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고민이 있어 여기 들어오면 님들의 속시원한 고견이
있어 도움이 됩니다. 오늘도 님들 도움을 좀 받고저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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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휴일,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 우리보다 몇살 연상인 부부 )
자기 남편 절친이 시골에 전원주택이 있으니, 일박이일로 함께
놀러가자는 제안을 받고 망설이다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인집에도 애완견 한 마리가 있고 저의 집에는 두마리가 있는데
지인 말이 개들도 다함께 데려가서 맘껏 뛰어놀게 하자는 겁니다.
괜찮겠냐 물었더니, 남편 절친집이 시골 전원주택이고 거기도 개가
두 마리가 있어 얼마든지 괜찮다고 해서 강아지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지요.
다행히 강아지들이 함께 몰려 다니며 너무나 행복해하며
잘 노는 걸 보면서 저희부부도 행복했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주 즐거운 여행을 하고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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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만난 지인이 ( 여행을 가자 제안했던 부부 )
뜻밖의 말을 하는 겁니다. 얘기인즉슨, 우리 강아지가 자기 강아지를
너무 힘들게 해서 자기 개가 스트레스를 받았다느니
( 참고로 그집개는 수컷이고 저희집 개는 암컷이다 보니 우리 개가
지인집 개를 졸졸 따라 다녀, 지인개가 몇 번을 으르릉거렸습니다 )
또, 우리 애완견 중 한 마리인 말티즈는 전원주택 주인 집 ( 지인 남편의 절친)
개에게 이유도 없이 으르릉 거려 좀 귀찮게 하였는데, 그 때문에
주인집 개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리가 떠난 후 하루 종일 밥도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며, 불만을 털어 놓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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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얘기를 지인으로부터 듣는 순간 너무 어의가 없고 황당하였지요
아니, 애들도 아니고, 말못하는 동물들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좀 구찮게
하였기로서니, 자기개가 스트레스를 받았느니,주인집개는 우리개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하루 종일 밥을 굶었다느니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애들 싸움에 어른 싸움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천지분간 못하는 개들 어울림에 스트레스 어쩌구 저쩌구
하는 지인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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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그날 전원주택 주인집에서 ( 지인남편의 절친 ) 저녁에도 아침에도
녹차니 발효차니 하면서 계속 차를 음미해보라며 차를 끓여줘
아주 맛있게 먹었더랬는데, 다 마시고 나니 지인이 십만원어치
차를 사주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부부는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냥 안 사고 와버렸는데, 지인이 그러는 겁니다.
자기들 얼굴을 봐서라도 차를 사줘야하지 않았나 그러는데...
아,,,정말이지...기분 좋게 여행 갔다와서 무척 행복해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 강아지들이 넓은 잔디밭에서 너무 행복해하며
노는 모습을 보구요 )
우리와 다르게 생각지도 않은 뒷담화를 듣고 보니
역시, 형제나 가족이 아니면 함께 여행 가는 일은 절대 피해야겠구나
절실히 깨닫게 되더군요.
평소 이런 이유로 극히 친한 관계가 아니면 여행을 함께 떠나기
싫어하는 남편은 이럴 줄 몰랐냐면서...괜히 기분 좋게 여행 갔다가
뒷담화나 들을 여행은 왜 갔냐며...이래서 가족이 아닌, 극히 절친인
경우가 아니면 함께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고 한 마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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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너무 기분 좋게 여행 갔다 왔다가
생각지도 못한 뒷담화를 듣고 보니... ( 그것도 강아지들이 한 행동 때문에 )
황당하고 허탈하고, 이제부터 지인분과는 거리를 좀 두고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사실, 지인이라곤 하지만, 아파트 이웃으로 만나
최근 식사를 몇 번 하며 친하게 된 관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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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지금 기분이 너무 안 좋네요.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다는 생각도 들구요
참...나...강아지가 무슨 잘못이 있길래...
우리 강아지가 자기 강아지와 주인 강아지에게 스트레스를
줬다느니...이건 또 무슨 어른답지 못한 소린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옵니다.
님들, 제가 너무 과민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