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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를 졸라매고 졸라매고 졸라매고...


BY 남는건? 2008-05-19

나이는 올해로 서른이구요. 아이는 한명이에요.

결혼초 시댁에서 무리한 용돈을 요구하시고 그런 와중에도 돈 모아보겠다고 한달 생활비 50가지고 살았거든요. 지금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결혼해서 임신해서도 양말한짝 속옷한벌을 안사입고 버텼지요.

저희 엄마는 절 볼때마다 가슴아파하시고.

보다못한 친정아버지께서 이건 다른데 쓰지 말고 니 옷사고, 화장품사는데만 써라 하시며 건낸 500만원. 엄마 아빠도 옷 안사입으시면서 엄마아빠나 사입으시지... 했다가 제발 부모 가슴 시리게 좀 하지 말고 젊디 젊은거 푹 퍼져 다 늘어난 티 구멍난 티 쪼가리 입지 말고 남편 간수 좀 하라고 한소리 듣고 돌아오는길에 눈물이 나더군요. 왜이렇게 살아야하나...

 

그래 500만원 아빠가 힘들게 벌어 주신 돈일테지만 다 써버리자. 하며 계획을 짜봤죠.

음... 애 책도 좀 사주고...김치냉장고도 하나 사고, 백화점가서 내 옷도 좀 사고, 신랑 옷이랑 애기 옷도 좀 사줘야겠네. 나만 옷 안산거 아니고 4년간 두사람 옷도 한벌도 안사준건 마찬가진데... 구두도 좀 사고. 눈 앞트임 성형수술을 해볼까? 하고 그 500을 가지고 근 한달간을 뭘쓸까 고민하면서 행복했었죠..

집앞 상설할인매장에서 천을 보니 좀... 오래 묵은듯한 티셔츠 신랑꺼 한벌 내꺼 한벌. 내 후드가디건 하나 애기 옷 여러벌 30만원어치 사고. 집에 돌아와 오랜만에 저희집 현금 흐름도를 보니 이 500이 써서는 안될 돈이더군요.... ㅜㅜ

 

30만원 산 것중에 13만원어치는 다시 환불하고 돌아오는데... 왜이리 가슴이 아픈지.

결혼생활 4년만에 처음으로 사본 옷인데...

그래도 지금 허리띠 졸라매고 졸라매고 남들한테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고싶냐? 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모았는데... 나중엔 그들보다 조금은... 조금은 더 낫게 살겠죠??

이럴 줄 알았으면 애 책을 제일 먼저 살걸... 그깟 옷이 뭐라고...

 

아빠 아빠가 준 돈 500 진짜 요긴하게 쓸 것 같아. 아빠 아니었음 또 대출받아야할 뻔 했네.

그리고 아빠덕에 한달간 정말 행복했어. 고맙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