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2년된 주부입니다.
남편이 시골서 자라 그게 병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좀 어떤 면에선 굉장히 산만하고 어떤 면에선 또 지나치게 집중하고 그러는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병원엔 가지 않고 살았겠지만,제가 보기엔 성인 ADHD가 아닌가 싶어요.
뭔 일을 하면 하다말아서 끝까지 끝내는 법이 없고(이거하다 저거하다 결국은 벌려놓기만 하고 아무것도 제대로 끝내는게 없고),어질러 놓는 정도가 보통 남자들 어지르는 정도가 아니예요.방 하나를 아예 창고로 만들어 놓고(남이 봐선 창고인데 자기는 그게 방이고 자기 물건 절대 못 건드리게 합니다),그래도 모자라 물건을 사들여 이거저것 쌓아놉니다.이젠 그게 넘쳐 현관 입구에도 베란다에도 꽉차 있습니다.그 중에선 비싼 것도 있고 값이 싼것도 있고 부피가 큰것도 있고 애들 장난감처럼 조그만 것도 있습니다.
필요해서 산다기 보다는 신기해서 아니면 싸게 판다고 해서 잘 사옵니다.어떤건 같은 용도로 쓰는 물건인데도 다른 기능이 추가 되거나 하면 또 사와서 쌓아놓고 그럽니다.
그 중에 아예 사용을 안 하는 것도 있고,어떤 것은 몇번 사용하다 처박아 놓습니다.
제가 물건을 버리지는 못하고(자기 물건 찾다 못 찾으면 저에게 갖다 버렸다고 난리난리 칩니다),있는 상태에서 방바닥만 보일 정도로,베란다 바닥만 보일 정도로 정리해놓으면 그 빈자리에도 또 뭘 사다가 아니면 주워와서라도(아파트 재활용 버리는데서)채워놓습니다.
첨엔 매일 정리하다, 이틀에 한번,일주일에 두번,한달에 한번.....그러다 이젠 포기하고 내버려둡니다.어짜피 제가 빈 공간 만들어 놓으면 또 채워넣을테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그러고 사는게 뭐가 어떠냐고 너처럼 깔끔떨어 스트레스 받는거보다 낫겠다(저 여자치고 깔끔하지 않습니다.오히려 어렸을 때 잘 안 치운다고 엄마한테도 많이 혼났구요,살면서 제가 깔끔떤다는 소리는 저희 남편한테 첨 들어봅니다),이럽니다.저를 잘 아는 친구가 그럽니다.니가 털털하니까 니 남편이랑 살지 깔끔떠는 여자였으면 못 살았을거다.
아이친구나 이웃 아줌마 놀러오라고 하고 싶어도 정말 귀신 나오기 딱 좋은 우리집 보여주기가 싫어 말도 못 합니다.게다가 이사까지 자주 다니니 애도 저도 사람들과 친해질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애 핑계를 대서 안 그래도 사회성이 떨어지는 아인데 아이들을 부르고 싶어도 집 때문에 부르기가 좀 그렇다,내가 정리하는거 싫으면 당신이 정리해라,하면,니가 동네 아줌마 못 사귀어서 애 친구 못 붙여줘서 그런거지 왜 자기 핑계를 대냐고 고래고래 소리 지릅니다.
대화도요,대화가 안됩니다.자기 말할거 있으면 일방적으로 얘기하고요.다른 사람 말 할 땐 잘 듣지 않고 나중에 딴 소리 합니다.그것 때문에 신혼땐 많이 싸우다가 이젠 지쳐서 싸우기도 싫습니다.
