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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생각하다 맘 돌렸는데


BY 조언부탁 2009-12-30

12년을 살고 1년을 넘게 이혼을 고민하다 최근 다시 살아보기로 맘을 돌렸답니다.

우선은 냉정하게 생각해보니 지금 맘 편하자고 이혼을 하려니

그동안  너무 없이 아껴가며 산 세월이 억울하고 게다가 둘이 사이가 나쁜것도 아닌데

시집 식구들 안보고 싶어 이혼을 한다면 아이들은 뭔 죄인지..

나이들면 우리 가정 제대로 못 지킨거에 대해서 우리부부만 불쌍할거란 생각에

더 억울할것 같아 이혼을 쉽게 할게 아니다 싶으더군요.

1년동안 맘고생 했는데 막상 도장 찍으려니 뭔가 이건 최선이 아니다 싶었네요.

그런데 저는 사실 이렇게 맘을 정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남편을 백프로 못믿기에 (신랑을 못믿는다기 보다는  차후 신랑 맘이 변할수도 있어)

제가 나중에 상처를 덜 받으려고 그런지 어떠건지 몰라도 그냥 신랑에게

경제권을 넘겨줄까 하는데 여러 선배님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경제권이란게 살아보니 참 그렇더군요.

실질적인 가정사 권한을 쥐고있는거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시댁에 당분간 발길 안한다는 조건으로 이혼이 보류된 상태라

저역시 신랑이 지 하고 싶은거 한다고 해도(바람이나 기타 등등)

 제가 막상 나서서 완강하게 만류를 못하기에 예전처럼 부부사이가 돈돇할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네요.

저도 본인이 원하는대로 못살아주는데 난들 무슨 권한으로 말이죠.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아마 저는 이참에 경제권 넘겨주고

남편한테서 한발 물러나서 샆고프다는 뜻인것 같아요.

그래야 신랑이 차후 맘이 변해도 제가 좀 덜 슬플것 같고

또 솔직히 말씀드림 1년간 이혼을 준비하면서 저도 모르게

신랑에 대한 맘이 예전같지만은 않은것도 사실이구요.

그러니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저 신랑 많이 좋아해서 사람 하나 보고 결혼했고 1년전만 해도 신랑없음 못살 여자 였죠.

남편이 내 삶에 낙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듯..

가정에 잘했고 둘이 첫사랑인데다 제가 친정에서 정을 못받고 커서 그런지 자상한 남편에게  더 애틋했네요.

그런데 지금은 혼자 사는게 힘들면 모를까 꼭 남편이 없다고 못살지는 않을것 같아요.

 

지금처럼 경제권을 쥐고있음 신랑이랑 아이들랑 미래를 계획하며 알콩달콩 살고픈 희망이 생기고 욕심이 나는데

그건 내가 아내 도리를 다할때 이야기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런 꿈을 계속 꾸다가

나중에 혹시나 생각지도 못할일에 부딪히면 제가 더 힘들어질것 같아서

그냥 아예 그런 희망의 싹을 애초에 키우지 말고 그냥 아이들 엄마로만  살자 싶어요.

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경제권을 넘기면 정말 아무 욕심이 없을것 같아요.

어차피 이혼을 각오할때도 저는 경제적 능력은 없어도 십원 하나라도 남편의 재산을 가져갈 생각이 없었고

그동안 나 먹여살려준것만 해도 고맙다는 생각 했어요.

제 성격이 원래 물욕도 없지만 순수한 맘으로 살다 어떤 어려움에 처하니

그 순수한 맘도 변화더라 싶어서 그냥 돈이고 삶이고 다 물 흐르는대로 살자 싶어요.

아이들 아빠도 성실하고 젊잖은 사람이라 돈관리 잘할테고 제가 딴맘을 먹지않는 이상

먼저 가정을 등한시 하지도 않을거란 확신도 있어요.

모르겠네요.

저의 이런 생각 왜 하게 되었는지..

그냥 그렇게 좋아했던 남자랑 꿈에도 생각못할 이별을 고민하고 나니 돈도 엣날만큼 좋다는 생각이 안들고

엣날엔 좋아하는 남자랑 행복하게 살고싶어서 돈이 필수란 생각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사랑도 돈도 다 나의 집착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기 형제들 안보고 살려는 그 미안한 맘을 경제권을 돌려주므로써 조금은 덜고 싶기도 하구요.

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모를 불행한 일이 닥쳐을때에도

그냥 나와 거기까지 부부인연 맺어준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좋은 남편과 살았다는 그 위안만으로 만족하며 그렇게 웃을수 있었으면 더 바랄께 없겠어요.

제맘이 이정도면 남편한테 경제권 줘도 되지않을까 싶어서 최종 결정 내리기 전에 님들께 여쭤봐요.

원래는 내일 마지막날에 부부인연 끝내면서 통장 집문서 다 내밀 생각이었는데

이혼이 당장 급한건 아닌것 같고 감정적으로 이혼을 할건 더 아닌것 같고

그렇치만  이제는 경제권에 더이상  미련이 없어졌어요.

책임감 있으니 아이들한테 변함없이 아버지 노릇 잘 할 사람이라

그럼 굳이 내가 자기돈 쥐고 안살아도 되겠다 싶어 경제권 주려고 맘을 거진 먹은 상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