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시어머니가 김장을 안하신다고 너희들끼리 알아서 담가먹으라고해서
만세를 불렀었다.
그런데 딸아이가 금요일에 전화한통받았다.
할머니께서 전화하셔서 김장은 아니고 김치조금 할거니까 너희들 줄거는
없고 그냥 와서 수육이나 먹으라고 ....
난 정말 그런줄만 알았다. ㅎㅎㅎ
그다음날 토요일 남편이 묻는다.갈거냐고...
난 갈거라고 했다. 그런데 딸아이가 다음주 영어시험을 본다고 해서
10시에서 11시까지 공부좀 시켜주고 있었다.
정확히 11시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공부를 끝내고 보니 손하나까딱 안하고
막내도 안씻기고 결막염약도 안먹이고 (감기가 걸리면 가끔 결막염에 걸린다)
그러고 누워있는걸 보니 속에서 천불이 일었다.
항상 저런식이었다. 나만 동동거리고 나만 바쁘지...
자기는 자기몸만 간신히 챙기기도 힘든가부다.
그래서 약간 화가난 나는 막내에게 짜증을 좀 냈다.
여태 약도 안먹고 준비도 안하고 뭐하고 있었냐고...
그소릴 들은 저인간은 소리를 친다.
너희들 (나랑 아이들) 할머니집 가기 싫으면 죄다 가지 말라고 !
저인간은 늘상 저런식이다. 담배를 끊는다며 짜증이란 짜증은 다 낸다.
내가 한두번 겪은 일도 아니다.
당신 ! 담배 끊는다고 또 짜증이야? 어?
나도 같이 소리지른다. 남편은 시댁에서 전화가 와도 즈그 부모에게
소리친다. 안갈거라고 !!!!!!!!!!!!!!!!!!!!!!!
담배는 효자아들도 변신시키나부다.
그래서 안갈려면 너나 가지마 !라고 생각한 후 애들을 데리고
뚜벅뚜벅 저인간덕에 지하철타고 시댁을 갔다.
그런데 세상에 !!!!!!!!!! 어머니가 김장을 하고 계신다.
분명 안한다고 그러셨는데...
어머니, 김장 안하신다면서요? 안하긴 왜 안하냐? ! 기가 막힌다.
속았다 . 어머니께.
부랴부랴 나도 속을 넣는다.
어머니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아들셋에 딸둘에 며늘 셋인데
우리만? 부른 이유가 도대체 뭘까?
어머니껜 언제나 내가 그렇게 만만한 일꾼인가?
어머닌 분명 내가 마음이 약한걸 알고 계시겠지.
꼬리가 아마 수백개는 달리셨을게다.
아무튼 그릇을 다 닦고 (어머니 허리가 아파 못하신다)
마루 방바닥도 두번이나 훔치니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작은형님이 네시에 오셔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김치를 두통이나 챙기신다.
좀 얄밉다. 나는 차가 없어서 한통
어머닌 원래 주실 마음이 없으셨을거다. ㅎㅎㅎ
아버님이 주라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배터지게 먹고 집에 김치때문에 택시타고 와보니 남편은
쌤통이다 싶다. 밥을 먹든 말든 난 신경안쓰고 하루종일 동동거리며
고생했으니 난 쉬었다.
그다음날 운동회 뛰고 온마냥 온몸이 쑤셔댔다.
사실 친정엄마도 한통주시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 엄마도 고맙게 한통주셔서
난 시댁갈필요도 없었는데 어머니꾀에 또 넘어갔다.
괜히 가서 고생만하고 돈도 12만원이나 쓰고 ....
김치를 얻어오니 또 현금지급기로 용돈을 바보같이 꺼내는 나 !
엄만 나를 왜이리 착하게 키우셨을까?
만일 시어머니가 김장하러 오랬으면 아마 아침 열시전에 갔겠지...
시어머닌 무조건 날더러 참으랜다.
아니 이젠 그렇게 못하겠다.
삼일간 우리는 냉전이다 . 결혼하고 처음이다. 그런데 말을 안해도
하나도 답답하지 않다.
한번 삐진걸 풀어줬더니 ㅎㅎ 영원히 그런줄 아나?
이제 정말 식었나부다 사랑이. 말 안해도 하나도 답답하지 않으며
잘못한건 그인간인데 만일 내가 꼬장 부려 성질부려 미안하다고
김장하느라 고생했다며 나에게 그랬으면 난 당연
넘어가줬겠지.
지가 뭘 잘했다고 ... 웃기지도 않고 이제 이혼도 겁이 안나고
그래도 지엄마김치는 먹고싶은지 손하나 까딱 안했으면서
잘도 먹네. 저입을 찢어놓고 싶네. ㅎㅎㅎ
고생은 나혼자서 하고왔는데 ....
장모님이 혼자고생고생하며 택시타고 김장김치 갖다주어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할줄 모르는 인간
게다가 뭐? 젓갈이 많이 들어가서 어쩌구?
야, 아무렴 우리엄마는 서울사람이라 김치가 깔끔한데 전라도인 니네김치가 젓갈이
더 들어가지 , 우리엄마 김치가 더 들어가겠니, 얼마나 깔끔한데...
(사실 김치들은 아무죄가 없죠)
하핫 너 정말 웃기지도 않는다.
내가 한마디 하마. 넌 인간 이하야 !
너랑 한달 두달 말을 안해도 이제 안답답할 것같다.
너 성질나면 꼭 그러지. 넌 혼자 살거니까 우리셋이 살으라고.
이제 정말 그러고싶다.
여기에 풀어놓으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