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948

결혼 후 너무나 변해버린 남동생 모습에...저도 어쩔 수 없는 시누인가봐요.


BY 속상해 2008-11-16

제겐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제 동생을 비롯 저희 형제들은  저희 어려서부터 맞벌이하며 열심히 사시는 저희 부모님을 봐왔는데,그 분들은 어려운 분들도 도와주곤 하시고 언제나 저희에게 냉정하리 만큼 객관적인 분이시라 저희가 다른 사람과 대립되는 입장에서도 항상 저희를 꾸짖으시고 상대방 편에서 이해하도록 유도하셨던 그런 분들이십니다.

열심히 사셨지만 자식에 대해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별로 없으셨고 난 너희들 결혼시키면 너희 아버지랑 재밌게 살고 너희들하고는 안 살거다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저도 정말로 일 그만 두시면 그 동안 모아 놓으신 돈으로 잘 사실거라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오빠가 사업에 실패하고 부모님의 거의 전재산을 다 날려버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 속을 많이 썪으셨습니다.오빠는 지금 취업 준비중이고 워낙 경기가 안 좋다보니 취업도 불투명한 상태고요.

부모님 재산까지 날리고 경제적인 빈곤 때문에 오빠는 올케언니하고도 이혼을 했지만 워낙 결혼중에 저희 친정 엄마가 며느리한테 잘 해서(올케언니가 좀 직선적인 성격이라 저는 좀 무서웠는데 엄마는 솔직한게 얼마나 좋으냐 그러셨습니다) 이혼한 그 올케언니였던 분 지금까지 저희 엄마랑 연락하고 전화도 가끔 하고 명절이나 생신때는 선물도 보내고 그럽니다.

아무튼 친정 부모님의 안된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한테 정말 잘 해야지 하고 남동생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부모님이 평생 일만 하시고 열심히 사셨는데 말년이 너무 불쌍해서지요.특히나 동생은 형이 하지 못한 몫까지 내가 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있었고요(결혼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모님 젊으셨을 때 부터 자식한테는 절대 신세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김치만 반찬으로 드시고 사실 지언정 내가 푼돈이라도 모아 살지 자식 용돈도 안 받으시고 사셨습니다.재산이 바닥난 상태에서도요.오히려 가끔 만나면 많진 않지만 저희 아이들 용돈도 주시고 생일이나 어린이날 때면 얼마 안 하지만 정성어린 선물을 꼭 보내곤 하셨습니다.

그러다 동생이 결혼을 했습니다(저도 서울 동생도 서울 삽니다).

어떤 사람이랑 했냐하면,예전에도 글 올린 적 있는데 올케는 일본 사람이고,동생이랑 안 좋은 일 있고서 이혼한다고 당신 자식이 능력 안되니 저희 부모님한테 몇 천만원 위자료 해내라고 전화해서 악다구니한 사람입니다.저희 동생이 대기업을 다닙니다만 월급쟁이한테 현금 몇천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쟎아요.그리고 저희 부모님 그냥 겨우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인걸 알면서도.

저는 문화가 달라서 그러려니 이해하려고 하고 남동생도 자기네들끼리는 행복하다니까(제가 보기엔 많이 들볶이는거 같던데-뭐 부부문제 자기가 알아서 할거니 상관할바 아니지만)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문화가 다르더라도 저희 부모님을 너무 남처럼 생각합니다.예를 들어 생신때도 동생이 전화해서 말만 생신 축하드린다고 하고 그냥 옆에 있던 올케 바꿔줘서 똑같은 말 합니다.올케는 그렇다 치는데 동생이 더 가관입니다.그래도 아들은 아들이고 며느리는 며느리로써 전화한통은 직접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했더니,동생이 전화 통화하지 않았냐고 그러면 됬지 뭐가 더 필요하냐고 그럽니다.

