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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아들의 엄마로 산다는 것....


BY 언뜻고두심 2010-04-29

저는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의 엄마입니다.

하지만 아들이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평소 사람들에게 이상한 행동을 한다든가,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짓은 한적이 없습니다...

지능이 좀 낮아서 말을 잘 하지 못하고, 비장애인처럼 일반적인 생활을 못할 뿐이지 아주 심각할 정도로 이상한 행동을 한다든가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 게임도 잘하고, 컴퓨터, 전자기계 등등은 오히려 저보다 더 잘 다룰 정도입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사람들이 아들을 볼때 그렇게 심각하게 바라보지는 않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어제...

딸이 스타벅스 무료쿠폰이 있다고 해서 딸과 아들과 함께 스타벅스를 방문했습니다

딸이 회사에서 조금 늦게 끝나서 아들과 저 둘이 스타벅스에 먼저 들어가서 딸을 기다리고 있었죠..

 

저희가 창가에 앉아 있었는데 딸은 지하철에서 내려서 아들이 앉은 뒤쪽에서 걸어올 예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누나가 언제 오나... 하는 마음으로 자꾸 뒤를 돌아 창밖을 보았습니다.

 

아들이 닌텐도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을 하다가 종종 뒤를 돌아 누나가 오나 확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뒤에 앉아 있던 한 여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저기요!!! 저 사람 저 못 쳐다보게 하세요!!!! 왜 자꾸 쳐다봐!!

어우.... 좀 이상한 사람같애...." 이러면서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은 또래 보다 작아서 초등학생 5학년 정도로 밖에 안 보입니다.

아니... 다 큰 성인이 이상한 눈빛으로 계속 쳐다본 것도 아니고... 어린아이가 누나를 기다리며 고개를 돌려서 창밖을 본 것 밖에는 없는데 순간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럽더라구요

 

장애를 가졌다고 일단 이상한 시선으로 본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때 저는 "아..네.. 죄송합니다.." 이말밖에는 못하고 말았습니다

평소 제가 당황을 하거나 하면 조리있게 말을 못하고 순간 머리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냥 '네...' 이러고  말거든요..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쪽을 본 것이 아니라 누나가 올 예정이어서, 누나가 오나 본 것이다.."

왜 이렇게 말을 못했는지 후회가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엄마라는 사람이 아들을 제대로 보호도 못해주는 것 같아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한편으로는 속상하고 못난 내 모습에 화도 나더라구요

 

저는 비록 아들이 장애를 가졌지만 정말 한번도 아들을 창피하게 생각한 적 없고, 오히려 어디를 가든지 데리고 다니고, 더 당당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가끔씩 이렇게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시각앞에서는 속이 상합니다....

 

아들에게 미안해서 어제는 잠도 잘 오지 않더라구요.

 

앞으로는 더욱 더 강한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짐도 하고, 얼른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데 나쁜 기억은 왜 이렇게 기억속에서 떠나질 않고 하루종일 머리속에 머무르는지....

 

못난 제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