씨 영향도 많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날씨가 맑으면  '야 오늘 장사좀 되겠다.' 요즘처럼 황사다 뭐다 해서 잔뜩 흐려있으면 '지랄 문디' 합니다.

 

옆집이 식당을 하는데 그 주인이 얼마전 신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가게가 음력3월 중으로 나간다 하더라네요. 가지고 있던 땅도 그전에 나가고.

나는 점을 믿지 않습니다. 집안 내력상 더더욱 안 믿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믿고 싶습니다. 절대적으로 믿고 싶습니다.  또 남편이 올해 대운이랍니다. 아주 큰 돈을 만진다고 하네요.  나도 신년초에 너무 좋은 꿈을 꾸어서 인지 자꾸 그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됩니다.

혹시 로또 당첨이라도 되는 건 아닐까. 그것 말고는 대박날게 없거든요. 그래서 로또를 습관처럼 삽니다.  이번 토요일에 꼭 내가 1등이 되어 월요일 새벽에 기차를 타고 서울가는 시나리오를 행동개시하고 싶습니다. 애들한테도 말합니다. 월요일에 서울간다고.

애들은 서울에 진짜 가는 줄 알고 좋아라합니다.  그렇게 나는 행복한 꿈을 꿉니다.

 

로또당첨확률은 반반입니다. 어떤 사람은 확률을 굉장히 어렵게 잡던데 난 안그래요.

당첨아니면 꽝입니다. 이만하면 확률도 놓고  시나리오는 다 잡혀있고  이번 토요일이면 결정납니다.

난 새벽차를 타고 미지의 세계 서울로 날아갈겁니다. 국민은행 본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