동생이랑 이혼한다고 난리치면서(그때 출산한지 4달 정도 되었고 출산하고 100일 넘어서까지 일본에서 애 데리고 친정에 있다가 우리 나라에 들어왔는데 그 무렵에 그런 난리가 났었습니다) 애 낳고 6달이 넘도록 아이를 시부모한테 안 보여줬습니다.올케는 저희 부모님한테 아기를 안 보여주겠다고 했고(이 부분은 저희 부모님한테 직접 말한건 아니고 동생이랑 싸우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저희 부모님도 남편이 미우니 시부모 보고 싶겠나 하며 대충 눈치는 채셨습니다)친정부모님은 괜히 눈치보며 손주가 보고 싶어도 찾아가지 못하고 명절 때나 내려오려나 했는데 그때도 안 내려와서 못 보시다가 그 후 기회가 되어 보게 되었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당뇨도 있으시고 심장수술을 하신 경력이 있으셔서 수술하신 병원에서 검사 받으셔야 하기 때문에 두달에 한번씩 서울에 올라오십니다.그것도 자식집에 신세지기 미안하다고 병원 갔다가 바로 내려가시는게 거의 대부분이고요(저희 부모님은 오빠가 재산 들어먹어서 다른 자식들한테 아무것도 못 해줬다고 미안해하십니다).

요 며칠전 그것 때문에 또 올라오셨는데 저희집 아이들이 외할머니 할아버지를 너무 좋아해서 요번에는 꼭 며칠 있다 가시라고 그래서 2박3일을 저희집에 머물다 가셨습니다.

부모님이 말씀하셨는지 안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부모님 서울 올라오신다고 동생한테 얘기했거든요.저도 이런저런 일 때문에 바빠서 살뜰이 챙겨드리진 못 했지만(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없는 남편이 고맙게도 저희 부모님 두분의 옷을 사왔네요),어쩜 동생은 전화 한통 없는지,올케도 마찬가지고(지금은 동생과 올케 사이 나쁘지 않고 이혼 얘기도 쏙 들어간 상태인데).

저희 친정엄마 자꾸 전화를 바라보십니다.혹시나 동생한테 전화라도 올까 하구요.올케는 7개월된 아이 하나 키우며 집에 있는 상태인데(자기가 아는 일본 사람 몇몇과만 만나고 우리 나라 사람들하고는 전혀 교류가 없습니다,요즘은 장도 동생이 봐오는 상태라 밖에도 잘 안 나가고요),아무리 애가 어려서 애 키우느라 바쁘다지만 2박 3일 동안 단 5분도 시간낼 형편이 안됬을까요? (남동생이나 올케나 평소에도 생신때외에는 생전 전화도 없고 그래서 저희 엄마가 전화하면 웬지 부담스러워하는거 같고 해서 전화하기도 머쓱하답니다.동생한테 한번 좋게 얘기했더니 그럼 전화해서 엄마랑 무슨 얘기를 하는데? 그래서 안부라도 여쭤보지 하면 형식적인 말 괜히 하면 뭐하냐고 그럽니다) 더구나 동생이나 올케의 말로도 애가 너무 순해서 잠도 잘 자고 먹기도 잘 먹고 병치레도 안 해서 남들은 애 키우는거 어렵다는데 자기네는 그런거 모르겠다고 할 정돈데요.

저희 친정엄마 친손주가 보고 싶으신데 괜히 먼저 전화해서 가겠다고 하면 오는거 싫어하는데 부담주는거 같고 해서 전화도 못 하겠고 그렇다고 동생이나 올케한테 전화는 안 오고 하니까 결국은 그냥 내려가셨답니다(제가 동생한테 나중에 전화를 하니 동생은 회사일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하고,그럼 자기 마누라한테 잠깐 전화라도 하라고 하면 되지 않나요?).

올케는 그렇다쳐도 너무나도 변해버린 동생 모습에 참 적응이 안됩니다.형 대신 부모님 살피겠다던 그 동생이(여기서 말하는건 꼭 경제적인걸 말하는게 아닙니다) 어찌 이리 되었는지...

저는 제가 시집살이 하도 많이 당하고 살아서 올케들은 최대한 이해하고 잘 해주려고 생각하며 삽니다.그래서 문화가 다르겠지 저도 나름대로 힘들겠지 생각하고  올케편 들어주고 동생을 나무라는 편입니다.

하지만 결혼 후 너무나 변해버린 동생의 모습에,결혼하고 너무 변했다,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게 저도 어쩔 수 없는 시누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