또 감정의 기복이 아주 심합니다.낯선 사람을 만나면 대부분 친절하게 대합니다.어떨 땐 그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 챙깁니다.그런데,자기 눈에 거슬리는 사람을 만나면 완전 죽일듯이 싸우자고 덤빕니다.저 임신했을 때도 뱃속의 애봐서라도 참으라는데도 완전 멱살잡이 하고 주먹질 하고,또 애들이 좀 컸을 때 애들 앞에서도 그러고 싸웁니다.그 흥분한 내용이 제가 보기엔 정말 아무것도 아닌겁니다.상대방의 말투가 기분 나빴다거나 대개 뭐 그런건데,제가 보기에는 그 사람의 말투가 그래 보이지 않았거든요(저도 남의 말에 예민한 사람 중 하나지만 그런 제가 보기에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였거든요).괜히 그렇게 흥분하고 싸움걸어서 상대방에게 저거 미친 놈 아냐 소리나 듣고 그럽니다.
정말 이런 사람이 대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고 사나 의문이 날 지경입니다.지금까지 회사 안 짤리고 다니는게 용하다 싶을 정도입니다(공부는 잘 해서 비교적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 나왔고 생각이 좀 창의적인 면이 있어서 일하는데 능력은 있는거 같지만).
또 사람이 현실관념이라던가 경제개념이 전혀 없습니다.그러면서도 통장은 어디다 감추고 주질 않아요.자기 싸인해서 만든거라 제가 어찌 할 수도 없고,전 생활비만 타서 씁니다.
집값 떨어졌을 때 집 사자고 하거나 아니면 좀 집값이 낮은 다른 지역에 집을 사자고 해도 거긴 전망이 없다는 둥 그 동네 싫다는 둥,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집을 안 사고 있다가 집값이 오르고 나서야 정부가 정치를 잘못해서 그러네 어쩌네 탓만 하고....(돈을 제가 안 가지고 있으니 제가 어찌할 수도 없습니다.생활비 외에 모든 돈줄은 남편이 쥐고 있어서 지금 얼마 있는지도 저는 정확히 모릅니다 ㅠㅠ)
그래서 아직까지 전세 신세 못 면하고 사는데,요즘 이사를 가려고 저희도 집 보러 다니고 저희 사는집을 다른 사람들이 보러 오려고도 합니다.
저는 아이 전학문제도 있고 애가 사회적응력이 좀 떨어지는 아이라서 되도록이면 전학 안 가게 근처로 이사를 가고 싶은데 또 다른데로 가잡니다(결혼하고 이사를 6~7번 다니니 이젠 이사도 지겹고 생각 같아선 그냥 여기 눌어살고 싶어요.집주인도 그래도 된다고 그랬구요).그런데 그 동네로 이사가자는 이유는 한강이 가깝고 주변에 나무가 많다 그 이유 뿐입니다.그게 아이의 학교 적응 문제보다 더 중요한 일일까요?
그런데,이사 갈 때마다 저는 정말 고역입니다.저희 사는 집 아직 안 나갔는데 사람들이 언제 보러 올지 모르잖아요.집이 정리되어 있어야 빨리 나갈텐데,이사갈 무렵이면 그 창고방이건 베란다건 그 밖에 남편과 애들이 어질러 놓은 이것저것을 치워야 하는데 집 나갈 때까지 거기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살자니 너무 힘듭니다.그곳들은 매일매일 치워도 새로 어질러지는 공간이니까요.
창고방이나 꽉찬 베란다를 만들어 놓지 말거나 아니면 이사를 자주 가지 말거나 할 것이지,이사 갈 때마다 저는 아주 몸살을 합니다.
더구나 제가 3주전에 수술을 해서 몸 움직이기가 불편한 상태이고(관절수술이라),수술이 잘 안되어 2주뒤에 재수술을 해야 합니다.지금 제 병 걱정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건 뒷전이고 이 놈의 이사 때문에 아주 골머리가 아픕니다.
저희 남편 비정상 아닌가요? 제가 한번은 좋게 돌려서 병원 한번 가보자고 했는데,자기 미친 놈 취급한다면서 애들 보는 앞에서 물건 집어 던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오죽하면 애들이 아빠는 맨날 물건을 집어던진다고 그럴까요.
저희 남편 성인 ADHD아닐까요? 본인은 자기는 정상이고 제가 이상한거라는데(하긴 저도 이미 우울증에 걸렸을거예요),병원 데려갈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