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4년째...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특이한 시어머니와 시집 가풍에 눌려 힘든 고비 다 넘기고 ..어딘가 모르게 사회일탈적이고 불안정하지만 돈만큼은 엄청나게 열심히 벌고 쓸 줄 모르는 남편 만나 별 사는 재미도 없지만 소시민적으로 아들,딸 바라보며 열심히 살아왔다. 아니, 남들 같으면 벌써 이혼하고도 남을 만큼의 구구절절한 사연도 있지만 친정이 약해 뒷심이 없고 내 성격 자체가 모성이 강하고 가정적이라 그럭저럭 버티고 살아왔으며 어쩌다 남편의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문제와 고약하고 경우없는 시모땜에 싸울적에 매사에 입이 방정맞은 남편이 이혼이라는 말을 수시로 들먹여도 내 생전 이혼은 없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오히려 이혼한 사람들을 은근히 비웃기도 했던 것 같다.
거짓말, 권모술수를 밥먹듯이 하는 돈욕심많은 남편은 성격대로 대기업에서 승진할 때마다 사내 감사반에 걸려 짤리고 다른 대기업으로 운좋게 옮겨가서 또 짤리고...마흔이 되지 않는 나이에 할 일이 없는데 그 성격땜에 친구,친지들에게서 100원한푼을 못 얻어와 내가 수억을 친정 에서 빌리고 내가 좋은 직장에 있어서 내 신용으로 또 돈을 얻어 자영업을 시작하여 유일한 장점인 죽기 아니면 살기로 같이 일을 하여 사업체를 늘리고 순식간에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나와 우리 아이들을 멀리하고 날라리 친구들을 가까이하며 나를 불안하게 하더니... 어느날 핸폰 문자메시지로 나에게 여자문제 꼬리가 잡혔다. 그것은...나에게 우주가 흔들리는 충격이었다. 결혼생활 내내 돈 아깝다고 생일,결혼기념일 한 번 안챙기고 처가집에 모질게 굴고 가족끼리 좋은 곳에서 외식 한 번 근사하게 안 시켜준 넘이 카드명세서를 보니 말이 안나온다. 날마다 맛집,멋 집,...아낌없이 어떤 유부녀년 주둥이에 쳐넣었다.합산해보니 100만원단위로...그리고 내가 추적하니 거짓말과 권모술수로 이리저리 따돌리며 계속 그 짓거리를 암암리에 한다. 한 년이 끊기니 다른 년한테 연락한 것이 내게 잡혀서 그년한테 전화하니 관계정리된지 1년됬다고 되레 큰소리다. 그리고 보험하러 다니는 년..독신녀..이혼녀.. 색스와 관계가 없는 친구라는 년들까지 합치면 트럭으로 한 가득이겠다.
나에게 너무 많은 꼬리가 잡혀서 지금은 그 많은 년들이 근처에서 얼쩡거리지 않고 본인도 자숙하는 분위기로 가정과 아이들에 충실하려는 모습도 보이지만 이젠 본인이 스스로 나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거리낌없이 밝혀주지 않는 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못믿겠다. 사흘건너 말다툼이다. 가해자가 하기 좋은 말로 의부증,의처증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다.
하지만 난 이 불운에 굴복하지 않겠다. 마흔 넘어보니 이제 인생이 보인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뒷통수를 호되게 맞을 때가 있다. 그 뒷통수를 맞고 그것 때문에 징징 짜고 주저앉아 있는 것 보다는 웃으며 용기백배하게 산다면 불운이 불행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의 성격적 오류부터 바로잡아야한다. 너무 순진하게 사람을 믿었고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세상이 무너진 듯 우울해했다. 그리고 항상 현재를 희생하며 미래만 바라보고 살았고 자존감이 약해 남편이나 남들이 나에게 부당하게 해도 나의 권리를 당당하게 찾지 못하고 적응하고 살면서 힘들게 살아왔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 돈이 절대적이 아니라는 것도 가슴절절이 깨달았다. 자영업을 하며 나도 돈을 좀 벌어보았고 꽤 돈많은 사람들을 가까이해보니 돈이 턱없이 많으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여자만 손해다. 남자에게 돈 냄새가 나면 딴 생각을 품는 남자와 그 돈을 뜯어먹어보려는 일부 탕녀들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여 같이 뼈빠지게 살림을 일군 조강지처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타격을 준다.-간혹가다 건전하게 살고 있는 남자들도 있긴 하지만 .. 한국사회에서는 법적으로 조강지처의 입장이 잘 보호되지 않기 때문에 조강지처는 한과 분을 삮이며 참고 살든지 ..자기가 일군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밑바닥으로 내려앉든지 해야한다.
하지만 난 너무 늦지 않게 이 모든 것을 알아버렸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능력이 있고 아직도 망가지지 않은 외모가 있고..무엇보다 아빠가 무서워하는 내 딸이 강력하게 나를 지지하고 있어서 절망하지 않고 씩씩하게 산다. 내가 남들보다 좀 더 좋은 차를 타고 외모가 되고 돈이 되어서 취미생활로 직장을 다닌듯했던 안이하고 오만한 마인드... 이 모든 것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겸허한 사람이 되었다. 이혼한 여성분들...마음이 아파 치유받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내 친정식구들...모두가 남의 일 같지 않고 애틋한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심이 깊어졌다. 나의 가정이 불운하고 남편하고 불화한 것을 밖으로 뛰쳐나가 남의 남자 붙들고 해소하며 역설적으로 남의 가정을 흔드는 여자들.. 그리고 가정도외시하며 이 여자들과 놀아나는 남자들... 끝이 좋진 않으리라. 난 반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더 웃음주고 사랑주고 친정식구들,친구들에게 더 열심히 잘 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고 바르게 바르게 살리라. 단지, 나의 것 챙기는 것, 이것만은 죄책감 갖지 않고 철저히 챙겨서 만약의 경우에 철저히 대비하리라. 몇 년 아이들 키우고 대학 보내고 열심히 살아본 후 흥신소 몇 달 야무지게 띄워서 아무 일 없으면 계속 살고 그 짓거리 끊지 못했으면 증거 낱낱이 챙겨 모아 확실히 끝장을 내 주리라.
이렇게 생각하니 인생 그 까짓것 하나도 무섭지 않다. 오히려 옛날보다 사람들에게서 더 성격 좋아졌단 얘기 듣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루하루를 나를 위해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옆사람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전해줄까 연구하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