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돈주고도 못사는 친구죠. 제가 힘들때 조언도 많이 해주고 해서 어지간하면 쓴소리도 그냥 들으려고 하는데... 요새는 정도가 좀 지나칩니다. 제가 그냥 아무소리 안하고 들어줘서 그러는지...
특히 신랑에 관한 문제.
저희 신랑 정말 착합니다. 제게도 저희 신랑은 절대적인 존재이지요.
그친구도 그친구의 신랑을 많이 사랑합니다. 그친구에게도 신랑은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전 다른 사람앞에서 저희 신랑 자랑 안합니다.
자랑해봐야 돌아오는건 질투밖에 더있겠어요? 그리고 저희 신랑은 제가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누가보던 신랑 잘만났다고 친구 엄마들도 저만보면 신랑 친구 누구 소개 좀 해달라고 너만 잘되는게 어딨냐고 그러거든요.
제친구... 저의 소중한 신랑을 바람둥이로 만듭니다.
저희 신랑이 바람을 폈냐하면... 아직 제게 들킨건 없습니다. -_-
그리고 아무리 봐도 바람피울 시간도 없고. 바람피우는 사람의 모양새도 아니고. 직장도 집과 5분거리고.
제친구에게 저희 신랑이 바람둥이인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자기 신랑이 사람 보는 안목이 보통이 아닌데, 저희 신랑 양기가 너무 쎄고, 언젠가 바람을 피울거라고 그랬다는겁니다. 훗. 이런 소리를 정말 자주해요.
하루는 저더러 야 니 신랑 주위에 긴 파마머리에 좀 늘씬한 글래머 여자 없냐? 오늘 내 꿈에 너희 신랑과 그 여자가 둘이 홀딱벗고 난리도 아니더라. 내 꿈 잘 맞으니까 한번 알아봐봐.
저 정말 기분나빠요.
근데 기분나쁜 티도 못내겠더군요.
저희 신랑이 얼마나 착한사람인데
그친구네 집이 어려워서 집을 줄여가야할때 (걔네가 식구가 좀 많거든요. 시댁형제도 데리고 살아서)들어가 살 방이 없다니까 흔쾌히 그럼 우리집에 들어와 살으라고 한사람입니다.
신랑이 바람피는 현장을 목격하는 것도 아니고. 맨날 자기가 꿈을 꿨는데~ 하면서 사람 궁금하게 해놓고는 아니야. 나중에 바람피거든 말해줄게.
그리고 먹는 문제. 그집 애들 저희집 오면 냉장고를 다 뒤집니다.
그리고 걔네 과자도 많이 먹거든요. 그래서 기껏 온다는날 과자 사다놨더니
야 너 애한테 이런거 먹여? 나 과자 안먹여....
과자를 안먹인다고??? 우리애 과자를 누구한테 배웠는데...
그리고 이번 휴가때 걔네 경비도 없고 신랑이 휴가를 낼 상황도 아니라 같이 데려갔는데
저희 신랑 왈. (걔네 큰아들)은 왜 밥을 안먹어?? 나 3일간 있으면서 걔 소세지말고 먹는걸 못봤어
그랬는데 제게 훈수를 두네요. 저희 애 과자 먹는 종류 딱 세가지고. 한봉지 뜯으면 3일정도 나눠서 먹이는데 말이죠.
제가 중심이 안잡혔다는둥.
제 소비습관가지고도 엄청 뭐라 합니다.
저도 알아요. 전 좋은거 못할거면 아예 안사고 사면 아주 좋은걸로 삽니다.
어릴땐 친정이 워낙 잘살아서 그냥 항상 언제나 제일 좋은거 하면서 살았죠.
지금도 저희 신랑이 돈을 못벌어다주는것도, 집이 없는것도 재산이 업는것도 아니지만, 주부잖아요
저 결혼해서 3년간 옷도 한벌도 안사봤네요. 임신해서도.
그래도 뭐든 사면 좋은거 삽니다. 그게 더 아끼는거던데.
그걸보고 제가 항상 뭔가 불안해보였는데, 중심이 잡히질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소비형태도 니가 친정이 잘살아서 항상 좋은거 쓰고 살았다는건 알지만
지금은 그때랑 상황이 다르면 좀 안좋은거 쓰고 살아야 하는데, 절대 그러질 않는다고 말이죠.
근데 전 생각이 좀 다르거든요.
제가 쓸 돈이 100원이라고 정해져있으면. 100원으로 좋은걸 살 수 있는 물건들만 사요.
좀 안좋은거지만 그냥 10원주고 사자. 하는건 제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는 소리기때문에 불편해도 그냥 참고 삽니다.
항상 그렇게 살아왔는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진짜 궁금해지더군요 내가 그렇게 비정상인가
저희 신랑 연봉 5천이구요. 저도 일년에 500만원정도의 부수입이 있습니다. 저희집 한달 생활비는 아이 어린이집포함 150. 이돈에서 돈 남겨서 제가 필요한 물건 좋은걸로 삽니다. 그것도 사야하는거 생기면 몇달을 쿠폰은 안나오나. 기획전은 안하나. 포인트 적립해가면서 몇달을 별러서 사거든요.
