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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 어떡해야 할지.. (길어요.죄송해요)


BY 올갱이 2008-04-01

지금 막 방바닥에 흘린 피를 다 닦았네요.

씻었는데도 손에서 피냄새가 나는거 같아요.

왜 피가 흘렀냐 하면요

남편이 안방 유리창을 손으로 모조리 깼거든요.

술이 아주 많이 취해서 들어왔더라구요.

전 술이 취하면 조용히 잤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그런편이 아니고

오늘은 핸드폰을 자꾸 찾더라구요.

남편핸폰으로 전활하니 택시기사분이 받는데 택시에 놓고 내렸다는거에요.

콜택시라 내일 받기로 하고 끊었는데 남편이 기억을 못하고 또 핸폰을 찾는다고 제 전화기로

자기 번호를 자꾸 누르더라구요.

저도 짜증이 나고 지겹기도 해서 (허구헌날 술을 마시거든요)

제발 자라고 하고 제핸폰을 빼앗고 이불을 뒤집어 썼는데

갑자기 와장창 하더니 유리를 깨더라구요.

잠시후 손에서 피가 철철 흘렀어요.

솔직한 마음은 걱정도 안되고 불쌍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뭐랄까

마음이 밑으로 잔잔하게 가라앉는 느낌? 그랬어요.

그래도 손에다 압박붕대 감아주고 응급실 데려가 두바늘 꿰매고 소독하고 그러고 왔어요.

흘린 피의 양은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손을 많이 다치진 않았더라구요.

병원에 간건 다른 이유는 없구요.

애들 아빠고 아직은 부부니까 내가 해야할 도리는 해야할거 같아서지 다른이유 없어요.

나중에라도 흠잡힐일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못된건지 남편걱정은 별로 안되더라구요.

병원에서 힘들게 한건 생략할게요.

그렇게 치료받고 와서 남편은 코골고 자는데 전 잠도 안오고 자꾸 눈물이 나네요.

이러고 살아야 되나 한심해서요.

물론 남편이 항상 그러는건 아니구요.

결혼생활17년동안 네다섯번정도 그런거 같아요.(전화기,선풍기,플라스틱바가지..)

물론 유리를 깬건 처음이구요.

근데 왠지 갈수록 주사가 늘어나는거 같고 술을 끊을 생각은 전혀 없는거 같은데

이럴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을 할수가 없어요.(본인도 알콜중독이 좀 있다고 인정은 해요)

화가 나거나 그러지도 않고 다만 이성이 마비된거 같아요.

자고 나면 남편은 기억을 못할거에요.

아니 깬건 기억을 할지 몰라도 왜 깼는지는 모를거에요(술마시면 필름이 끊기거든요)

저도 남편이 유리창을 왜 깼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제 핸폰 뺏고 자라고 짜증내서 그런걸까요

그게 유리창을 깰만큼 잘못한걸까요(운이 좋아서 제 베개에도 유리는 떨어졌는데 찔리진 않았어요)

이혼할까요?

제가 이혼한 부모밑에 자라면서 참 많이 울고 컸는데..

그래서 내 아이들은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기 싫다 생각했는데..

어떡해야 할지..

남편의 버릇을 고칠 수가 있을까요?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 이순간 제가 너무너무 싫은건요

남편은 일어나면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싹싹 빌거란거에요.

물론 그순간엔 그게 진심일거에요.

근데 전 남편이 그런식으로 넘어가는게 너무 싫어요.

근본적인 고침이 없이 미안해하며 며칠 쩔쩔매고 또 아무일없다는듯이 살아갈거라는게 싫어요.

바닥이랑 장농에 묻은 피는 닦았는데 유리는 치우지 못했어요.

엄두가 안나네요. 치울일이

(절 때린게 아니라 유리를 때린걸 감사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아침에 아이들이 보지못하게 얼른 학교를 보내야 할텐데

혹시 아이들이 보면 대답해줄 거짓말도 생각해뒀어요.

"아빠가 술이 너무 취해 오셨는데 안방 유리창에 날파리가 돌아다니는걸 잡겠다고 하다

실수하셨다고, 술이 취해서 판단을 잠깐 잘못하셨다고"

 

남편하고 그만 살아도 되겠지요?

그럼 나랑 똑같이 이불속에서 울어야 하는 내 아이들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