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와서 말을 걸더라구요.
예전부터 뜨문뜨문 본 적은 있던 사람이지만 요즘은 시간대가 틀린지 마주친 적이 없었는데 내가 오늘 오후에
나갔다가 일어난 일이죠.
워낙 헬스장에 그렇게 스쳐가듯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별 생각없이 질문이 오고갔어요. 아주 순간...
"저... 혹시 이 동네에서 오래 살았어요."
"네"
"혹, 초등학교 어디 나오셨어요?"
"00학교요."
"그럼, 중학교는요?"
"00이요."
"그럼, 나이는 어떻게 되세요?"
"(잠시 망설이다가)42인데요."
"아, 그럼 아니네. 어디서 많이 본 사람같아서요."
"네,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흔한 얼굴이라 그런가 몰라도..."
별 싱거운 질문을 다하네 하다가 나도 순간 아는 사람이다 싶어 그렇게 묻는 적이 있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좀 약오르는 거에요.
이것저것 자기 질문만 묻고 왜 남의 나이까지 물어보나 싶어서...
결국 나만 다 대답한 거잖아요.
더 황당한건 집에서 일어났죠.
남편에게 헬스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며 우스개 소리 하듯 얘기했더니
꼬박 꼬박 뭐하러 대꾸해주냐며 멍청하다고 벌컥 화를 내네요.
듣고 보니 정말 내가 바보같은 생각이 드는거에요.
남편한테는 이것저것 따지기도 잘하더니만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는 묻는대로 대답도 잘해준다고
아예 우리 남편은 몇살이고 뭐하는것도 다 알려주지 그랬냐고 하는거에요.
정말 내가 딴때는 되게 따지는 것 같으면서도 가끔가다 맹한 모습을 보일때가 많아요.
넘 순진한건지...
사람이 참 모질라보였겠죠?
나이 40이 넘었는데도 어찌 이리 맹한건지...
그러면서도 화내는 남편의 행동이 좀 서운하네요.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인가?
사실, 출신학교와 나이 알려줘서 큰 피해 볼일은 아니잖아요.
난 아무생각 없이 느닷없는 질문에 본능적으로 답한 것 뿐인데...
아쒸... 괜한 사람때문에 저녁에 괜히 기분 꿀꿀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