예를 들어 집에서 막입을 면티가 필요하다 치면. 전 그런건 어디서 얻어옵니다. 엄마가 입던 옷이던 이민가는 친구가 버리는 옷이던 관여치 않아요. 하지만 제게 외출해서 입을 코트가 필요하다면? 결혼전 산거긴하지만 팔십만원정도 주고 샀네요. 유행 안타는걸로. 그렇게 사서 10년을 입었으니 일년에 십만원짜리 코트 10년에 걸쳐 여덟벌 산셈이죠. 이런말하면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특히 코트같은건 입었을때 무게나 감촉이 너무 다른걸요. 할머니 무거운 털코트 잘라서 숄로 만들어 입고. 고모 대학다닐때 입던 코트 수선해서 입고다니고. 다 좋은거니까 그렇게 몇십년에 걸쳐 입어지는게 가능한건데...
제가 제 친구에게 이렇게 항변을 하니 제친구 왈.
"그러니깐 너는 어려운 자리에선 럭셔리 걸. 집에선 빈티나는 걸이잖아. 넌 집이 직장이야. 신랑에게 잘보여야하는데, 그러니까 신랑이 바람피울지도 모르지" 허... 제친구에게 저희 신랑이 바람피는건 일어나진 않았지만 예정돼있는 일인가 봅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는것도 같고...-_-
근데 저나 저희 신랑이 코드가 맞았던 부분 중 하나가 서로 꾸미지 않는 것 이었거든요.
화장기 하나없이 다니는 저. 외출복 몇벌을 빼고는 항상 편한 차림. 누가 봐도 돈이 많아보이진 않는 옷차림. 저희 신랑 역시 옷이 빨리 더러워지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헤지고 구멍이 나도 옷 안산다고 고집부리거든요. 저흰 서로 그런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심지어 초등학교때 아빠가 사준 셀린느가방...
그때는 셀린느가 명품인지 뭔지 이쁜지도 모르고 들고다녔거든요. 친구들도 그런 메이커 몰랐고
하여간 초등학교때 들고다니던 가방. 옷 아직도 입습니다.
전 그렇게 좋은거 사서 정말로 마르고 닳도록 쓰는데.
그렇게 물건에 정들어서 또 그물건에 정성들여가면서 쓰는게 좋은데
절 이상한 사람 취급하데요. 비.정.상 이래요.
그리고 요즘 엄마들 아이들 교육에 엄청난 관심을 보이잖아요.
인터넷 카페도 가입 많이하고.
저도 그냥 요즘 엄마인지라 그런 인터넷 카페 두군데정도 가입했습니다.
기왕 책 읽힐거 반응좋고 서평 좋은거 읽히면 좋은거 아닌가요?
그렇게 책을 전집 중고로 두질을 들였습니다.
선물로 받은 책도 있었는데, 친구가 애들 책 사줄돈이 없다고그러길래 제가 새책이었지만 아직 한번 들춰보지도 않은거였지만 저희 애는 월령이 아직 아니니까 빌려줬거든요. 근데 줄생각도 안하면서
저더러 극성엄마랍니다.
중고책 두질 들이는데 합해서 30만원들었어요. 원래는 합이 백오십만원정도 하는 책들이고
사서 역시나 제 소비습관대로 마르고 닳도록 읽히고 있습니다.
하나도 아깝지가 않아요. 어차피 둘째까지 읽히고 또 중고로 팔면 되니까.
애가 책을 엄청 좋아해서 눈떠서 눈 감을때까지 책읽어달라고 졸졸졸 하는앤데 그정도 해주는게 그리 극성인지...
다른건 다 참을 수 있는데
저희 아이와 신랑을 비정상적으로 바라보는걸 참을 수가 없어요.
이것만 빼면 정말 나무랄데 없는 친군데 말입니다. 휴...
제가 너 너무 꿈만으로 우리 신랑을 매도하는거 아니야?? 니가 니네 신랑 사랑 하는것만큼 나도 우리 신랑 사랑한다. 너 너희 신랑 믿는거 이상으로 나도 우리 신랑 믿어. 라고 해도 제가 언젠가 그 말을 한걸 후회할 날이 올거라네요.
뭐 우리 신랑은 절대 바람 안피울거야 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사람일을 어떻게 장담하겠어요.
하지만 저희 신랑 진짜 사람 성실하고. 인물도 좋고(인상이 좋아요) 키도 크고. 학벌도 좋고.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착한사람 처음봤습니다. 그건 제친구도 인정을 해요. 진짜 착하다고
그리고 정말 순진한 사람인데...
제가 이상한건가요? 전 아무리 친해도 상대방 기분 나쁠 것 같은말은 좀 가리는 편이거든요.
제게 저희 아이와 신랑이 최고이듯. 그친구에게도 친구의 가족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전 친구의 최고인 그들을 흠집내고픈 마음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걔네 아들이 저만보면 뭐 사달라 그러고, 버릇없이 굴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해도 그냥 참고 넘기는데... 걔는 뭐가 그렇게 지적할게 많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